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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라클 Jun 19. 2023

여행은 나를 만나는 시간

여행

딸이 대학생 때이다. 

일본 원어로 된 만화책을 혼자 독학하면서 읽고 있다.

간호학이라는 공부를 하다가 머리를 식힐 겸 취미 삼아 하는 것이 일본어 만화책 읽기이다.

그러면서 직접 일본에 가서 좋아하는 만화책을 구입해 보고  작가를 만나고 싶다는 말을 줄곧 해왔다.

아르바이트를 해서 여행자금을 모아서 여행을 간다고 한다. 

나 또한 딸과 함께 가고 싶은 마음에 동행 하자고 했다. 혼자 보내기는 불안했던 것이다.

여행 경비 일부를 보태는 조건으로 우리는 함께 처음으로 일본자유여행을 가게 되었다. 

하지만 일본 불매운동이 국가적으로 민감한 시기였다. 

사지 않습니다. 가지 않습니다로 일본 불매운동은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취소하는 분위기였다.

딸은 어떻게 계획하고 준비한 것인데 하면서 낙심하고 있어 우리는 고민 끝에 조용히 다녀오기로 했다.

딸만 의지하여 일본이라는 곳을 여행한다고 생각하니 두려움과 설렘으로 마음속 감정을 느끼면서 비행기에 오르게 되었다.

일본에 도착하여 일본어로 대화하는딸이 신기했다. 

"엄마 내가 일본 사람과 직접 말을 했어." 라고 하면서 좋아했다. 

하지만 우리가 가고자 하는 방향이 아닌 반대로 가고 있었다. 

밤이 되어서 겨우 우리는 숙소에 도착하게 되었다. 

큰 캐리어를 끌고 도시를 헤매다 보니 다리도 아프고 편의점에서 도시락으로 때우고는 지친 몸을 안고 숙소에 도착하자 쓰러질듯했다. 

하지만 난 실수한  그 자체도 재미있고 딸과의 시간들이 행복했다. 

딸도 엄마와 있는 시간이 행복할까? 잠시 생각을 했다. 

딸은 늦게까지 잠을 못자고 있었다.  밤새 내일은 실수하지 않기 위해  꼼꼼하게 체크하고 있었다. 

아침이 되자 계획한 시간보다 빨리 출발했다. 

딸이 가고 싶은 큰 서점을  가기로 했다. 

일본에서 가장 큰 서점은 무사히 도착하였고 다양한 책들을 보면서 어떤 내용인지 글은 알 수 없지만 행복해하는 딸의 모습만으로 난 최고의 여행지였다.

다음날은 엄마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가자고 해서 몸의 휴식을 취하는 온천으로 가게 되었다. 

저녁에는 일본의 밤거리를 함께 거닐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여행에서 돌아와서 선물은 어느 누구에게도 주지 못하고 조용히 지내게 되었다.

딸은 혼자 계획하고 일본어를 현지인과 대화하고 가고 싶은 곳에서 좋아하는 일본 만화책을 구입한 것만으로도 가장 만족한 여행이라고 한다. 

이제는 혼자서 가고 싶다고 한다. 

난 낯선 곳에서 서로 의지하면서 함께한 소중한 시간이었다. 

딸의 행복한 모습을 보면 더불어 즐거웠고 우울해하면 나 또한 힘들었던 시간으로 주어졌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한 순간들이 더불어 내가 행복해진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여행은  다른 문화 다른 사람을 만나고 결국에는 자기 자신을 만나는 것이다는 한비야가 여행을 다녀와서 한 말이 생각난다.

딸과 함께 한 해외여행은 내가 삶에 어떤 것을 생각하고 살아야 되는지 알게 되었다. 

난 사람들이 행복해하는 일을 하고 싶고 성취감을 느끼게 해주고 싶은 것이다. 

여행은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가지고 세상을 보는 것이다.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되면서 작은 일에 연연해 하지 않게 되고 마음의 여유가 생기게 되었다.

여행을 생각하면 웃음이 절로 나오기도 하고 사람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따뜻함으로 채워지는 것을 느낀다.

나를 더 알아가고 싶은 마음에 이번에 더 멀리 떠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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