안녕하세요.
형사전문 변호사 이동간입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다면, 아마도 “나는 직접 하지 않았다”, “그 자리에 있었을 뿐이다”라는 말을 되뇌고
계실 겁니다.
억울하다고 생각하시겠죠.
하지만 현실은 생각보다 훨씬 냉정합니다.
집단성폭행 사건은 ‘누가 직접했는가’보다 ‘누가 그 자리에 있었는가’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그 한순간의 동석이, 당신을 공범으로 묶을 수 있습니다.
이 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그 억울함은 오히려 불리한 결과로 돌아올 수도 있습니다.
Q. 직접 하지 않았는데 왜 공범이 되는 걸까요?
이 질문은 집단성폭행 사건에서 가장 많이 나옵니다.
“저는 망만 봤는데요.”
“같이 술만 마셨을 뿐인데요.”
하지만 이런 말들은 수사관이 듣기엔 ‘관여를 인정하는 진술’로 받아들여집니다.
특수강간죄는 공동가담의 의사만으로도 성립할 수 있습니다.
직접 신체 접촉을 하지 않았더라도, 범행을 도왔거나 그 상황을 인지한 채 방조했다면,
법적으로는 ‘함께 한 사람’으로 분류됩니다.
이게 바로 ‘공범’의 범위입니다.
그렇다면 단순히 현장에 있었던 것만으로도 죄가 되는 걸까요?
이 부분이 바로 가장 중요한 쟁점입니다.
단순히 현장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처벌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피해자가 저항하지 못하도록 주변에서 위협적인 분위기를 조성했거나,
행위를 말리지 않고 묵인한 정황이 인정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이때 법원은 “피고인이 범행을 용인한 것으로 보인다”는 판단을 내립니다.
따라서 억울함을 주장하기 전에,
먼저 자신의 행동과 대화가 어떤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지 냉정하게 돌아봐야 합니다.
‘말리지 않았다’는 사실 하나로도 범행의 공조 의사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지점에서 많은 분들이 첫 번째 실수를 합니다.
“내가 한 게 아닌데 왜?”라는 억울함에만 몰입한 나머지,
조사에서 ‘무조건 부인’만 하다가 진술의 일관성을 잃어버리는 경우입니다.
그 결과, 스스로 방어할 기회를 잃게 됩니다.
진술의 내용보다 ‘태도’가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이죠.
결국 핵심은 ‘억울하다’가 아니라 ‘가담 정도가 다르다’는 점을 소명하는 것입니다.
이 부분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면,
주범과 똑같은 형량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특수강간은 최소 5년 이상의 중형이 선고되며,
신상정보 등록, 전자발찌 부착, 취업제한 등 평생의 불이익으로 이어집니다.
Q. 구속을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많은 분들이 “성실히 수사에 임하면 알아서 감형되겠죠?”라고 묻습니다.
하지만 수사기관은 태도만으로 판단하지 않습니다.
초기 대응이 방향을 바꾸는 결정적 시점입니다.
먼저, 가장 피해야 할 행동이 있습니다.
바로 피해자에게 직접 연락하거나 찾아가는 것입니다.
“사과하려고 했다”는 이유로 접근하더라도,
이는 즉시 ‘2차 가해’로 간주되어 구속 사유가 됩니다.
심지어 단 한 번의 문자도 증거로 남습니다.
또 한 가지, 휴대폰을 숨기거나 삭제하는 행위입니다.
대부분 “겁이 나서 그랬다”고 말하지만,
수사관은 그것을 “증거 인멸의 시도”로 봅니다.
결국 구속 가능성을 스스로 높이는 결과가 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첫 번째, 변호인을 통해 사건의 구조를 명확히 정리해야 합니다.
누가, 언제, 어떤 행동을 했는지 — 그리고 내가 그때 어떤 위치에 있었는지를
논리적으로 재구성해야 합니다.
두 번째, 가담 정도를 객관적으로 구분할 수 있는 자료를 준비해야 합니다.
현장 영상, 메시지 내역, 목격자 진술 등
행위의 비중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가 구속을 막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마지막으로, 반성의 태도를 ‘보여주는 것’과 ‘인정하는 것’을 구분해야 합니다.
무조건 죄를 인정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사실관계는 명확히 설명하되, 피해자의 고통에 공감하는 태도는 보여야 합니다.
이 두 가지가 함께 있을 때,
검찰은 비로소 “진정성 있는 반성”으로 판단합니다.
그럴 때만이 불구속 수사나 집행유예, 감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생깁니다.
망만 보더라도 처벌 받을 수 있기에
집단성폭행 사건은 한 번 엮이면 빠져나오기 어렵습니다.
특히 여러 명이 얽혀 있다면, 진술이 엇갈리고 책임이 분산되며
‘나만 억울한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그러나 억울함만으로는 법정에서 설득할 수 없습니다.
행동의 맥락과 가담의 범위, 이 두 가지를 명확히 구분해야만 방어가 가능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당신의 한마디 진술이 기록으로 남고 있습니다.
그 기록이 불리하게 해석되지 않도록,
초기부터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혼자서 해결할 수 없다고 느껴지신다면,
그건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형사 사건은 감정이 아니라 구조로 싸우는 일입니다.
그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 바로 변호사의 역할입니다.
이동간 변호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