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이른 출근길. 핸드폰이 묵직하게 울렸다. 이 시간에 오는 전화는 거의 긴급 사건 관련 전화였다. 아니나 다를까 떨떠름한 팀장의 목소리였다. 서로 출근하지 말고 바로 사건현장으로 가라고 했다. 오늘 새벽 잠실야구장에서 목매단 여자 시신이 발견되었다고 했다.
‘프로야구 시즌 중인데 야구장 안에 시신이라니?’ 송파경찰서 강력팀 남성열 경장은 중압감과 함께 긴장이 몰려왔다. 운전대를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갔다. 야구장에 도착해 경찰차들이 서있는 3루 출입구 쪽으로 갔다.
”오랜만입니다. 남형사님.” 낯익은 정복 경찰관이 인사를 했다.
경찰관을 따라 야구장 안으로 들어가니 널찍한 복도가 시원했다. 관중들이 없어서 더 넓어 보이는 것 같았다. 관중석으로 통하는 공간으로 파란 야구장 잔디가 얼핏 보였다. 군 전역 후 친구들과 함께 열기로 가득 찬 관중석을 요리조리 헤집고 들어가 응원하던 생각이 났다.
경찰관은 오른쪽 복도로 걸어가다가 ‘직원 전용’ 팻말이 붙은 복도 쪽으로 빠졌다. 이어 ‘3루 덕아웃’이라는 화살표를 따라 들어갔다. 5미터 정도 걸어가니 아래로 내려가는 짧은 계단이 나왔다. 계단으로 내려서는 순간 야구장이 복도 크기만큼 모습을 드러냈다.
이른 아침의 잠실야구장은 저녁 산사처럼 한적했다. 사람이 없는 야구장은 관중이 있을 때와 너무 달랐다. 사건 현장이라는 생각이 앞서서인지 왠지 을씨년스러웠다. 부드러운 잔디를 밟고 야구장안으로 들어섰다. 오른쪽 덕아웃 쪽에 폴리스 라인이 쳐져 있었고, 안으로 갈색 나무 벤치 여러 개가 놓여 있었다. 벤치 근처에서 현장 감식반이 사진을 찍어가며 증거물을 채집하고 있었다.
“시신이 발견된 위치가 어디쯤 입니까?” 폴리스 라인을 잡고 넘어가며 경찰관에게 물었다.
“저기 덕아웃 위에 현수막 보이시죠? 거기 중간쯤에 목을 매단 채 발견되었습니다.”
<우리에겐 뜨거운 열정이! 반드시 이기리라!>
큰 글씨가 두 줄로 새겨진 현수막이 물결처럼 얕게 흔들리고 있었다. 승리를 다짐하는 현수막 앞에 사람이 죽어 있었다는 생각을 하니 움찔했다. 경찰관은 따라오라며 벤치 사이로 들어가서 덕아웃 상판
중간쯤을
가리켰다
.
“차양막을 세로로 받치는 철제 받침대 보이시죠? 저기에 스카프를 묶고 목을 매달았더라고요.”
남형사는 나무 벤치와 철제 받침대 사이를 훑어보다가 둥근 철 난간을 응시했다. 철 난간은 허리 높이로 벤치 바로 앞에 있었다.
‘철 난간 위로 올라 가 철제 받침대에 스카프를 묶은 것 같네.’
남형사는 감식반 쪽으로 가서 증거물 봉투를 건네받았다. 소형 봉투 3개와 좀 커 보이는 봉투 1개였다. 모두 시신이 발견된 상판 밑 벤치에서 발견되었다고 했다. 유서는 아직 못 찾았다는 감식반의 말을 뒤로 하고 남형사는 증거물 봉투를 들고 잔디 쪽으로 나갔다.
작은 증거물 봉투 3개에는 각각 스카프, 핸드백, 구두가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주인이 슬픈 일을 당한 걸 아는 것 같았다. 라텍스 장갑을 끼고 먼저 스카프를 빼서 살펴보았다. 연한 핑크 바탕에 화사한 꽃 무늬로 폴리에스테르 재질이었다. 길이도 길고 넓은 롱 스카프였다. 길어서 목을 몇 바퀴나 감싸고 남을 것 같았다.
핸드백을 열어 보니 조그만 지갑 안 운전면허증이 눈에 들어왔다. 나이는 27세, 이름은 박혜진. 사진을 보니 한눈에 미인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지갑 안에는 명함 몇 개, 현금 및 신용카드가 있었는데, 명함을 꺼내 들었다.
<대일기획 카피라이터 대리 박혜진> ‘대일기획이면 유성그룹 계열 광고 회산데, 카피라이터? 뭐하는 일이지?’ 핸드백에는 차 키와 동그랗고 긴 화장품들도 들어 있었다. 직사각형의 조그만 기자수첩도 보였다. 옆에는 0.5mm 사인펜도 있었다. 기자수첩엔 짧은 메모나 시 문구 등이 날짜와 함께 적혀 있었다. 뒤쪽으로 넘기다 사인펜으로 스케치한 그림이 있는 페이지에서 멈췄다. 흘리듯이 바다 풍경을 그린 그림이었고, 밑에는 짧은 시가 있었다. 맨 아래에 ‘8월 해운대에서’ 라고 적혀 있었다.
수첩을 계속 넘기다 보니 아무 내용이 없는 빈 페이지에 다다랐다. 위쪽에 찢겨 나간 종이가 조그맣게 붙어 있었다. 급히 뜯는 바람에 한 장을 온전히 못 뜯어낸 것으로 보였다. 감식반한테 가서 뜯겨진 수첩용지 같은 것 못 봤냐고 물어보니 없었다고 했다.
다시 돌아와 구두가 든 증거물 봉투로 눈을 돌렸다. 굽이 10cm정도 되고 앞이 뾰족한 검정색 하이힐이었다. 앞쪽 외피나 가죽의 구겨진 정도를 봐서 구입한지 얼마 안 되는 구두였다. 마지막 봉투는 크기가 좀 컸다. 옅은 회색 정장 재킷인데 동그란 금색 버튼이 달렸다. 증거물 봉투를 감식반에게 돌려주며 유서는 없는 것 같다고, 핸드폰은 없었냐고 물어보았다.
“아직 못 찾았습니다. 보통 자살 사건은 현장 가장 가까이에 핸드폰이 놓여 있기 마련인데 없네요. 어쨌든 샅샅이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남형사는 운동장 가운데 쪽으로 걸어 가다가 돌아서서 덕아웃을 바라보았다. 작전을 지시하거나 화이팅을 외치고, 수많은 관중과 방송국 중계 카메라의 시선이 모여 지는 곳. 몇 시간 뒤 그곳에서 고개를 떨구고 죽은 20대 여자. 안타깝고 슬픈 사연의 깊이가 짐작되면서 미간에 힘이 들어갔다.
앞쪽에서 큰 소리로 남형사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 시선을 돌렸다. 신참 김형사가 달리듯이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
“좀 늦었습니다. 차가 너무 막히네요. 어떻게 이런 데서 사람이 죽습니까? 잠실야구장에서 자살이라뇨.”
“자살이라니? 누가 그래?”
“목 매달아 죽었다면서요.”
“아직 모르니까 앞서가지 말고. 김형사는 여기 덕아웃 주변과 들어가고 나가는 복도나 방 전부 다 살펴봐야겠어. 감식반이 놓친 게 있을 지도 모르니까.”
김형사가 가고 난 후 덕아웃 아래 위를 쳐다보다 머리를 스치는 게 있었다. 목을 매단 덕아웃 위 철제 받침대와 바닥 사이 거리가 그리 멀지 않았다. 철제 받침대와 바닥 사이 거리가 2m 조금 넘을 것 같았다. 여자 키가 160~170cm 사이라면 목을 매달았을 때 바닥과의 거리가 3,40cm 전후라는 얘기였다.
이론적으로는 바닥과 1cm 공간만 있어도 스스로 목매다는 건 가능하다. 하지만 실제 자살 현장은 그렇지 않다. 철저한 준비를 통해 한번의 시도로 끝을 내려는 게 일반적 자살의 행태이다. 수면제 종류 및 양, 일산화탄소 흡입 량 등에 대한 조사를 한 후 실행한다. 목을 매달 때도 노끈 지지대 및 굵기, 바닥과의 거리를 충분히 확보한다. 목을 매단 자살 시신은 대개 인적이 드물고 조용한 외진 곳에서 발견된다. 사람들 왕래가 빈번한 장소는 거의 없다.
박혜진은 한적한 것과는 거리가 먼 잠실야구장에서 죽었다. 바닥과 거리를 충분히 확보하지 않은 채, 튼튼해 보이지 않는 스카프로 목을 매달았다. 준비된 자살은 아닌 것 같았다. 타살 아니면 우발적인 자살로 보는 게 맞을 듯했다.
김형사가 증거물 봉투를 쥐고 덕아웃 뒤쪽과 연결되는 복도에서 나왔다.
“복도로 들어가는 길목에 이게 떨어져 있네요. 타격할 때 사용하는 장갑 같은데, 한 짝입니다.”
푸른색 바탕에 흰색 라인이 물결처럼 디자인되어 있었는데 고급스러워 보였다. 손목 안쪽 부분에 짙은 노란색 자수로 ‘32’라는 숫자가 새겨져 있었다.
“타격할 때 끼는 거라면 두 짝이어야 되잖아.”
“나머지 한 짝은 아무리 봐도 없던데요. 시합 끝난 후 가다가 한 짝만 흘리고 간 게 아닐까요?”
“구단을 통해 장갑 분실한 선수가 있나 수소문해봐. 사망자 핸드폰을 아직 못 찾았다고 하거든. 나중에 감식반을 통해 한 번 더 체크해 봐야 돼. 통화기록 확인하는 것도 잊지 말고, 최초 발견자 얘기도 들어봐. 난 시신이 안치된 병원 갔다가 들어갈 테니 나중에 서에서 보자.”
남형사는 경찰서로 전화해 박혜진 인적 사항을 부탁했다.
“성수동 현대아파트에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데 Y대 국문과를 졸업했고, 대일 기획에 다니고 있네요. 아직 미혼이고, 결혼한 오빠 한 명이 있습니다.”
병원 시신 안치소 복도는 심해에서 볼 수 있는 컴컴한 적막이 일렁이고 있었다. 복도 중간에 60대 후반쯤 보이는 여자가 의자에 앉아 있었다. 좁은 어깨를 들썩이며 흐느끼고 있었다. 박혜진 어머니인 듯했다.
복도를 나와 시신을 검안했던 의사를 만났다. 검안의는 기도폐쇄에 의한 질식사이고, 목의 상처 자국으로 봐서 자살인 것 같다고 했다. 특별한 외상은 안 보인다는 의견이었다. 사체의 체온, 경직도를 봐서 새벽 1시 전후에 사망했을 거라고 했다.
병원을 나오면서 김형사에게 사망 시간대를 알려주고 야구장 CCTV 확인하라고 지시했다. 서에 복귀해서 부검 신청을 한 후 오후에 다시 병원에 가서 박혜진 오빠를 만났다. 오빠는 인상 좋은 30대 중반으로 키도 컸고 덩치도 있었다. 엷은 격자무늬 셔츠에 진회색 세미 정장 바지, 검정색 단화 차림이었다.
“정말 착한 아이였는데, 가슴이 찢어지네요. 어머니하고 우리 애들한테 참 잘했는데 이렇게 갑자기 가다니 너무 황망합니다. 혜진이 왜 죽은 겁니까?”
“이제 수사 시작한 거라 뭐라 말씀을 못 드리겠네요. 최근에 동생이나 동생 주위에 안 좋은 일이 일어나 힘들어 한 적은 없었습니까?”
“혹시 자살했다고 보는 겁니까?”
“그렇게 단정짓는 건 아니고요. 여러가지 가능성을 두고 살펴보고 있습니다. 자살도 가능성 중에 하나고요. 평소 왕래가 잦았습니까?”
“동생은 자살할 애가 아닙니다. 최근엔 바빠서 자주는 못 봤지만 전화는 많이 하는 편이었습니다. 한 달에 한두 번 어머니랑 같이 식사도 하고요. 통화할 때나 만날 때면 친구나 직장이야기 다 했습니다. 고민거리 있으면 나랑 상의도 하곤 했는데 자살이라뇨? 안 좋은 일이 생겼으면 나한테 이야기하지 안 할 애가 아니예요. 고등학교 때 남학생 2명한테 사랑 고백 받았다는 말까지도 했을 정도였습니다. 성격도 활발하고 대기업 광고회사 갔다고 얼마나 자부심이 강했는데요. 며칠 전까지 만해도 여름 휴가 어디 갈건 지 이야기까지 했었는데.”
오빠는 완강하게 자살 가능성을 부정했다. 하지만 보통 자살은 가족들이 미리 정황을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럼 혹시 남녀관계나 돈과 관련해서 갈등 같은 건 없었나요?”
“사귀는 남자는 없었을 겁니다. 괜찮은 후배 있어서 소개해 준대도 싫다 했거든요. 지금은 일이 먼저라고 아예 그런 얘기는 꺼내지도 말라고 했어요. 일이 바빠 야근이 많다 보니 남자 만날 시간이 없다고 어머니가 걱정하기도 했습니다.”
오빠는 힘든 지 잠시 한숨을 쉬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
“돈 문제는 정말 아무것도 없습니다. 혜진이 남에게 돈 빌리거나 빌려주는 성격이 아니었어요. 빚을 낼 만큼 큰 돈이 필요할 일도 없었고, 월급도 적지 않았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오빠인 저한테도 돈 빌려 달라고 한적 한 번도 없었습니다.”
“동생과 원한관계가 있거나 갈등을 빚었던 사람이 있었는지는 잘 모르시죠? 우울증 같은 증상도 없었고요?”
“제가 아는 한 없었습니다. 천성이 착하고 싹싹해서 어릴 적부터 친구들이 얼마나 많았는데요. 배려심도 많아 두루두루 원만하게 잘 지냈습니다. 싸우고 싶어도 상대가 없어서 못 싸운다는 말까지도 했을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일에 빠져 사는데 우울증 걸릴 틈이 있었겠습니까? 그런 거 없었습니다. 약 먹는 것도 없었고요.”
그날 오후 늦게 송성표 팀장, 남성열, 김석현 형사는 수사개시 회의를 시작했다. 두 형사는 의자를 팀장 자리 쪽으로 돌려 가까이 앉았다. 팀장은 책상 위 모니터를 보며 서두를 꺼냈다.
“언론들 난리도 아니다. ‘잠실야구장 덕아웃에서 미모의 여자 시신 발견’, ‘충격! 잠실야구장에서 20대 여자 목매달아 사망’ 거의 모든 신문 사회 1면이야. 오전부터 기자들한테 전화가 어찌나 오는지 제대로 일을 못했어. 한동안 피곤하게 생겼어. 상부에서도 관심이 넘쳐나는지 서장실에 벌써 두번이나 불려갔어. 남형사, 자살 맞는 거지?”
팀장의 질문은 뭉개 버리고 남형사는 바로 보고에 들어갔다. “검안의 의견은 기도폐쇄로 인한 질식사로 보인답니다. 사망시간은 새벽 1시 전후고요. 사망자 오빠를 만나봤는데 가족간 교류도 원활했고 직장 생활도 문제없었다고 합니다. 애정관계나 금전관계도 깨끗했고, 우울증 같은 질병도 없었고요 한마디로 자살할 이유는 없다고 말하네요.”
“자살이 아닐 수 있다?”
“오빠의 생각이 그렇다는 거죠. 가족이니까 그럴 수 있지 않겠습니까? 좀 더 조사를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부검은 신청해 놨으니 주말 지나야 결과 나올 것 같아요. 김형사는 어떻게 됐어?”
“박혜진 핸드폰 통화기록부터 …” “핸드폰은 찾은 거야?” 남형사가 말을 잘랐다.
“아직 못 찾았습니다. 감식반과 같이 사건현장 주변 다 찾아봤는데 없더라고요. 전원이 꺼져 있어서 위치 추적도 못하는 상황입니다. 더 찾아보겠지만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어제, 그러니까 사망 전날 아침부터 사망 추정 시간 사이의 통화기록은 총 9건이었습니다. 확인된 것 5건 중 업무적인 통화는 3건, 어머니와 통화 1건이었고요. 병원도 1건 있었습니다. 나머지 4건은 아직 확인 중에 있습니다. 병원은 산부인과였는데, 토요일 그러니까 모레 오전에 진료 예약을 했답니다.”
“무슨 내용인지 병원 가서 확인해보고, 미 확인된 4건은 뭐야?” 팀장이 끼어 들었다.
“4건 모두 동일한 번호인데, 박혜진이 전화를 걸었고, 이중 하나만 통화 성공했습니다. 오후 5시 10분경에 5분정도 통화했네요. 나머지 3개는 사망시간과 가장 근접한 밤 11시경인데, 발신은 했지만 연결은 되지 않았습니다. 발신번호로 몇 번 통화를 시도해봤는데 전화를 안 받더라고요. 계속 전화해보겠습니다.”
“CCTV는 어찌됐어?” 남형사가 물었다.
“야구장이 공개된 장소라 그런지 CCTV가 많이 설치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설치된 곳도 운동장 외곽이나 관중석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주차나 시설물 파손, 안전사고 방지 차원에서 설치된 것이라 하네요. 선수들이 출입하는 복도나 덕아웃은 거의 설치가 안됐다고 합니다. 다행히 3루쪽 덕아웃으로 들어가는 복도 입구에 하나 설치되어 있더라고요.그걸 위주로 분석해봐야 할 것 같아요. 녹화 테이프 복사해왔으니 내일 오전까지 해 놓겠습니다.”
팀장이 유서에 대해 묻자 아직 못 찾았다고, 박혜진 집 수색할 때 찾아보겠다고 했다. 피닉스 구단에게 장갑 분실자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는 말로 보고는 끝났다. 팀장이 심각하게 들으라는 듯 입술에 살짝 힘을 주며 말을 시작했다.
“알다시피 이 사건 언론 취재열기 엄청나. 사건 발생 첫날부터 이렇게 뜨거운 반응은 처음이야. 그만큼 상부에서도 주의 깊게 보고 있어. 철저한 수사가 먼저지만 신속히 처리하는 것도 중요해. 시간 끌면 안 돼. 기자들하고는 눈도 마주치지 말고.” 한 템포 쉬었다가 굳은 표정을 짓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한 번 더 말하지만 이 사건 빨리 결론 냈으면 좋겠어. 부탁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