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랑 프티의 <노트르담 드 파리>

by 아트 서연

원작 : 빅토르 위고

안무 : 롤랑 프티

음악 : 모리스 자르

의상 : 입생 로랑


방대한 분량의 원작을 엄청 농축시켜 액기스처럼 만든 영화 <레미제라블>처럼 롤랑 프티의 발레작품 <노트르담 드 파리>도 원작의 감동을 뛰어넘는다. 오히려 롤랑 프티는 원작에 나오는 등장인물 디톡스와 스토리 각색을 거쳐 극적인 연출력으로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감상하게 되는 발레작품을 만들었다. 지금까지 감상한 롤랑 프티의 작품들이 전반적으로 극적인 긴장감과 재미를 넘나들면서 몰입감이 높았기에 이 안무가의 다른 작품들도 찾아보고 싶은 생각이 들만큼 궁금하다.


치명적인 매력을 지닌 에스메랄다, 그런 에스메랄다를 거짓사랑하는 귀족청년 푀뷔스, 에스메랄다를 처음 본 순간부터 욕망에 사로잡히는 프롤로 신부, 에스메랄다를 순수하게 사랑하는 노트르담 성당의 종지기 카지모도로 인물관계가 초집중된 롤랑 프티의 발레작품은 음산한 분위기의 무대를 배경으로 입생 로랑의 컬러풀한 발레 의상을 입은 무용수들이 사건관계의 축을 이루면서 극적인 전개를 펼쳐나간다. 팔꿈치를 직각으로 만든 후 양손을 활짝 펼치거나 탬버린 소리를 연상시키는 손동작 그리고 고딕성당을 상징하는 듯한 발레마임으로 인물들의 묘사를 입체적으로 보여준 이 작품은 보는 내내 감탄을 자아낸다.



작품에 나오는 인물들의 관계는 현실세계에서도 충분히 일어나는 일이다. 내가 가질 수 없으면 상대방을 파멸시키겠다는 프롤로 신부의 집착과 광기는 너무나도 극단적이다. 생각해보니 셰익스피어의 <겨울 이야기>, <오델로>와 오페라 <카르멘>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집착이 불러온 파멸에 관한 작품들이다. 상대방에게 집착을 하는 순간 망상이 시작되면서 그 동안에 만들어왔던 관계형성에 파멸을 불러온다.

https://youtu.be/GxA1lA9kSv0?si=_XGd9Zhs0xtTx9W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