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생각의 틀

먹고살기

by 한동엽

생애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다녀와봤다.

누군가에겐 이미 경험해 봤던 것, 아직 못해봤던 것일 수도 있다.


다녀온 곳은 우리나라와 어순이 비슷한 일본이었다.


타국의 문화를 몸소 체험해보고 싶다는 것은 꼭 한 번 해보고 싶었던 일이었다.

우리나라에서 걸어 다닐 때와 다르게 쓰여 있는 간판의 언어들과 생활방식들을 경험해보고 싶었다.


신박하다고 느꼈던 것은 패스트푸드 매장에서 햄버거를 시켰을 때 점원 분께서 '점내에서 드실 건가요?'라고 해서 순간 당황했었다. '점내'라는 말은 한국에서는 잘 쓰이지 않고 '매장'이라는 말을 쓰기 때문이다.


해외여행을 다녀오고자 하는 목적은 그 외의 것들도 있겠지만, 내가 평소에 쓰던 언어가 아닌 다른 언어를 접하게 되며 그들의 사고방식과 문화 등을 의도치 않게 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외국어를 접할 때마다 생각나는 것은 '사피어-워프 이론'이다.

언어가 사고방식을 결정한다는 이론이며 그 바탕에 따라 문화적인 이해가 해당 국가의 언어 이해도와 비례한다라는 연구도 있다고 한다.


내가 느낀 일본어는 차분하고 존중하려는 조용한 느낌이 있었다. 자신을 표현하는 말인 '보쿠', '오레' 그리고 부드럽게 표현할 수 있는 '와타시'가 있으며, 휴식을 취하러 갈 때에도 '유쿠리', '도조' 등 상대방에게 편함을 나타내는 말들과 때에 따라 쓰이는 다양한 인사말들 '오하요', '오야스미', '곤니치와', '곤방와', '사요나라', '도모' 등이 있었다.


그러한 단어 속에 묻어 나오는 사람들의 배려 방식에 대해 탐구해 볼 수 있었다. 일본의 문화가 형성되며, 이러한 다양한 표현들이 어떻게 나왔을까에 대한 짐작도 해보게 된다. 근현대 한자어가 탄생한 메이지 유신 등 계기를 통해 비롯되는 것 같다. 또한 일본은 서양의 문화를 우리나라보다 빨리 받아들였기에 가타카나를 통해 영단어가 일상생활 속에 한국보다 많이 침투되어 있다.


여담으로 한자라는 글에도 이야기할 것이 많다. 우리도 한자를 쓴 적이 있지만 지금은 보조어로 사용하게 된다. 중국과 일본은 한자를 사용하게 되는데, 이로 인한 쓰거나 읽지를 못하여 한국보다 비교적 문맹이 많다. 허나 한국도 문맹률이 적을 뿐이지 문해력 쪽을 보게 된다면 한중일 모두 비슷할 것이다. 예시로 어려운 한자단어가 한글로 음이 표기되어 읽을 수는 있지만, 정작 그 한자의 뜻을 파악하지 못해 이해하고 넘어가지 못하는 것이다.


이렇게 한국어도 제대로 못 알아듣는 상황이 발생한다는 것은 아까 언급한 문화적 이해가 바탕으로 비롯되는 것 같다. 계속해서 생기는 신조어를 비롯하자면, 그 세대의 문화와 시대적 흐름에 따라 사건이 발생되거나 그들만의 관념을 설명할 수 있는 적절한 단어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새로 표현되는 단어나 기존에 쓰이던 단어가 다르게 쓰임을 발견할 수 있을 때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 흐름의 전반적인 과정을 놓치고 있을 경우가 높다.


문해력이 점차 세대를 거듭하며 낮아지는 이유도 뉴미디어가 급격하게 발전하는 과정에 요즘은 영상을 시청하는 것에 익숙하여 비주얼 스토리텔링을 읽어내는 것은 쉽겠지만, 신문과 같은 글이 적힌 매체들을 접할 기회나 좋은 대체 방안이 생기다 보니 생기는 사회 현상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나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수단과 적절한 단어 선택들이 결국엔 우리가 접한 사회문화에 매우 밀접하게 관련이 있으며, 그 공동체가 쓰이는 단어를 따라 하다 보면 같이 생각을 향유하게 되는 현상이 벌어지지 않을까.


말은 생각을 변화시키고 생각은 인생을 변화시키듯이 우리 일상생활에서 단어들을 어떻게 사용하고 표현하는 게 중요할 듯싶다. 기존에 내가 알던 '평범한 인생'이라는 단어에서 벗어나 표현을 풍부하게 한다면, '평이하면서도 희로애락이 있는 인생'이라는 표현을 통해 조금 더 인생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방법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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