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영재 Feb 27. 2023

인생의 수레


 인생은 욕망과 규범 사이의 끊임없는 충돌로 가득 차 있다. 사소한 접촉 사고부터 대형 사고까지, 그렇게 온갖 충돌로 다져진 인생의 수레를 저마다 끌고 간다. 비록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수레의 무게는 모두 다르다. 수레를 끌고 가는 힘도 같지 않다. 누군가는 아주 무거운 수레를 거뜬히 끌고 가기도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가벼운 무게의 수레에도 힘에 부쳐 쉬어가기를 반복하며, 심지어 어떤 이는 아예 수레를 내팽개치기도 한다. 수례의 무게는 각자가 짊어진 욕망의 무게와 같다. 수레를 끌어당기는 힘은 의지력과 비례한다. 그래서 비교적 소탈하고 의지력이 강한 사람은 인생이 살만한 반면, 타인의 욕망까지 모조리 흡수한 후 의지력 대부분을 소모해 버린  사람은 지옥 같은 인생과 마주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 잘 사는 법은 다음과 같다.


ㆍ수레의 무게를 줄인다.

ㆍ수레를 끄는 힘을 늘린다.

ㆍ지쳤다면 잠시 쉬어간다.


 가벼운 수례를 적당한 힘으로 터벅터벅 끌고 간다고 상상해 보자. 숨도 별로 차지 않고 팔다리도 끄떡없다. 주변 풍경도 보이기 시작한다. 삶은 생각보다 다양한 것들에게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는 평안이 찾아온다. 파랑새가 날아와 수레 위에 앉는다. 수레를 끄는 일은 더 이상 고통도, 형벌도 아니다. 멋지지 않은가. 돈이 아주 많든 적든, 인기가 많든 적든 간에 결국 스스로 수레를 끌어당겨야 하는 인간의 숙명은 예사로운 것이다. 생각과 사소한 습관들이 영혼을 만든다면, 숙명을 운영하는 것 또한 나 자신이다. 구태여 몸 안의 법을 핑계삼거나 사회의 욕망을 탓하며 수레를 뉘어놓고 한탄할 필요가 없다. 숨을 쉬고 먹고 자는 것,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것, 울고 웃으며 실망과 위안을 느끼는 것, 기도하고 사랑하는 그 모든 일들이 수레 안에 있다.



  당신의 수레는 가벼운가?


  무거운 수레를 끌고 가느라 힘에 부치는가?


  그 수레 안에는 무엇이 들어 있는가?





 

작가의 이전글 제임스웹이 찍은 우주 사진 36장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