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과 반전

무언가를 뒤집는 쾌감

by 강찬욱


나는 ‘반전취미’를 가진 사람들에게 ‘반전매력’을 느낀다. 오로지 몸 쓰는 것만 좋아할 것 같은 헬스보이급 누군가가 독서광일 때 그 사람을 다시 보게 되고 좋아하게 된다.

외모는 힙합퍼인데 본인을 클래식 애호가라고 소개하는 어린 친구도 그렇다. 정적인 활동만 할 거 같은 이가 익스트림 스포츠에 매달려 있는 것을 볼 때도 그 사람이 새롭게 보인다.

우리는 어떤 사람의 외모와 직업을 보고, 그리고 그 사람의 개인적인 히스토리를 듣고 선입견이 개입되면서 그 사람을 판단한다.

‘이런 사람이니 이런 걸 좋아하겠지’ 같은 것이다. 이렇게 판단하는 것은 대부분 이러한 판단이 많이 틀리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의 성향과 취향은 어느 범주 내에서 그룹화될 수 있고, 꽤 높은 확률로 예상된다. 하지만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나의 마음속에는 또 어떤 마음이 숨어 있는지 모른다.

유약함 속에 용맹함이 으르렁 거릴 수도 있고, 동적인 성향 안에는 또 음미하고 탐미하는 취향이 이미 피어있을지도 모른다.

한 의사가 격투기 챌린징 프로그램에 나온 적이 있다. 다른 사람의 부상을 치료해 주는 의사가 본인이 어떤 부상을 당할지도 모르는 격투기의 장에서 펀치를 날리는 것을 보고,

열렬히 응원했고 먼저 쓰러졌음에도 절대 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우리는 생각지도 못한 것에 혹은 생각과 정반대에 끌린다.

반전매력을 가지려면 일단 ‘반전취미’를 가져 보자. 한 때 베이글녀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얼굴은 베이비페이스인데 몸매는 글래머, 반전매력이다.

나의 이미지와는 다른 것들을 좋아해 보자. 그러려면 나의 이미지가 어떤 것인지를 알아야 하겠다. 사람들은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나를 동적으로 생각할까, 정적으로 생각할까? 무디다고 생각할까? 섬세하다고 생각할까? 사람들이 바디프로필 사진을 찍는 것도 이런 ‘반전매력’을 보여주고 싶어서다.

나이가 들었음에도, 분명 허약해 보이는데도 벗으면 근육은 퍼지듯 이어져 있고 군살 없는 아름다운 몸을 만드는 것, 누군가는 몸을 통해 반전된다

인생을 살다 보면 라이벌이라는 게 있다. 반드시 이기고 싶은 누군가가 있다. 그럼에도 늘 지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그 인간이 있다.

공부도 나 보다 잘했고, 나 보다 좋은 직장에서 더 높은 연봉을 받고 있는 그를 이길 수 있는 것도 그가 갖지 않는 취미를 갖거나 같은 취미로 그를 이기는 것이다.

이것은 ‘역전의 취미’다. 달리기에서는 한 번도 이기지 못했던 그 녀석을 한참 후 테니스에서 이길 수 있다. 시험점수에서는 그 보다 늘 뒤였었는데, 골프스코어는 그를 앞설 수 있다.

그 녀석보다 높은 연봉을 받지는 않았지만 그 보다 많은 나라를 여행해서 또 이길 수 있다. 취미는 누군가와의 경쟁에서 역전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타인이 아니더라도 과거의 ‘나’를 이길 수 있는 역전의 찬스다.

그가 좋은 것을 많이 가졌다면, 나는 좋아하는 것을 많이 가지리라. 예전의 나보다 더 좋아하는 것을 가지리라.

스포츠는 역전드라마가 재밌다. 드라마는 반전드라마가 짜릿하다. 뻔하지 않기 때문이다. 예상을 벗어나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좋아할 때, 인생에서 한번쯤은 ‘뻔한 것’을 피해 보자. ‘역전과 반전’을 꾀해 보자. 보이는 것이 다인 사람은 금방 지루한 사람이 된다. 역전 없는 인생 역시 심심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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