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공무원을 꿈꾸는 사람이다.
그렇기에 소방학개론이라는 책을 공부해야 한다.
그중에서 제일 맨 끝 챕터의 주제인 재난관리에 관한 것을 다뤄보려 한다.
재난 특성은 크게 누적성, 불확실성, 복잡성, 인지성으로 나뉜다.
누적성, 불확실성, 복잡성은 어렴풋이 어떤 말을 할지 감이 잡혔다.
재난은 뜻밖의 사고가 아닌 일련의 배양 과정을 통한 누적성에 의해 발생한다.
맞다. 지질의 자그마한 움직임이 쌓이고 쌓여 화산이 폭발하거나 해일이 발생하는 거처럼 재해는 그냥 일어나지 않는다. 또한 불확실해 대응하기가 까다롭고 복잡한 작용으로 여러 이유가 얽혀 일어난다.
근데 인지성?? 이게 궁금했다.
인지를 잘 못하는 영역이란 뜻인가..?
아니었다. 바로 무슨 말이냐면.
재난의 객관적인 사실과 주관적인 인지의 불일치 등으로 표현된다고 한다.
더 자세히 풀어쓰면 동일한 재난을 재난관리자는 단순한 '기술적인 사고'로 여기는데 비하여 그 재난의 피해자는 '대재앙'으로 인식하는 것이 그 예란다.
말 그대로 직접 재난을 당해본 사람과 그저 재난을 보고 관리하는 관리직의 사람이 생각하는 재난 피해의
공감성은 하늘과 땅을 넘어 땅과 우주의 차이라는 것이다.
이 모순이 재난이 아닌 우리의 일상에서 아주 숨 쉬듯이 뻔하게 이뤄지고 있다.
장애인의 교통 편리의 미흡한 부분들이나 고용인과 피고용인의 이해 충돌 혹은 의료진의 안일한 대처 등등 무수히 자신의 입장만 고려한 나머지 타인의 공감에 무감각해지는 순간들을 볼 수가 있다.
소방관은 감정적이지 않아야 임무에 도움이 된다고 현직자들은 입을 모아 얘기를 한다.
바로 곁에 있는 아버지께 여쭤봤는데 아버지도 답이 똑같으셨다.
그 이유는 워낙 많은 변수가 일어나는 현장에서 감정적이게 되면 선택할 수 있는 유연함이 대폭 감소하고 대응 이후의 현장의 트라우마가 심각하게 남아 다음 임무에 집중을 못하게 된다는 게 그 이유다.
들어만 보면 정말 맞는 말이다.
하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각자가 속한 업무 현장이나 해야 할 일에 대해서는 냉정한 이성이 도움이 되는 건 맞지만,
그런 일의 형태가 온전히 냉정한 이성의 생리로만 이뤄지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이 든다.
타인의 고통이나 불편함, 문제에 공감을 해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내가 책임감이 생기고 진심이 담겨
사고의 현장이든 직장인의 사무실의 현장이든 건축의 건설 현장이든 그 어떤 업무의 현장이라도 올바른
이성적인 냉정함이 짙게 발현된다 생각한다.
그저 저 사람은 내게 재화를 제공했으니 난 해주는 것뿐이라 하면
분명 그 사람을 위한 일에 대한 마무리나 더 나은 방법을 모색할 의지와 열정이
공감성에 기반할 때보다 부족할 거라 자부한다.
예를 들면 차량 사고에서 그냥 사람만 구하면 되는 거 아닌가 그저 악화가 되든 말든 구명만 하면 되기에
사고가 난 차에서 그대로 끄집어내는 거랑 구조대상자의 고통이나 예후까지 생각하여 구할 때의 구조대상자의 만족감은 천지차이일 것이다.
다시 재난의 인지성으로 돌아가면 재난관리자는 주로 국가 기관에서 재난 분야를 맡은 정책 결정자나 관리자들일 것이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말끔한 곳에서 주로 사고가 나는 것들을 화면이나 유선이나 서류로 전달받을 것이다. 화면이 그나마 상호 교류가 되는 매체임에도 과연 그 현장에서 생지옥을 맛보고 있는 사람들의 고통을 알 수가 있을까? 알려고 하는 의지라도 있으면 다행이다 실상은 공감조차도 못하고 그저 내 자리가 위태로울까 봐 의도적으로 피해를 줄이려 하거나 추후 사후 평가 때 질타를 안 받을 궁리만 하고 있다는 게 다수라 한다.
현직자도 아닌 내가 이렇게 쓰는 게 현직자들 입장에서 아니꼬울 수 있다.
물론 내가 직접 보진 못했다. 하지만 국민의 입장에서는 늘 아쉬운 결과들이 많았다.
소방관이 되기 전엔 나도 국민이기에 아쉬운 입장이 더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 아쉬움이 내 눈엔 오늘 재난 파트에서 배웠던
인지성 즉 공감 척도의 부족 때문이지 않을까 한다.
내가 사는 곳이 불안정하다면 내 집이 불타고 있다면 내 자식이 수술을 받아야 한다면
그 지역의 의원들이나 소방관이나 의사들은 과연 재화를 받은 대가 정도로만 서비스를 행사할까?
완전한 그 사람이 되라는 게 아니다. 당연히 될 수가 없다.
하지만 계속 의식적으로 타인의 고통과 문제점에 우린 공감하며 진정으로 도울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공무원이라면 말이다.
소방공무원이 존경하는 공무원 1위란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아마도 자기의 목숨을 잃을지도 모르는 현장에서도 타인의 위험에 공감을 하여 뛰어들기에 그렇지 않을까 한다.
하지만 소방관뿐만이 아닌 일반 행정직서부터 국회의원까지 그 모든 공직자들도 국민의 민생과 고통에 좀 더 진실된 공감을 하며 일을 한다면 분명 존경과 명예를 얻으며 이 세상은 국민들 각자의 마음에 볕이 드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