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은 적도 없는데 왜 아청물제작이냐고요?”
이 질문이 아마 머릿속을 맴돌고 있을 겁니다.
상대가 먼저 보냈고, 서로 합의된 사이였고, 단순한 장난이었을 뿐인데도 수사기관에서 연락이 온 순간, 상황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다면 이미 경찰 조사 통보를 받았거나, 최소한 그런 불안감에 시달리고 계시겠죠.
저는 형사전문 변호사로, 특히 아동청소년성보호법(이하 아청법) 사건을 오랜 기간 다뤄왔습니다.
오늘은 “왜 이런 상황이 ‘제작’으로까지 인정되는가”를, 그리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를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Q. 왜 ‘촬영을 안 했는데도’ 아청물제작 혐의가 적용되나요?
법이 보는 ‘제작’의 범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넓습니다.
직접 카메라를 들지 않아도, 상대에게 촬영을 유도했거나, 그 결과물을 받았거나, 혹은 그 행위가 가능하도록 돕는 행위만으로도 간접적 제작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왜 이렇게까지 폭넓게 규정하고 있을까요?
그 이유는 미성년자가 스스로 성적 행위를 결정할 권리가 없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즉, ‘자발적으로 보냈다’는 말이 법의 세계에서는 통하지 않습니다.
이 부분에서 많은 분들이 억울함을 호소합니다.
“상대가 원했고, 나는 강요하지 않았다”고요.
하지만 아청법은 ‘자발성’보다 ‘보호 필요성’을 우선합니다.
미성년자의 신체가 노출된 촬영물이라면, 그 영상을 만든 주체가 누구인지보다 그 결과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가 중요합니다.
만약 여러분이 먼저 자신의 사진을 보내며 “너도 보여 달라”고 요청했다면, 그 자체로 ‘제작을 교사한 행위’로 평가됩니다.
이 지점이 아청법 사건이 어렵고, 무서운 이유입니다.
피해자와의 나이 차가 크지 않더라도, 성인이 미성년자를 상대로 이런 대화를 주도한 순간 법은 냉정해집니다.
그럼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기죠.
“그럼 무조건 실형인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처벌 수위가 높은 건 사실이지만, 법은 ‘고의’와 ‘상황’을 함께 봅니다.
상대가 미성년자임을 몰랐다는 점, 단순 대화 과정에서 예기치 않게 주고받은 점, 명확한 강요나 금전적 유인이 없었다는 점 등은 모두 변호인이 적극적으로 주장해야 할 양형 요소가 됩니다.
하지만 이런 주장도 증거로 뒷받침되지 않으면 공허한 말에 불과합니다.
대화 기록, 상대의 표현 방식, 나이 인식 경위 등 작은 단서들이 사건의 흐름을 완전히 바꿉니다.
Q. 아청물제작 혐의, 실제로 어느 정도 처벌받나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장 무거운 수준의 성범죄입니다.
아청법 제8조는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제작 행위에 대해 최소 5년 이상의 징역을 규정합니다.
즉, 벌금형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단 한 번의 실수라도 혐의가 인정되면 실형을 피하기 어렵다는 뜻이죠.
그렇다면 방법이 없을까요? 있습니다.
핵심은 ‘죄의 성립을 좁히는 것’과 ‘감형 근거를 최대한 쌓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상대의 나이를 명확히 알 수 없었던 정황이 존재하거나, 영상의 제작에 관여한 정도가 매우 제한적이었던 경우, 재판부는 이를 양형 판단에 반영합니다.
또한 피해자 측과의 합의, 진심 어린 반성문, 성교육 및 상담 이수, 재범 방지를 위한 생활환경 개선 계획 등도 감형 사유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 합의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미성년자 사건의 경우 부모나 법정대리인이 합의 주체가 되기 때문에, 초기 접근 방식이 중요합니다.
성급한 연락은 오히려 2차 가해로 간주될 위험이 있습니다.
따라서 모든 절차는 반드시 변호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진행되어야 합니다.
한 가지 더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많은 분이 “그냥 혐의를 부인하면 되지 않나?” 생각하시지만, 증거가 이미 확보된 상태라면 부인은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재판부는 ‘사실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감경의 기준으로 삼습니다.
즉, 무작정 부인보다 정확히 인정할 부분과 다툴 부분을 구분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그건 일반인이 혼자 판단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닙니다.
아청법 사건은 이성의 영역입니다
아청물제작 혐의는 단순히 ‘영상을 찍었느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상대가 미성년자였는지, 어떤 의도로 촬영물이 오갔는지, 그리고 여러분이 어디까지 관여했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이런 사건은 대응 시점이 곧 결과를 가릅니다.
처음 조사를 받기 전, 단 한 번의 진술이라도 전략 없이 흘러나간다면, 이후 모든 과정이 불리하게 이어질 수 있습니다.
아청법 사건은 감정이 아닌 법리의 싸움입니다.
지금 이 글을 보고 계신다면, 그 자체로 늦지 않았습니다.
저는 검사로 일하며 수많은 성범죄 사건을 지켜봤고, 지금은 변호사로서 그들의 반대편에서 싸웁니다.
혐의가 억울하든, 인정해야 하든, 지금 필요한 건 판단이 아닌 조력입니다.
바로 지금이 그 첫 통화를 해야 할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