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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환희 Mar 27. 2022

플로리스트 과정 둘째 날 - 스와그, 플라워 액자

내일 배움 카드로 수업 듣기 - 플로리스트 과정





오늘은 생화가 아닌 조화를 사용하는 날.

와이어를 사용하여 스와그를 만들고, 글루건으로 플라워 액자를 만든다.

내 자리는 창가 자리여서 오후가 되자 햇살이 들어와 기분이 더 좋다.

햇빛을 맞으며 이런저런 생각을 굴려 보낸다. 플라워 레슨을 할 때는 평일에 하는 온갖 사소한 고민들을 일부러 떠나보낸다. 힐링을 위한 시간마저 염려와 고민을 하고 싶진 않기에.  오직 오늘 만들 작품에 관해,  플라워 액자와 스와그의 주제를 생각해본다.


예뻤던 내 청첩장을 놓을 자리가 있었으면 좋겠고, 과하지 않고 우아한 무드가 좋겠다.

또 덩굴이 액자에서 뻗어나가는 느낌이 그대로 살아있으면 좋겠고.

그래서 액자 3면을 채우고 한쪽엔 청첩장이나 예쁜 엽서 꽃을 공간을 남겨두었다.

오늘 배분받은 꽃송이들을 만지작거리며 한참을 생각한다.

주변을 둘러보니 이미 벌써 글루건을 들고 시작한 사람도 있고, 플라워 액자 모양을 검색해서 하는 사람도 있다.


오늘 하는 작품은 지난번보다 더욱 창의성이 요구된다. 스와그도 직선을 살릴지, 곡선을 살릴지, 동그란 리스로 만들지, 모두 개인의 선택이다.

내가 하고 싶은 게 뭔지를 각자 생각해 내야 한다.

급하게 시작했다가 만약 글루를 붙여 놓고 다른 모양이 하고 싶다면? 다시 다 떼어내고 시작해야 한다. 혹은 해 놓은 게 아까우니 매몰비용의 오류로 그저 원래 해놨던 모양대로 할 수도 있겠다.


그래서 이럴 때는 주변을 둘러보며 ‘나도 빨리 시작해야겠다’ 고 생각하기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작품이 어떤 모양인지, 우리 집에 어울릴 만한 모양과 소재는 무언지, 어떤 색을 메인으로 하고 싶은지, 곡선을 살릴지, 직선의 우아한 느낌을 살릴지 계속 생각해봐야 한다.

링컨이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나무를 베는데 6시간이 주어진다면, 4시간을 도끼를 가는데 쓰겠다.’

플라워 레슨에서 주어진 과제를 만들 때도 적용할 수 있는 말이다. 무언가 과제를 수행해내야 한다는 촉박함과 사명감이 주말, 느긋한 여유로움을 즐기러 예약한 플라워 수업에서도 발휘되는 건 글쎼.. 나는 일에 대한 태도와 취미에 대한 태도가 다르다. 유재석이 ‘지미유’와 다르듯이 구분 지으려고 노력한다. 일에 있어 나의 태도는 ‘일단 해보고 안되면 수정한다.’ ‘성실히 배우고 노력한다.’ 정도다. 빠른 실행력도 무언가를 해내는 데 중요하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취미인 플라워 레슨은? 링컨의 말대로 하고 싶다. 계속 생각만 하다가 마지막에 서두르는 한이 있어도 천천히, 우리 집에 가장 잘 어울릴 디자인과 색감을 고르고 싶다.

그래서 플라워 액자를 만들면서 시간의 대부분을 액자의 구성을 요리조리 바꾸는 데 썼다.


결과는 성공적!

청첩장을 놓을 공간을 제외하고 나머지 공간만 채우기 때문에 여백이 있는 만큼 꽃이 있는 공간은 풍성해 보이려고 꽃 위에 꽃을 붙여서 좀 더 입체적인 느낌을 주었다.

덩굴 잎사귀는 부드럽게 액자 바깥으로 뻗어가는 느낌으로 자연스럽게 구성했고,

무엇보다 테마가 분명하다. 벚꽃이 피는 봄, 수국이 피는 여름부터 가장 아래의 국화가 피는 가을.

모든 계절에 함께 하자는 낭만적인 의미를 담았다.

남편에게 설명해주니 그럴듯하다며 좋아한다.

정작 글루건으로 꽃을 붙이는 건 별로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하고 싶은 게 분명하고 확신이 있어서인가?


스와그도 마찬가지.

스와그의 다양한 형태를 보자마자 우리 집 주방 벽면에 붙어있는 붉은 꽃이 프린팅 되어 있는 패브릭 포스터와 모던한 액자에 어울릴 만한 모양을 찾으려고 했다.

옆으로 길게 늘어지고 장미 넝쿨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다.

소원대로 장미꽃만 네 개를 써서 S자 모양으로 휘는 덩굴 같은 분위기에 사랑스러운 시폰 리본을 달아주고 마무리.


남는 꽃들이 많길래 사실 만들어보고 싶었던 직선 형태의 스와그도 만들었다. 이건 선물용이라 별생각 없이 가볍게 엮었는데 생각보다 예쁘다.

보라색 공단 리본을 달아주고 마무리. 5분도 안 걸렸다.


플라워 레슨을 듣길 잘했다.

인생에서는 여러 태도가 필요하다. 실행력. 열정. 감사함. 그리고 오늘 배운 것은 ‘깊게 생각하고 한 번에 행동하기’.

예쁜 꽃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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