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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UX Gas Writing

<6번째 UX 라이터로 살아가기 '끝'>

|UX 라이팅| 아직 끝나지 않아요

by 글쓰는개미핥기

0. 지난 11월 8일, 6번째 UX 라이팅 컨퍼런스를 무사히 '끝'마쳤어요. 약 3년 동안 진행해 온 컨퍼런스로, 애정이 많이 담긴 행사라고 할 수 있죠.


3년 전 국내에 UX 라이팅은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았어요. 대부분은 '무엇인지' 언뜻 알고 있을 뿐이었죠. 하지만 명확한 그림은 계속 그려지지 않았어요. 속으로는 '이거 같은데?', '저거 같은데?', '이렇게 하면 될 것 같은데?'라는 생각뿐이었죠.


저는 현업 UX 라이터였음에도 그 방향성에 항상 물음표를 가지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 누구도 함께 할 사람이 없었고, 정보를 쉽사리 물어볼 대상도 없었고, 어떤 질문에든 특정한 답을 내려줄 사람도 없었죠.


1. 그러다가 '답답하면 니들이 뛰던가'라는 기성용의 명언을 마주하게 돼요. 마침 싸이월드가 갑자기 뜬다 만다 해서 여러 짤방이 돌던 때였거든요. 그걸 마주하자마자 '그러면 내가 직접 해봐야지'라는 생각이 떠올랐던 거죠.


처음 시작은 아직 국내에서는 누구도 알려주지 않는 UX 라이터 대가가 되는 방법을 찾다가 답답해서, '내가 직접 해봐야지'라는 마음이 가장 컸어요. 마치 '답답하면 니들이 뛰던가'와 같은 거였죠.


생각보다 시작은 쉬웠어요. 벤치마킹할 수 있는 '컨퍼런스 대상'이 제 경험 속에 녹아있었거든요. 바로 '대학의 학회'였어요. 저는 학회에 갈 때마다, 담당자가 되어 일을 처리할 때마다, '공감대'를 기반으로 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거든요.


그래서 멋있는 이름보다는 막무가내로 컨퍼런스 이름을 지었던 것 같아요. 그냥 'UX 라이터로 계속 살아가고 싶으니까', 'UX 라이터로 살아가기'라고 하자고 했네요. 나름 정체성을 담아놓은 네이밍이라 마음에는 들지만, 막상 지금 돌이켜보니 웹툰 <템빨>의 국가 이름 '템빨국' 같은 이름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2. 컨퍼런스 연사 섭외는 또 어떻고요. 연사를 섭외하는 방법은 간단한데, 들이대는 거예요. '혹시 이거 할 건데, 해주실 수 있나요?'라고 말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대략적인 일정'과 함께 섭외 내용을 전달했고요. 문제가 무엇인지 아세요? '대략적인 일정'만 정하고 연사를 섭외했다는 사실이에요.


지금도 그렇지만, 항상 연사를 섭외하고, 일정을 정하고, 그 날짜에 맞춰 대관을 알아보고 있거든요. '일단 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이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어떻게든 되긴 하더라고요.


이 방식은 스타트업을 창업했을 때 하던 방식이에요. 머뭇거릴 시간에 행동 하나라도 하면 '적어도 한 개 이상의 결과물'이 나오거든요. 그게 저는 마음에 들어서 지금까지 이 컨퍼런스를 하고 있는 것 같아요.


3. 그렇다고 연사 섭외 시 아무런 계획이 없는 것은 아니에요. 대략적인 분위기, 방향성을 정하고, 그에 해당하는 연사들을 찾아나서거든요. 미리 컨택해서 가능한지 여쭤본다거나, 함께 할 수 있는 상황인지, 주변분들에게 여쭤본다거나 하는 방식이죠.


이 방식이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를 많이 고민해요. 지금도 하고 있죠. '다음 연사는 누구를 섭외하지?', '다음 주제는 무엇으로 하지?', '다음 행사 장소는 어디로 하지?' 등을 말이에요.


4. 그러다 보니 우리는 자연스럽게 피봇팅을 고민하게 됐어요. 1년에 2번 있는 행사가 나름 커져서, 준비하는 시간이 많이 들게 되었거든요. 물론 우리는 효율적으로 업무를 분배하고 진행해서, 단 한 번도 만나지 않고 많은 논의를 이어나가지만, '관성적으로 컨퍼런스를 운영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내면의 의문이 생긴 거예요.


5. 그래서 우리는 '일단 끝'마치고자 합니다. '우리끼리' 하는 이 행사를 말이에요. 다만, Index UXer라는 팀이 끝나고, UX 라이터로 살아가기 컨퍼런스가 끝나는 것은 아니에요. 다각도로 고민해서 행사를 자잘하게 쪼개거나, 더 크게 늘리거나 하는 방식을 고민할 거거든요. 예를 들어 'Spin Off'를 꿈꾸는 거죠.


6. 그 테스트를 위해 6번째 행사는 4팀의 연사를 섭외했지만, 실질적으로는 3개의 세션으로 나뉘어져 있어요. 큰 틀은 AI, 그리고 그 안에는 '로컬라이제이션', 'AI와 UX 라이팅 가이드라인', 마지막으로 'UX 라이터로 직무 전환하기'가 있죠. 한 번의 큰 행사였지만, 자잘하게 나누면 3번의 행사로 나눠서 진행할 수 있는 소재라고 할 수 있는 거예요.


7. 앞으로 우리는 이와 같은 방식을 어떻게 소화해낼지, 어떻게 꾸려나갈지를 좀 더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해요. 길지는 않을 거예요. 내년 봄이 되겠죠. 일반적으로 우리가 행사를 이끌어가던 때처럼 말이에요.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다만, 길지는 않을 거예요. 우리는 고민하는 시간보다 일단 행동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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