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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면 펼쳐지던 마법의 지도

외갓집, 그곳에서 나는 풍요를 배웠다

by 나의글정원 aka 매필정


기다림의 계절, 외갓집으로 향하는 길


해마다 여름방학이 시작될 즈음이면, 내 마음은 이미 저 멀리 외갓집으로 달려가곤 했습니다.

초록빛 들판과 재잘거리는 시냇물, 그리고 언제나 맛있는 냄새가 가득했던 그곳.

외갓집은 나에게 단순한 외할머니 댁이 아니라, 일 년 내내 손꼽아 기다리던 마법의 왕국이었죠.

나와 사촌 동생들이 모두 모여 떠들썩하게 여름을 보내던 그곳은, 우리에게 단 하나뿐인 여름방학의 목적지였습니다.



외갓집, 그 자체로 하나의 세계


내가 기억하는 외갓집은 동네에서 가장 크고 넓은 집이었습니다.

특히 뒤안이 얼마나 넓던지, 동네 아이들이 모두 모여 숨바꼭질을 하며 깔깔대며 뛰어다녔죠.

커다란 감나무 그늘 아래에는 평상이 서너 개 놓여 있었고,

곳곳엔 복숭아나무, 배나무, 대추나무 같은 과일나무들과 봄이면 빨갛게 고개를 내미는 딸기 열매,

그리고 부추며 원추리 같은 나물들이 지천으로 자랐습니다.

마을 사람들까지 모두 모여도 비좁을 틈이 없을 만큼, 정말이지 어마어마하게 넓은 뒤안이었지요.


그런 외갓집은 단순히 크고 넓은 집이 아니라, 마을 전체의 중심지이기도 했습니다.

외할아버지가 마을 이장을 지내셔서 동네에서도 가장 잘사는 집으로 알려져 있었고,

이웃 마을 사람들까지 점심을 먹으러 올 만큼 북적이는 곳이었죠.


특히 그 넓은 뒤안은 마치 마을 공동의 마당처럼 쓰였고,

평상 위에는 늘 어른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했습니다.



뒤안 가득 피어나는 풍요, 여름밤의 축제


외갓집에 도착하면 곧바로 뒤안으로 달려갔습니다.

뒤안은 우리들의 작은 낙원이자 마을 공동의 부엌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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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나의글정원 aka 매필정'입니다. 상담, 교육, 사회복지 현장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들과 경험을 통해 '나와 너, 우리 모두의 성장과 치유'라는 주제로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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