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2014년 싱가포르
II A Whole New LIFE∞SELF Univer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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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말.씽. 스쿠터 다이어리
나와 삶이 변화할 때마다 열리는 새 세상
♬ Imperial March – Star Wars : The Empire Strikes Back OST
멀쩡히 살아있는데 갑자기 영혼이 몸 바깥으로 나가 자신과 세상을 내려다보는 충격적인 경험을 한다면? 그것도 자아 발달이 거의 안 된 상태로. 나는 초등학교 때 급우들의 괴롭힘을 참는 과정에서 이런 임사체험을 했고, 그걸로 나를 외부 세상에 차단시켰던 내부 세계로부터 한 순간에 해방됐다.
일단 그렇게 자폐는 벗어났지만 그것은 심각한 후유증을 낳았다. 이번엔 반대로 근거 없고 넘치는 무한 자신감으로 겁 없이 세상과 맞서다가 좌절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 스스로 큰 상처를 입고 화가 난 것을 전혀 인지 못하는 가운데 나쁜 짓을 하고 남들을 괴롭히며 나를 세우는 도착성을 갖게 됐다.
20대에도 문제가 계속되자 난 아예 인생을 포기하고 여행사에 취업해서 1년 만에 푸켓으로 도피해버린다. 그런데 또 한 번 기적이 일어났다. 푸른 하늘과 바다에 치유되고 오토바이와 다이빙을 배우며 자신감을 찾으면서 이제 드디어 내가 꿈꾸는 무한을 향해 한 발 한 발 나아갈 수 있게 된 것이다.
* * *
그로부터 20년 후인 2014년, 내가 다시 푸켓에 돌아왔다. 전처럼 혼자에 가진 것 없이. 하지만 이번엔 현실 도피 아닌, 새로운 현실을 창조하기 위해. 감회에 젖을 여유도 없이 곧바로 계획했던 여행 준비에 돌입했다. 60만원에 꽤 괜찮은 중고 스쿠터를 샀고 트렁크 실을 프레임을 짜서 뒤에 달았다.
그리고 그걸로 두 번 장거리 투어를 했다. 첫번째는 대항해 시대를 상징하는 말레이시아의 역사 도시 말라카를 다녀오는 거였고, 두번째는 말레이 반도의 남쪽 끝 싱가포르까지 들어가는 오는 3,000km 여정이었다. 스쿠터를 타고 새롭게 만난 말레이 반도는 살 떨리는 처녀지, 거대한 미지의 세계였다.
여행사에서 일할 때 제일 잘 팔렸던 상품은 태말씽(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투어였다. 휴양 여행 정보업을 할 때도 태말씽은 최우선 콘텐츠였다. 그리고 이제는 순수 여행자로서 오토바이로 태말씽을 탐험한다. 나와 삶이 바뀔 때마다 새롭게 열리는 시공간. 지구를 무한 우주로 만드는 법을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