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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건 Dec 21. 2023

여러분을, 여러분의 자식처럼 아끼십시오

너그러운 자신이 되는 것

확실합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 있다는 사실. 


데카르트의 사상처럼 생각이, 사고가, 사유가 우리의 존재를 확립시켜 줍니다. 인간이란 동물은 생각을 매개로 삶을 영위합니다. 그것이 우리가 깊어가는 고뇌와 우울 속에서 별을 헤는 이유입니다. 잠자리에 누워 잠못드는 날들은 사실, 우리가 삶을 제대로 살아내고 있음을 보여주는 순간입니다.


행복을 위해 사는 이들을 위해 묻습니다. 행복이란 무엇입니까?


당신의 행복은 정의되어 있나요? 가족을 위해, 사랑을 위해, 심지어 돈과 명예를 위해 사는 사람들도 구체적으로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명확히 보고 있습니다. 아 내가 원하는 건 이런 것이고, 이것을 위해선 이러이러한 것들이 필요하고, 때로는 저러한 고통을 감내해야 하겠구나,라는 것을 각오하고 또 실행하죠. 그러나 막연한 행복을 바라는 이들이 있습니다. 여러분의 행복은 캡틴아메리카의 방패가 아닙니다. 깨지지 않는,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무적의 논리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이 세상에 완벽, 완전, 무적, 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실 겁니다. 그러니 여러분은 무엇을 쫓는지, 왜 그걸 쫓는지, 어떻게 쫓을 것인지, 또, 그걸 쫓을 나는 어떤 사람인지를 아셔야 합니다. 달리기 선수처럼요. 내 근육이 어떻게 움직이고 무게중심은 어디에 두는지, 어떤 자세로 스타트하는게 가장 좋은지 내 몸의 모든 부분을 체크하는 전문적인 올림픽 선수처럼 말입니다.


여러분을, 여러분의 자식처럼 아끼십시오.


결혼해서 아이가 생겼습니다. 눈에 넣어도 아깝지 않은 나의 아들이, 딸이 22살이 되어 어엿이 세상을 살아낸다는 사실에 가슴이 벅차오를 때가 있습니다. 정말 온 힘을 다해 아이를 올바르게 키워냈노라고 여러분은 자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집에 돌아온 자녀가 여러분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나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아
내게 다음 생의 태어남에 대한 선택권이 주어진다면,
선뜻 또 생을 살겠다고 얘기하긴 어려울지도 몰라.

자식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세상의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심지어 나의 목숨조차 바칠 수 있는 존재입니다. 그런데 제 자식이 이런 말을 한다면 정말 가슴이 찢어지도록 아플 것 같습니다. 도대체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길래, 세상에서 어떤 풍파를 견뎌내고 있길래 이렇게나 힘든 감정이 드는 걸까. 내가 아이한테 어떠한 격려와 조언을, 말을, 행동을 해주어야 이 모진 세상을 살아갈 수 있을까. 숨 쉬고 있는 여기 이곳이, 살아갈만한 장소라고 어떻게 내가 확신을 심어줄 수 있을까. 밤을 새워 고민하고 또 고민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정작 여러분, 우리 스스로에게는 이렇게나 따뜻한 관심과 진심 어린 애정, 걱정, 고민을 좀처럼 하지 않습니다. 그것이 못내 안타까운 순간이 참 많습니다. 타인에게는 그렇게도 따스하고 온정 어린 배려를, 관심을 보여줄 수 있는 사람입니다. 능력자,인 거죠. 그런데 자신에게는 언제나 엄격하게 대하고, 과소평가하고, 심지어는 셀프학대를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저는 차라리 반대가 낫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그렇게 되는 것은 좋지 않겠죠. 하지만 저러한 상태보다는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게 되지 않을까요.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세상에 대한 두려움이, 나아갈 의지와 힘이 희미해지는 순간이 즐비합니다. 우리는 이 드넓은 세상에 비하면 한없이 초라하고 작은 존재죠. 그렇게 인간은 쉽게 연약해집니다. 아니, 애초부터 너무나 여리게 태어났습니다. 저는 이러한 인간을 일으켜 세우고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내적 동기, 구조적 형태와 논리적 타당성을 갖춘 자신만의 동기를 '철학'이라고 부릅니다.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서 누구나 자신만의 철학을 만들어야 한다고도 생각하구요. 


그러나 아직 그러한 철학의 토대가 잡히지 않았다면, 있었지만 지금은 위태롭게 흔들리고 계신다면, 여러분도 누군가의 자식임을 떠올려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위에서 얘기했던 대로, 여러분의 자식이 스스로와 같은 상황에 처해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리고 그러한 감정을 내가, 부모님이 겪고 있다고 한 번 상상해 보는 겁니다. 이렇게나 여러분을 걱정해 주는 누군가가 세상에는 존재합니다. 그리고 여러분의 친구들을 생각해 보십시오. 그들이 같은 고민과 생각을 하고 있다면, 우리는 일말의 고민 없이 달려가 그들을 위로하고 또 다독여주지 않을까요. 우리는 이처럼 너무나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스스로를 마치 자식을 대하듯, 친구를 대하듯 보살펴 주십시오. 어려워 어쩔 줄 모르고 힘에 부칠 때, 부정적인 감정이 나를 잡아 삼키려 하는 그 순간조차 엄격한 틀에 자신을 구겨 넣지 마세요. 먼저 자신을 있는 힘껏 안아주고, 또 따뜻하게 대해주세요. 자신이 자신에게 가장 따뜻한 부모이자 친구가 되어주세요. 그래야만 합니다. 꼭이요. 


이것이 제가 세상을 살아가는 동지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입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에서 무엇을 쟁취하고 싶으신지,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명확히 알아야 한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신을, 소중히 대해어주야만 한다는 것. 다들 무탈한 연말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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