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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두막 Jul 22. 2022

6개월의 탕진, 그 떨림의 시작

 2기에 지원할 때는 1기 때와는 다른 점이 있었다. 사실 여러 가지 이유로 2기에는 지원하지 않기로 했었다. 그런데 모집 기한이 다가오자 내가 갑자기 책상에 앉더니 에세이를 막 쓰는 거였다. 표현이 좀 이상할 수 있지만 내가 아니라 내 몸이 지원한 것이다. 또 한 가지는 2기 때는 처음부터 합격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지원했다. 단순한 생각이 아니라 가슴으로 느끼는 감각이 그랬다. 합격을 해놓고 에세이를 쓰는 식이었다. 그래서 기본학교 수업을 따라가지 못할까봐 미리 공부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아직도 처음 호접몽가를 들어서던 발걸음이 생생히 기억난다. 사진으로만 보던 모습이 실제 눈앞에 있었다. 면접날은 집안 상황 때문에 컨디션이 아주 안 좋은 날이었다. 거기에 특유의 긴장증세가 심해져 몸도 마음도 꽁꽁 얼어 있었다. 그때 교수님과 국장님을 처음으로 만났다. 

 합격자 명단에서 내 이름을 발견하는 건 언제나 감격스럽다. 그리고 입학식 날, 드디어 33인의 기본학교 학생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교수님은 뜨거운 연설로 우리의 마음을 붉게 달구셨다. 교수님은 우리를 33인의 독립투사에 비유하셨고 앞으로 나라를 살릴 게릴라 요원으로 양성하겠다고 포부를 밝히셨다. 당신은 큰 사람이 아닐지 몰라도 우리를 큰 사람으로 만드는 방법은 안다고 하셨다. 이 말씀은 변화에 목말라있던 내 심장에 큰 기대와 희망을 불어넣으며 동시에 묵직한 책임감도 느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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