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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라클 Jun 23. 2023

문득 찾아온 손님

우울증

작은 오빠가 머릿속에서 나를 힘들게 붙잡고 있다.

중학교때 학교에서 야구를 하다가 야구공에 머리를 맞고 쓰러지게 되면서부터 인것 같다.

머리를 다치게 되면서 고등학교때는 불량학생처럼 나쁜 학생들과 어울리면서 부모님을 힘들게 했다.

오빠는 우울증과 알콜중독이 있었던것 같다.

돈을 많이 벌어서 부자가 되고 싶다는 말을 종종했다. 사업을 해야 돈을 벌 수 있다고 하면서 화분을 아파트 단지에 돌아다니면서 팔게 되었다.  빚을 내서 트럭을 구입하고 처음에는 꿈에 부풀어서 행복해 하였다. 하지만 꽃화분은 팔리지 않았고 죽어가는 나무들을 보면서 오빠는 술을 먹지 않는 날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건강은 점점 악화되었다. 

술을 먹고 들어오면 가족들에게 폭언을 하기도 하고 자신에게 부정적인 말만 하고 있었다. 

치료가 필요한 것도  모른채 가족을 힘들게 하고는 오빠는 자살이라는 것을 선택하게 되었다. 

가족중에 예기치 않게 죽음을 맞이하게 되면 남아있는 가족은 평생을 아픔속에 살아가게 된다.

엄마또한 그 아픔으로 당뇨병이 악화되고 갑자기 떠나 보내게 되었다.

우리 가족은 그 아픔을 가슴에 묻어두고 서로 말을 하지 않고 살아가고 있다.

그러다보니 내 마음속 깊이 자리하고 있는 아픔은

어느날 문득 세상이 온통 잿빛으로 다가온다.

운전을 하다가 음악에 눈물이 하염없이 흐르기도 하고

세상에 나혼자 있는것처럼 외롭고 아무것도 희망이 보이지 않기도 한다.

우울증이 또 왔구나 아침에 일어나는 것도 젖먹던 힘까지 짜내야 한다. 

즐거움이라는 목적을 두고 나는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 순간 엄마도 오빠도 우울증이 있었구나 하고 생각이 되었다.

도움의 손길이 필요했던 순간에 난 무엇을 했을까 자책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자책은 나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문득 문득 찾아온 우울증이라는 손님을 가볍게 정성을 다해서 맞이해보고 싶다.

아픔이 아니라 나를 들어다보는 축복의 시간으로 

"괜찮아 좀 지나면 지나갈거야 감기처럼 " 나를 다독이고 있다.  

이 시간이 지나면 난 행복이라는 길에  한 걸음 나아가게 될거니 조금만 힘을 내자고 

우리 가족의 기질이 우울감이 있었던 것을 이제야 알것 같다. 

주변의 아픔이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것 같다.

내가 정신장애인들을 돌보는 일을 하고 있는것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아파본 사람이 서로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것 같다.

비가 오면 함께 비를 맞아주기도 하고 우산을 씌우기도 하면서 함께 이겨나가리라

이제는 작은오빠의 아픈 기억이 아니라 행복한 추억을 되세겨본다.

자전거를 잘 타던 오빠는 나를 뒤에 태우고는 학교까기 바래다 주기도 하고 내가 아플때 죽을 써서 주기도 했다.

이런 작은 사랑이 담긴 추억을 되새기면서 이제는 오빠를 마음속에서 떠나보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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