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문학만 읽는 건 아니다
비문학 읽기의 해로 정했지만, 에세이는 후루룩 읽기 편하니 쉽게 손이 간다. 이번 책 제목은 "붙들고 올라가기"다. 설 연휴에 읽었다. 이 책은 윤준가 작가님께 나눔 받았다. 2022년에 나온 책이니 신간은 아니며 책 홍보도 아니다.
주신 분이 작업한 책이긴 하다.
윤준가 작가님은 올해 외주출판인모임의 회장님이 되었다. 누군가 그를 추천하자, 그는 "나는 좌빨이니 그건 알아두라" 했고 거기 분위기는, "그럼 준가 님이 회장 합시다"였다.
아무튼 회장이 된 준가님은 얼마 뒤 회원들끼리 나눔 활동을 해보자고 제안했다. 준가님이 내놓은 물건은 책이었다. 나는 분위기도 띄우고(응?), 서로 갖겠다며 가위바위보하는 분위기도 만들고 싶어서 이것저것 달라고 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책 욕심 내는 사람이 없어서 무안하게도 책 두 권이 내게로 왔다. 그중 한 권이 이 책 "붙들고 올라가기"다. 책의 부제는 '슬픈 몸치의 운동 격파기' 운동과 거리가 멀던 사람이 운동을 '시도'하고 즐거움을 알아가는 과정을 적은 에세이다. 작가는 클라이밍과 야구를 한다.
나 역시 몸치다. 운동도 시작했다 금방 그만두고 그런다. 작가의 말에 고개 끄덕여 가며 부담 없이 읽었다. 설 연휴에 연구보고서 보는 일을 했다. 보고서 읽다가 에세이를 읽어서
술술 잘 읽히고 귀에 쏙쏙 들어왔다.
그런데... 내게 뭔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시도하다 마는 일이 운동뿐만은 아닌 것 같다. 뭐든 붙들고 올라가 보는 경험을 나는 얼마나 하고 있을까. 설날이니 마음을 새롭게 하느라 그랬을까. 벽을 탈 수 있는 작가가 부러워서 그랬을까. 읽고 나니, 운동도 운동이지만 무언가 꼭 붙들고 싶은 일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붙들고 올라가 보자.
아래는 책 속에서 퍼왔다.
프리랜서로 일할 때는 다음 일을 따내기 위해 '기대 이상'을 해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렸다. 100만 원을 받으면 105만 원어치를 한다는 각오를 다졌다. 그러지 못하면 다음 밥벌이가 없을 거라는 위기감이 나를 짓눌렀다. 누군가가 나를 평가하는 것만큼 나 스스로를 평가하는 데도 익숙했다. 일을 좋아했고, 일에서 성과를 내고 싶어 했던 성격도 한몫했을 터다. p. 18
나이 마흔에 하는 진로 고민은 고려할 게 많았다. 다시 원하는 일자리를 찾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아이를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 그만두고 나서 후회할지 모른다는 걱정에 나는 떨어지지도, 올라가지도 못한 채였다. 이렇게 매달려만 있으면 힘이 다 빠져버린다는 걸 알면서도. p. 98
남들보다 느리면 남들보다 더 해야지 별수 있나. 나도 모르던 재능이 숨어 있는 천재이길 바랐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내가 알던 그대로의 나인걸. p. 1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