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 기본소득이 답이다

4장 한국의 선택

by 한시을

15화: 실행 가능한 로드맵


스마트폰을 만든다고 생각해 보세요.


처음에는 "터치로 조작하는 전화기"라는 아이디어만 있었어요. 하지만 실제로 아이폰이 나오기까지는 수년간의 치밀한 계획이 필요했죠. 시장 조사, 기술 개발, 부품 조달, 생산 설비, 마케팅 전략... 모든 것이 단계별로 준비돼야 했어요.


기본소득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국민에게 기본소득을 준다"는 아이디어는 좋지만, 실제로 구현하려면 체계적인 로드맵이 필요해요.


다행히 우리는 맨손으로 시작하는 게 아니에요. 이미 5년 이상의 지자체 실험 경험이 있고, 세계 각국의 사례도 참고할 수 있어요. 마치 스마트폰을 만들 때 기존 휴대폰 기술을 바탕으로 했듯이 말이에요.


그렇다면 한국형 기본소득은 어떤 단계를 거쳐 현실이 될 수 있을까요? 실제 경험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현실적인 로드맵을 그려보겠습니다.


1단계: 사회적 합의 확산 (현재~2026)


스마트폰도 처음에는 "정말 필요할까?"라는 의구심이 많았어요. 하지만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편리함을 경험하면서 필수품이 됐죠.


기본소득도 사회적 합의가 먼저 이뤄져야 해요. 다행히 이미 상당한 진전이 있어요.


2024년 한국갤럽 조사에서 기본소득 찬성률이 62%로 나타났어요(1). 특히 20-30대에서는 70% 이상의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어요. 이는 5년 전 40% 수준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예요.


지자체 실험들의 성과가 이런 변화를 이끌었어요. 경기도 청년기본소득 참여자 만족도가 85%에 달하고(2), 성남시 청년배당도 비슷한 결과를 보여줬어요(3).


앞으로 필요한 것들:


성공 사례 확산: 현재 운영 중인 지자체 프로그램들의 성과를 더 널리 알리고, 다른 지역으로 확산시키는 것.


세대별 맞춤 소통: 기성세대들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친근한 설명. 13화에서 다뤘던 솔직한 의문들을 계속 풀어나가는 것.


정치권 논의 활성화: 여야를 막론하고 기본소득에 대한 건설적 논의가 이뤄질 수 있는 환경 조성.


2단계: 지자체 실험 확대 (2025~2027)


아이폰도 처음부터 전 세계에 출시된 게 아니에요. 미국에서 먼저 시작해서 성과를 검증한 후 다른 나라로 확산됐죠.


한국도 지자체 실험을 더 확대하는 단계가 필요해요. 현재 경기도, 성남시 등에서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모델들을 다른 지역으로 확산시키는 거예요.


현재 상황: 2024년 기준으로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상당수에서 청년 대상 기본소득 또는 유사 제도를 운영하고 있어요(4).


확대 방향들:


대상 연령 확대: 청년(24세)에서 시작해서 점진적으로 다른 연령대로 확대. 예를 들어 65세 이상 노인, 18세 이하 아동 등.


지역 범위 확대: 성공적인 광역자치단체 모델을 기초자치단체에서도 도입. 시·군·구 단위 실험 활성화.


지급 방식 다양화: 현금뿐만 아니라 지역화폐, 바우처 등 다양한 형태로 실험.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 검증.


기간 연장: 기존 1-2년 단기 실험에서 3-5년 중장기 실험으로 확대. 장기적 효과 측정.


3단계: 법적 기반 마련 (2026~2028)


스마트폰 보급을 위해서는 통신법, 전파법 등 관련 법규 정비가 필요했어요. 기본소득도 법적 기반이 있어야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어요.


필요한 법적 조치들:


기본소득법 제정: 기본소득의 정의, 대상, 지급 방식, 재원 조달 등을 규정하는 기본법 제정.


사회보장기본법 개정: 기존 사회보장제도와 기본소득의 관계 정리. 중복 방지 및 통합 방안 마련.


지방자치법 개정: 지자체가 기본소득을 시행할 수 있는 법적 근거 명확화.


개인정보보호법 정비: 기본소득 지급을 위한 개인정보 활용 범위와 보호 방안 규정.


이미 일부 국회의원들이 관련 법안을 발의한 상태예요. 2024년 현재 기본소득 관련 법안이 5건 이상 국회에 계류되어 있어요(5).


4단계: 재정 시스템 구축 (2027~2029)


아이폰을 대량 생산하려면 공장, 생산라인, 품질관리 시스템이 필요했어요. 기본소득도 안정적인 재정 시스템이 뒷받침되어야 해요.


재정 준비 방향들:


기존 복지 예산 통합: 현재 337조 원 규모의 복지 예산을 기본소득 중심으로 재편(6). 중복되는 제도들을 정리하고 행정비용 절약.


새로운 재원 발굴: 12화에서 본 것처럼 다양한 방안들을 검토. 다른 나라 성공 사례를 참고해서 한국 상황에 맞는 방법 도출.


단계적 재원 확보: 처음부터 전 국민 대상이 아니라 특정 연령대나 계층부터 시작해서 점진적으로 확대. 재정 부담 최소화.


기금 운용 시스템: 알래스카 영구기금처럼 안정적이고 투명한 기금 운용 체계 구축(7).


5단계: 기술 인프라 완성 (2028~2030)


한국의 가장 큰 장점은 세계 최고 수준의 디지털 인프라예요. 이를 활용하면 다른 나라보다 훨씬 효율적인 기본소득 시스템을 만들 수 있어요.


기술 구현 요소들:


통합 플랫폼 구축: 정부 24, 민원 24 등 기존 디지털 정부 시스템을 활용한 기본소득 통합 플랫폼.


자동 지급 시스템: 별도 신청 없이 자동으로 계좌에 입금되는 시스템. 주민등록, 국세청 등 기존 데이터베이스 연계.


실시간 모니터링: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정책 효과 실시간 분석. 부정 수급 방지 및 제도 개선에 활용.


모바일 서비스: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 기존 핀테크 서비스와 연계한 편리한 사용 환경.


한국의 전자정부 역량은 세계 1위 수준이라서(8), 이런 시스템 구축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돼요.


6단계: 시범 도입 (2029~2031)


아이폰도 정식 출시 전에 베타 테스트를 거쳤어요. 기본소득도 전국 시범 도입 단계가 필요해요.


시범 도입 방안들:


지역별 시범: 특정 광역자치단체를 선정해서 전 연령 기본소득 시범 도입. 세종시처럼 규모가 적당한 지역이 적합할 수 있어요.


연령별 시범: 특정 연령대(예: 만 25-34세)를 전국적으로 시범 대상으로 선정. 경제활동 인구 중심 실험.


직종별 시범: AI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제조업, 서비스업 종사자들을 우선 대상으로 실험.


기간 설정: 최소 2-3년간 시범 운영하면서 효과와 부작용을 면밀히 분석.


핀란드가 2017-2018년 2,000명 대상으로 시범 실시했던 것처럼(9), 한국도 비슷한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어요.


7단계: 전면 도입 (2031~)


마침내 전국민 기본소득 시대가 열리는 단계예요.


전면 도입 고려사항들:


점진적 확대: 시범 도입에서 성과가 검증된 방식을 전국으로 확산. 한 번에 모든 것을 바꾸는 것보다는 단계적 접근.


지속적 개선: 운영하면서 나타나는 문제점들을 지속적으로 개선. 시스템 업데이트와 정책 조정.


국제 협력: 한국의 성공 사례를 다른 나라와 공유하고, 국제적 기본소득 네트워크 구축.


차세대 준비: AI 기술 발전에 따라 기본소득 제도도 계속 진화시킬 준비.


정치적 실현 방안


로드맵이 아무리 좋아도 정치적 추진력이 없으면 실현되기 어려워요.


필요한 정치적 조건들:


초당적 합의: 여야를 막론하고 AI 시대 대응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 경기도 청년기본소득이 정권 교체에도 불구하고 유지되고 있는 것처럼(10).


지방정부 선도: 중앙정부가 망설일 때 지방정부가 먼저 나서서 성과를 보여주는 것. 이미 여러 지자체에서 이런 역할을 하고 있어요.


시민사회 압력: 시민단체, 전문가 집단, 청년층의 지속적인 요구와 압력.


국제적 흐름: 다른 나라들의 성공 사례가 늘어나면서 한국도 뒤처질 수 없다는 압박.


경제적 준비 사항


재정 건전성 유지: 기본소득 도입이 국가 재정에 과도한 부담을 주지 않도록 신중한 설계.


경제 효과 모니터링: 소비, 투자, 고용 등에 미치는 영향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대응.


기업과의 협력: 기본소득이 기업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오히려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 모색.


국제 경쟁력 유지: 다른 나라와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지속적인 혁신과 개선.


성공 확률을 높이는 조건들


데이터 기반 접근: 모든 단계에서 철저한 데이터 수집과 분석. 추측이나 이념이 아닌 사실에 기반한 정책 수정.


투명한 소통: 국민들에게 진행 상황과 성과를 투명하게 공개. 신뢰 구축이 성공의 핵심.


유연한 조정: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올 때 고집하지 말고 과감하게 수정. 완벽한 제도는 없다는 인정.


국제적 학습: 다른 나라의 성공과 실패 사례를 지속적으로 학습하고 반영.


현실적 고려사항


시간이 필요해요: 전면 도입까지 7-10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돼요. 성급하게 추진하다가 실패하는 것보다는 차근차근 준비하는 게 중요해요.


완벽하지 않을 거예요: 처음부터 완벽한 제도를 만들 수는 없어요.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점진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자세가 필요해요.


저항도 있을 거예요: 기득권층의 반발, 예상치 못한 부작용, 국제적 변수 등 여러 장애물이 있을 수 있어요.


하지만 가능해요: 이미 우리는 상당한 경험과 역량을 가지고 있어요. 차근차근 준비한다면 충분히 실현 가능한 목표예요.


로드맵의 마무리


스마트폰이 처음 나왔을 때 "정말 성공할까?"라는 의문이 많았어요. 하지만 체계적인 준비와 단계적 실행으로 이제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 됐죠.


기본소득도 마찬가지예요. 지금은 새롭고 낯선 아이디어처럼 보이지만,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단계적으로 실행한다면 AI 시대의 필수 제도가 될 수 있어요.


중요한 건 시작하는 것이에요. 완벽한 계획을 기다리다가 기회를 놓치는 것보다는, 현재 가능한 수준에서 시작해서 점진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게 낫죠.


다음 회에서는 마지막으로 한국이 선택해야 할 길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제조업 강국에서 기본소득 선진국으로, 우리는 어떤 미래를 선택할 것인가요?


이 로드맵이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어떤 단계가 가장 중요하거나 어려울 것 같나요? 한국이 기본소득 선도국가가 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다음 회 예고] 16화(에필로그): "제조업 강국에서 기본소득 선진국으로" - 연재의 마지막 회입니다. 한국이 직면한 선택과 우리가 만들어갈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며, 과거 토지개혁의 사례를 통해 필리핀의 경고와 우리의 다른 길에 대해 마무리하겠습니다.


[용어 해설]

로드맵: 목표 달성을 위한 단계별 실행 계획

시범 도입: 전면 시행 전에 작은 규모로 미리 실험해 보는 것

초당적 합의: 정당을 넘어서 모든 정치 세력이 동의하는 것


[참고자료]

(1) 한국갤럽,「기본소득제 국민 인식 조사」, 2024

(2) 경기연구원,「청년기본소득 5년 성과 평가」, 2024

(3) 성남시정연구원,「청년배당 운영 성과 분석」, 2023

(4) 통계개발원,「지자체 기본소득 운영 현황」, 2024

(5) 국회,「기본소득 관련 발의 법안 현황」, 2024

(6) 보건복지부,「2024년 복지 예산 현황」, 2024

(7) 한국조세재정연구원,「알래스카 영구기금 운영 사례 분석」, 2024

(8) UN전자정부평가,「2022 전자정부 발전지수」, 2022

(9) 한국개발연구원,「핀란드 기본소득 실험 분석」, 2023

(10) 경기도,「청년기본소득 운영 현황」,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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