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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리 Apr 28. 2024

나는 스스로 쓰는 사람이다  

《글은 어떻게 삶이 되는가》 서평


글쓰기를 과연 좋아서 하는 걸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한다. 인풋의 일종인 독서는 쉬운데 아웃풋 영역인 글쓰기는 지속하는데 어려움을 느끼곤 한다. 글 한 편 발행하면 '뭐라도 한 것' 같아 뿌듯하지만 거기서 그칠 때가 많다. '취미로 글 씁니다'로 그치는 활동에서 더 나아가고 싶다는 의지는 있지만, 실행으로 옮겨가는 속도는 더디다.



제대로 된 글쓰기를 해보고 싶었을 때 구매했던 책이 한 권 있다. 김종원 작가의 <글은 어떻게 삶이 되는가>라는 제목의 책이다. '지금 여기서 글쓰기로 승부를 보겠다고 결심하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프롤로그, 알찬 구성의 목차에 끌렸었다. 


첫 독서 때 이런저런 이유로 완독까지는 못했었다. 그러다 어제, 책상 위의 책들 사이에서 유독  책이 눈에 들어와서 다시 집어 들었다. 주말 이른 아침, 소파에 앉아서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해서 독서를 마쳤다. 글쓰기가 주를 이루지만 읽어 볼 가치가 충분히 있는 자기계발서 같기도 했다.



저자는 말한다. "작가가 되어 책을 내기 위해 글을 써야 하는 것이 아니라, 먹고살기 위해 글을 써야만 하는 시대가 왔다. 쓰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고, 제대로 쓰지 않으면 미래를 기대할 수 없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글쓰기는 이제 취미나 특기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지적 도구다."






글쓰기 시작을 고민하거나 미루고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책 속 내용 몇 가지를 소개한다.



글은 자신을 활용하려는 자에게  매우 관대해서, 당신이 어떤 삶을 살아왔든 상관없이 같은 선에서 출발할 수 있게 도와준다. 누구든 쓰기 시작하면 삶이 공평해지고, 오랫동안 쓰면 앞서 갈 수 있다.


일상은 우리가 가진 최고의 힘이자 자산이다. 일상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은 글을 쓰게 되며, 그런 나날을 반복하면 삶도 글처럼 빛난다. '세상에 쓸데없는 생각은 없다'는 태도로 일상을 시작하라.


글쓰기를 시작하지 못하는 이유는 자신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 주인공의 삶을 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타인을 위해 일하는 사람은 글을 쓸 수 없다. 삶의 주도권을 모두 빼앗겼기 때문이다. 주인공이 되면, 비로소 글쓰기가 시작된다.


삶이 넉넉해서 쓸 수 있는 게 아니고, 삶이 팍팍하다면 팍팍한 것에 대해서도 또 쓰려고 생각한 자만이 자신이 보고 들은 것에 대해 하나도 놓치지 않고 쓸 수 있다. 쓰려는 자는 결국 어디에서든 쓸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글쓰기를 시작했으나 여전히 글쓰기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소개한다.



당신의 하루는 글쓰기에 최적화된 상태를 원한다. 글을 쓰는 시간도 중요하지만, 쓰지 않는 시간 역시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쓰지 않는 시간을 잘 보내야 쓰는 시간을 귀하게 보낼 수 있다. 쓸 힘을 주기 때문이다. 감성과 체력을 루틴으로 키워라.



글을 열심히 쓰다가 중단한 사람들이 겪는 고통은 '사라지지 않고 나를 괴롭히는 수많은 영감 때문에 일어난다. 일상에서 느끼는 영감과 사색 덩어리를 글로 표현하지 않고 방치하면 빠르게 어딘가로 숨는다. 이것들은 걱정과 고민이 된다.


위 글은 특히 공감이 갔다. 예전에 글쓰기를 잠깐 멈췄을 때, 결국 돌고 돌아 내가 브런치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이 때문이지 않았을까. 



글쓰기가 힘든 이유는 그렇게 보낸 시간에 대해 어떤 것도 보장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중간에 보상을 기대하는 마음이 들면, 글쓰기는 실패한다. 글을 쓰는 과정에만 집중해야 마음을 담아 완성할 수 있다. 쓰는 과정에 모든 목적을 집중하라. 모든 건 과정이다. 중요한 건, 그걸 과정으로 스스로 인지하고 있느냐, 아니냐에 달렸다.


이제 방법은 그만 찾아라. 진짜로 쓰는 사람은 방법이 아니라, 영감을 찾는다. 그저 쓰고 싶다는 수수한 마음으로 시작하라.


글쓰기는 스스로 자신에게 시킨 일이라 소중하다. 나는 스스로 좋아서 글을 쓰고 사색하는 사람이다. 스스로 자신에게 시킨 일만이 남아 나를 빛낸다. 






글쓰기를 업으로, 계속 쓰는, 계속 써볼 사람들이 공감할 법한 내용들도 있어서 소개해본다.



규칙적으로 글을 쓰는 사람을 보면 느낌이 다르다. 스스로 쓴 글에서 자유롭다. 자신이 쓴 글에 연연하거나 그 안에 계속 머물러 산다면 나약해지거나 글 쓰기 전보다 낮은 의식 수준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 '쓴 글에 대한 자유'는 이런 것을 말한다. 매일 자신이 쓴 글을 떠나며, 스스로에게 자유를 선물하라. 쓸수록 자유롭다.


좋은 반응을 얻어서 내 글을 아끼는 사람을 만나는 것도 좋지만, 꾸준히 쓰는 루틴 자체가 더 소중한 본질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은 힘이 센 사람이 아니라, 오랫동안 무언가 하나를 바라보며 사색에 잠길 수 있는 자다. 자신을 견딜 수 있는 자가 강한 자다. 


어제보다 나은 글을 쓰려는 이유는 나의 발전만을 위해서가 아니다. 그저 자기 삶에서 미치도록 치열하게 살아가는 모든 분들에게 공평한 기회가 주어지기를, 찬란하게 빛날 수 있기를 소망하며 나는 글을 쓴다. 어제보다 오늘 좋은 글을 쓴다는 건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데 일조했단 증거다.






이 책을 읽으면서 혼자 간직하고 있던 '글쓰기 고민'의 실마리를 풀어낼 답을 얻을 수 있었다.


브런치에 글을 발행하면서 독자를 생각하며 글을 쓰는 단계에 도달하지 못해 고민이었다. 나 자신을 위해 쓰는 것만 같고, 자기중심적인 글로 보일 수 있겠다는 느낌을 받아서 가끔 의기소침하다.


에세이라고 생각하고 글을 쓰지만 일기와 다를 게 뭘까? 싶기도 했다.


저자는 이렇게 답해 주었다. "하루에 한 번 쓰면 일기지만, 24시간 내내 쓴다면 글이다."  방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결과가 아닌 과정에 대해 쓰기,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에 대해 쓰기, 계획이 아니라 했던 일에 대해서 쓰기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또 저자는 이렇게 강조했다. "자신의 브랜드를 갖고 싶다면 일기부터 시작해야 한다. 일기보다 좋은 내면과의 대화는 없다. 일기부터 치열하게 쓰자! 그 안에 당신을 위한 모든 기적이 존재한다.


글 한 편을 발행하는 데 보통 정성과 고민의 시간을 충분히 들이는 편이다. 하루 내내 틈틈이 쓰고 고친다. 저자의 말대로 일기는 아닐지도 모르겠다. 저자는 일기여도 괜찮다고 응원해 준다. 그래서 유독 이 조언이 글쓰기 고민에 도움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고 기억하고 싶은 저자의 조언이 하나 더 있어 내용을 공유하고자 한다.


글을 잘 쓰는 것은 그리 대단한 일이 아니다. 글'도' 잘 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글이 전부가 아닌 삶을 살아야 한다. 자신의 글을 삶에서 '실천'하라는 말이다. 그래야 당신이 쓴 글이 아름답게 완성된다.





80권의 책을 낸 저자의 글쓰기 노하우와 진심 어린 조언이 담긴 책이었다. 제목 그대로 글이 어떻게 삶이 되는지 엿볼 수 있다.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취향의 문장을 적어도 하나 이상은 충분히 발견할 수 있을 것 같다. 글쓰기에 고민이 있는 분들이 읽어보면 좋을 책으로 추천한다!






당신이 글을 쓰고 싶다는 것,
그만큼 자기 인생을 조금 더
잘 살고 싶다는 증거다.
쓰는 만큼 우리는 더 나은 인간이
되는 법이니깐.

보고 듣고 깨달은 모든 것을
글로 쓰는 삶을
자신에게 허락하라.

-작가 김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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