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부로 들어가며

- 잠은 다시 돌아온다 -

by 하율

잠이 쉬어지지 않는다는 말은 단순한 수면 문제가 아니다. 그 속에는 하루를 살아가는 방식이 몸과 맞물리지 못하는 순간들이 담겨 있다. 낮의 속도가 멈추지 않은 채 밤까지 이어지고, 긴장이 풀리지 않은 채 어둠 속으로 들어가는 시간이 반복될 때, 잠은 자연스러운 휴식이 아니라 애써 붙잡아야 할 과제가 된다.


잠이 오지 않는 밤은 삶이 너무 오래 같은 방향으로 달려왔다는 신호로 나타난다. 앞선 장들에서 우리는 잠이 회복되지 못한 시간을 따라왔다. 상실 이후 깊이를 잃은 수면, 폭력의 기억이 스며든 침묵의 밤, 약으로 붙잡은 채 쉬지 못했던 분노, 두려움 속에서 눈을 감지 못한 아이의 시간, 병상 위에서도 온기를 놓지 않으려 했던 순간들. 그 밤들 속에서 사람들은 더 잘 자려고 애썼고, 고쳐보려 노력했으며, 잠들지 못하는 자신을 문제로 여기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애씀은 종종 잠을 더 멀리하게 만들었다.


제4부는 그 애씀을 멈추는 자리에서 시작된다. 더 나은 수면 기술을 찾기보다, 왜 이렇게 긴장해야 했는지를 조용히 내려놓는 지점이다. 잠은 성취해야 할 목표가 아니라, 몸이 안전하다고 느낄 때 스스로 찾아오는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회복은 노력의 결과가 아니라, 조건이 갖추어질 때 드러나는 몸의 현상이다. 낮의 리듬, 감정의 무게, 관계의 밀도, 공간의 감각이 조금씩 재배치될 때, 밤은 서서히 달라진다.


이제는 밤을 억지로 바꾸려 하기보다, 하루를 다시 배열하고 몸에게 잠을 허락하는 과정을 따라간다. 오늘 밤을 완벽히 성공시키지 않아도 괜찮다는 감각, 쉬어도 된다는 신호가 어떻게 리듬으로 돌아오는지 살펴본다. 잠은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 중간에 깨어도, 얕아도, 다시 누워 있을 수 있다면 이미 회복의 방향 위에 서 있는 것이다.


잠은 멀리 떠난 것이 아니다. 우리가 속도를 조금 낮추고, 몸의 말을 듣고, 자신을 다그치지 않을 때, 잠은 다시 돌아온다. 그 밤은 우리를 다시 살아가게 한다.




오늘의 명상


나는 몸을 쉬게 허락한다.

잠은 자연히 돌아온다.




《감정도 잠이 필요하다》 4부로 들어가며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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