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새벽일기 May 11. 2023

비 오는 날의 속초

약 한 달 전쯤 5.5(금)~5.7(일) 속초여행을 계획했다

그 간 갑자기 날이 더워지고 벚꽃잎이 떨어져서,  성큼 여름이 온 듯했다

그러나, 이렇게 해가 내리쬐던 날이었지만 일기예보로는 5.4일 밥부터 돌풍을 동반한 폭우가 내리고 전국에 비가 내린다고 하였다.

그렇다. 언제부터인가 내가 여행 날짜를 잡으면, 딱 그날부터 비나 눈이 오기 시작했다.

올해인가? 3월에는 몇 년 만에 오는 눈도 왔었다

이번에도 역시나 하루 전부터 비가 오기 시작했다

가는 날은 차가 막힐 것을 예상해서, 새벽 7시쯤 출발에서, 원주 둘째 딸한테 들려서, 그럭저럭 속초에 도착하니 12시 이전이라, 점심 식사를 하고 숙소에 들어갔다.

다행히, 잔잔한 비가 오지만 폭우가 오지 않음을 위안 삼았다

속초는 마지막으로 온 게 작년이었지만, 거의 20여 년 매년 온 지역이라,  습관처럼 들리는 속초중앙시장에서 만*석 닭강정, 새우튀김, 감자전 등등 사서 숙소로 갔다

다음날에도 예보대로 하루종일 비가 내렸다

 저녁에 비가 그치고 나서야, 느릿느릿하게  검색해 둔 식당에 가서 생선구이와 전복해물뚝배기를 먹었다.   우리는 나온 김에 근처를 구경 다니기 시작했다

비가 온 후여서 그런지 공기가 시원했다

동명항에서 멀리 보이는 속초 시내도 보고, 동명항 성당, 방파제를 걸었다

속초는 아무런 연고는 없지만 퇴직 후에도 이곳에 살고 싶다.

이곳은 신혼 초부터 오기 시작해서 아이들 어렸을 때, 그리고 아이들이 커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치어 대학교가 된 지금 늘 해마다 1~2번은 속초로 여행을 왔었다

어쩔 때는 정동진으로, 때로는 바닷가에서  1.1일 해돋이를 보기 위해, 또는 설악산으로,  백담사로~ 이곳저곳 다니며 먹고 구경하곤 했다

여기저기 지나갈 때마다 예전 추억이 툭툭 떠오른다

살며시 눈물이 난다.

누군가, 나이가 들면 추억을 먹고 산다고 했던 것 같다

20대나, 30대에도  그때 그때 하고 싶은 것만 생각이 났었는데, 50대 인 지금은 특별히 먹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없다. 

그저 습관적으로 여기저기 편하게 다니곤 한다 

나도 모르게 떠오르는  추억을 느끼게 된다

불과 얼마 전까지도 이렇지 않았는데~

나도 정말 나이를 먹어가는 거 같다.  요즘 들어 인생은 한번이라는 말이 너무나 맞는 것 같다.

옆에 있는 딸은 당연한 말을 왜 하냐고 하는데, 그냥 머리로 아는 게 아니라 정말 온몸으로 느끼게 된다

지나고 나면, 또 오늘을 그리워하겠지~




작가의 이전글 주말행 딸의 기숙사로의 출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