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차이콥스키의 발레 음악이 우아해서 귀에 쏙쏙 들어오는데, 듣다보면 프로코피예프의 발레 음악이 더 재밌다는 것을 알게 되더라구요. 차이콥스키가 발레 음악의 왕자님이라면 프로코피예프는 발레 음악의 드로셀마이어 대부같다는 생각을 해봤어요. 특히 프로코피예프의 신데렐라 음악은 전반적으로 괴기스러운 선율에 온갖 장난기와 상상력으로 가득해요. 마치 달콤한 사탕을 주면서 장난을 치는 듯한 블랙유머 같아요.
로얄알버트 홀에서 공연한 영상물인데, 공연장이 아주 큰 만큼 무용수들이 동선을 아주 크고 더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들이 보입니다. 마법같은 연출과 선명한 의상이 환상적인 프로코피예프의 발레 음악과 어우러져 보고 있으면 디즈니 실사영화 같은 착각이 들더라구요. 작곡가가 오늘날 태어나셨다면 팀버튼 감독과 협업을 했거나 디즈니 애니메이션 음악으로 명성을 날리지 않으셨을까 상상도 해보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