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머리가 그렇게 싫은가?

자연스러움이 퇴색되는 시대...

by 유진

오늘 아침 줌 영어 수업을 하는데 60이 넘은 언니의 머리가

하얀 부분이 있었다. 염색할 타이밍을 놓쳤다고 하더라.

해야 하는데 못하고 있다고...

참고로 난 반백이 되어가고 있다.

뭐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30대가 좀 넘어서 티브이에 백발머리의

여성들이 나오면 머리 색이 참 이뻐 보였었다.

그 영향인지 아니면 미용실을 가기 싫어하는 나의 귀차니즘

성향 때문인지 1년 정도의 염색을 끝으로 염색하는 걸 포기했다.

그 뒤로 수많은 질문들이 따라오더라.

'왜 염색을 안 하냐?/예쁘게 꾸미고 좀 다녀라./

그렇게 다니면 남편 욕먹는다/ 할머니같이 그게 뭐냐?/

나이 들어 보인다. 등등 이런 말들을 정말 끊임없이 들었던 거 같다.

그런 말들을 들을 때마다 드는 생각은 단 하나.

'그게 그렇게 중요한 일인가?'

그런 생각을 하며 그냥 무시하고 지내왔다.

그러다 아침에 염색이야기가 나왔고 내가 아버님과 안과를 갔을 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한 할머니께서 진료를 받으시고 백내장 수술 예약을 접수대에서

하고 있었다. 간호사분이 수술과 수술 이후 관리에 대해 이것저것

설명을 해주시는데 할머니께서 물으셨다.

"그럼 염색은 언제 할 수 있는데?"

"할머니 염색은 한 달 넘어야 하실 수 있어요."

"그럼 안되는디~ 염색 안 하면 어떻게 한디~?"

"염색하시면 안 돼요~"

할머니께서 시무룩 해지시더라.

그 할머니 나이 80이 다 되어 가고 계셨는데....


또 내가 아는 이모 한 분은 나를 만날 때마다 물어보신다.

"넌 왜 염색 안 하냐? 머리 염색하면 간지럽냐?"

하고 물으신다. 일부 맞는 것도 있기에 "네~"하고 대답한다.

그럼 이모가 그런 신다. "난 간지러워도 병원 가서 주사 맞으면서 염색해야~"

그때 든 생각은 딱 하나. '흰머리가 그렇게 싫은가?'


40이 넘은 내 나이대의 사람들의 90%로는 염색을 한다.

더 젊어 보이고 싶은 마음이 커서 그런 것도 있을 테고

남들 의식하느라 염색을 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도 있을 거다.

염색해서 젊어지는 건 좋은데 내 몸이 안 좋아지는 건 생각을 안 하는 것 같다.


나이를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늙어가는 게 나만의 바람이어서 그럴까?

세월이 가면 세월 가는 대로 놔두는 것도 나쁘진 않은데...


문득 나의 흰머리가 언제쯤 완성이 될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