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가 잘 안 되네…”
아마 한 번쯤은 이렇게 느껴보았을 겁니다. 해야 할 일은 많고, 생각은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데,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르겠는 상태죠. 이런 순간에는 무엇보다 기억해야 할 것이 하나 있습니다.
정리는 ‘공간’을 만드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예를 들어볼게요. 집안이 너무 어질러져 있을 때, 막상 정리를 하려 해도 막막하고 손이 안 갈 때가 있지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손에 빈 바구니 하나만 들면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쓰레기통을 비우거나 싱크대의 그릇건조대를 치워서 여유 공간을 만들어 보세요. 그 순간, 정리하고자 하는 의지가 자연스럽게 솟아오릅니다. 공간이 우리 안의 ‘정리 본능’을 자극하는 것이지요.
공간은 단순히 비어 있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를 흐르게 합니다.
삶이 복잡하고 무겁게 느껴진다면, 우선 생각들이 흘러나올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야 합니다. 스마트폰은 잠시 치워두고, 그저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은 종이 한 장을 앞에 두는 겁니다. 이건 단순한 종이가 아닙니다. 마음속 생각들이 흘러나올 수 있도록 도와주는 ‘내면의 공간’이 됩니다. 백지를 대면하는 시간, 그 자체가 정리의 시작입니다. 머릿속에 맴도는 생각들을 글로 옮기면 조금씩 눈이 밝아집니다.
머릿속이 가득 차 있으면 아무리 좋은 생각도 쓸모가 없습니다. 많은 훌륭한 생각과 말들이 정작 자신의 삶에는 아무런 유익을 주지 못합니다. 도덕경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유(有)는 이로움을 주고, 무(無)는 쓸모를 준다.”
무심은 땅이고, 생각은 나무입니다. 생각이 자라기 위해선 반드시 그 바탕이 되는 고요함이 필요합니다.
우리를 성장시키는 것은 백지를 마주하는 고요한 시간입니다. 삶을 돌아보고 움직이려면 공간을 만들거나 공간 속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공간은 생각과 감정을 정돈하고 행동의 에너지를 흐르게 만드는 ‘텅 빈 쓸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