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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삶을짓다 Dec 22. 2022

나는 어떤 태도와 자세로 일하는 사람이지?

인디펜던트 워커에서 그 해답을 찾다.

두 번째 모임에서는 본격적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앞서 소개했듯 ‘인디펜던트 워커’라는 책이다. 다들 독서모임을 준비해 올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는 사람들이기에, 우리는 모여서 프롤로그부터 차근히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인디펜던트 워커’라는 책에서는 ‘인디펜던트 워커’를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소속과 상관없이 주체적이고 독립적으로 일한다.

개인의 비전을 갖고 일한다. 혼자 일하지만 같은 목표를 가진 사람들과 따로 또 함께 협업한다.

좋아하는 일을 잘한다.


각자가 하던 일을 출산과 육아 또는 건강상의 이유로 그만두고 이전과는 다르게 나의 길을 찾아야겠다고 결심한  나와 D, 그리고 Y에게 이보다 적합한 책이 또 있을까?



내 경우, 표면상의 퇴사이유는 '출산과 이사'였다. 계약직 영어교사로 한 사립학교에서 만 6년, 햇수로 7년을 일한 나는(중간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쉰 기간이 있었다) 출산을 하며 교직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것저것 다양한 지식을 흡수하여 소화하고, 내가 알고 있는 다른 지식과 믹스하고 다시 펼쳐보기를 좋아하는 나에게, 교과과정에 맞추기만 하면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할 수 있는 교직은 매력적인 직업이었다. 미래의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지식은 무엇인지, 그것을 영어수업과 엮어 어떻게 아이들에게 전달할지 고민하는 시간은 늘 즐거웠고, 이를 통해 새로운 수행평가를 만들어가는 과정 역시 즐거웠다.


나의 즐거움만큼이나 잘 따라주고 수행평가가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고 이야기해준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있어 그 즐거움은 매해 쉬지 않고 이어졌다. 그것은 영어라는 과목의 특성상 '영어'가 도구로 사용되기에 가능했다. 영어 교과서는 다양한 테마를 '영어'라는 언어로 접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고, 나는 덕분에  매 해 그 주제들을 통합하여 수행평가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내가 교직에서 즐거움을 찾을 수 있었던 이유는 돌아보면 내가 '인디펜던트 워커'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00 학교의 00 부서 교사로서 해야 하는 업무와는 별개로, 한 학년 전체의 수업을 들어갔기에 주체적이고 독립적으로 일할 수 있었다.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하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되는 역량들을 엮어 수업을 구성해야 한다는 나름의 비전도 있었고, 이 비전에 공감하는 선생님들이 계셔 다양한 교과와 협업을 할 수도 있었다. 그리고 나는 이 일을 꽤 잘했다고 생각한다.


매해 연구수업의 결과물을 발표하는 연구대회 결과발표를 들으러 가거나, 수업을 들으러 가보면 내가 이미 시도해 본 방법들을 전달받는 경우가 많았으니 말이다.



그러나 마침표를 찍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 역시 내가 인디펜던트 워커가 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교과서를 따라야만 하는 수업, 수업 외의 일에서 나의 고유성을 발휘할 수 없었던 업무,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가 계속해서 비전을 가지고 나아가기 어렵게 만드는 환경이 지속됐다. 열정을 가지고 결과물을 만들어 내려고 하면 그냥 하던 대로 진행하라는 피드백을 받게 되는 횟수가 늘었다.


그런 피드백들이 모이고, 임신으로 인해 몸의 피로가 가중되자 결국 나는 더 이상 이렇게 살 수는 없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남편의 직장 가까이로 이사 간다는 핑계, 아이를 양육해야 한다는 표면상의 이유로 교직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당시 걱정이 없었던 것도 아니고, 주변의 만류가 없었던 것도 아니나 나의 마음은 이랬다.


조금 더 나의 고유성을 살릴 수 있는 일을 하자.
나를 나답게 살 수 있도록 해주는 일을 하자.



Y와 D 역시 구체적인 상황이야 조금씩 달랐지만 일을 그만두게 된 저마다의 계기가 있었다. 그러나 조금 더 자신답게 살아보겠다는 지점에서, 우리는 모두 같았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서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의 힌트를 얻기를 기대하며 1장을 읽어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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