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쓰레기와 출산율 0%대의 은유

by 그냥쉼


20세기 후반 이후 인류는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뤄냈다. 다양한 산업이 성장하며 생활은 편리해졌고, 플라스틱은 그 상징이었다. 가볍고 튼튼하며 저렴한 플라스틱은 포장재, 일회용품, 생활 전반에 스며들어 우리의 삶을 지배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 편리함의 대가는 곧 쓰레기 산으로 돌아왔다. 분해되지 않는 플라스틱은 일부 국가에서는 산 높이로 쌓였고, 선진국은 개발도상국으로 그 부담을 떠넘기기도 했다. 문제의 심각성을 알면서도 인류는 대체로 이를 외면했다.


(이미지 출처: https://m.hankookilbo.com/News/Read/A2020122810050002703)


출산율 저하는 통계적으로 플라스틱 문제와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없다. 하지만 상징적으로 보면, 이 두 현상은 묘하게 닮아 있다.

플라스틱이 분해되지 않고 쌓여가듯, 해결하지 못한 사회적 문제들이 세대마다 축적되고 있다. 고용 불안, 주거 비용, 양극화, 환경 위기… 이 모든 것이 결국 새로운 생명을 환영하기 어려운 사회적 환경을 만들었다.


마치 자연이 우리에게 벌을 내린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실상은 우리가 우리 자신에게 벌을 내린 셈이다. 인간이 자연을 착취하며 만든 편리함은 아이러니하게도 미래 세대를 낳기 힘든 조건을 만들었다.


출산율 0%대라는 충격적인 현실은 단순히 인구 문제를 넘어, 우리가 어떤 문명을 쌓아왔는지를 돌아보게 한다. 산업과 성장의 뒷면에 쌓여 있는 플라스틱 쓰레기처럼, 외면해 온 구조적 모순이 이제 사회 전체의 생존 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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