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갑자기 아프고 나서야..
세상의 모든 아픔에 눈길이 간다.
갑자기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들이나,
지금 그렇게 병상에 누워 있는 사람들.
그들은 어쩔 수 없는 불행을 타고난 사람인 줄 알았다.
그들은 태어나길 그렇게 아픈 사람인 줄 알았다.
그들은,
잘은 모르지만..
뭔가 잘 못 한 일이 있는 줄 알았다.
정말 그저 내 삶일 뿐이었는데,
영화처럼..
어느 날 갑자기.
건강했던, 아니 건강해 보였던,
엄마에게 찾아온 췌장암 4기.
그들에게도 그렇게 갑작스럽게 찾아온 죽음이었구나..
억울하게, 분통하게, 슬프게도 사랑하는 이들과 이별을 했구나..
죽음은 죽음이니 그 자체로 슬프다 해도..
그 죽음의 문턱까지도.. 얼마나 외로웠을지..
이제야 이렇게 가슴 절절히 알겠다.
이 앎은..
내 자식의 죽음이나,
내 죽음으로 그 절정에 이르러...
그때..
내 배움은,
끝이 날 것이다.
아무리 내 마음과 머릿속에 되네이고,
위안의 말을 찾아봐도..
어린 나이에 병 걸린 사람보단, 엄마는 나이 들었잖아..
오랜 기간 지병으로 살아온 사람보단 엄마는 늘 건강하게 살았잖아..
엄마는 그래도 자식 셋 모두 훌륭하게 키웠잖아..
엄마 벌써 8개월 버텨왔으니.. 삶 정리할 만큼 했잖아..
엄마, 지구 상에 인구가 너무 많아. 70억 인구래..
수천 종의 동물, 곤충이 멸종되거나 줄어드는데,
인간만 들어난데....
그러니 60살까지 살았음...
다른 인간을 위해서..
다른 동물을 위해서..
그렇게 탐욕스럽지 말고..
너무 안타까워하지 말자고..
우리가 몰랐을 뿐..
이미 다른 사람들 그리고 우리의 인류가
그렇게 우연히 태어나, 갑자기 떠나갔다고.
우리만 그저 이제 깨달았을 뿐.
아무리.. 아무리...
내 마음을... 달래고,, 달래 봐도..
엄마 죽음이 쉽지가 않다.
내 엄마니까.
나한테는, 한 없이.. 그저 불쌍하고, 소중한 사람이니까..
70억 인구 중에 한 명이지만..
이 지구 상에 단 한 명이니까..
다시 돌아오지 못할 길이니까..
내 사랑하는 엄마,
참 아까운 엄마,
엄마 믿어져?
다들 이렇게 갔데..
다들 이렇게 이별했데..
다들 이렇게 슬픔을 묻고 살아간데..
그러니까..
우리도 이렇게 해도 괜찮은 거라고..
우리만 세상에서 제일 슬픈척하지 말자고,
제일 불쌍한 척... 그만 하자고..
오늘 집에 가면,
아직 엄마가 있다.
나는 아직 행복해.
그리고 잘 못을 만회할 기회가 있다.
엄마가 사라지고 난 후, 미래의 슬픔으로
오늘의 행복을 놓치진 말아야 한다.
아직은..
나는 거짓 한 점 없이, 온전히 행복한 사람이니까.
내 생에는 엄마가 있는 동안은 완벽했다.
이렇게.
지금 나처럼.
완벽하게 낳아주고, 키워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