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 드라이버가 해결책이 아니다.
매년 봄이면 어김없이 시작되는 '신상 드라이버 대란'. 올해도 어김없이 "혁신적인 기술로 비거리가 XX야드늘어났습니다!"라는 광고들이 쏟아지고, 골프장에서 만나는 지인들은 한결같이 묻는다. "요즘 나온 OO 드라이버 어때? 바꿔볼까 고민 중인데..."
솔직히 말하자면, 이런 질문을 들을 때마다 속으로 '아...또 시작이네...'라는 생각이 든다. 26년 전 처음 골프를 접하고, 긴 공백기를 거쳐 4년 전부터 다시 시작해 티칭프로에 도전 중인 내 입장에서는, 미국과 한국에서의 골프 경험을 통해 깨달은 게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거리 향상을 위해 엉뚱한 곳에 시간과 돈을 쏟아붓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오늘은 내가 골프를 가르치며 비거리 고민을 털어놓는 모든 사람들에게 한결같이 해주는 이야기, '비거리를 죽이는 3가지 실수'에 대해 솔직하게 풀어볼까 한다.
매년 출시되는 새로운 드라이버들은 마케팅 문구로 "비거리가 10야드 증가했다"고 한다. 정말 그럴까? 현실은 조금 다르다. 1년 차이에서는 골프채의 비거리 증가가 크지 않다. 대부분의 기술적 발전은 장기적으로 나타나며, 연도별로 큰 변화는 보이지 않는다.
골프협회에서는 클럽 페이스의 반발력(공이 클럽 페이스에 닿았을 때 튕겨 나가는 정도)에 제한을 두고 있어, 비거리 증가는 사실상 한계가 있다. 게다가 날씨, 온도, 바람 등 외부 환경이 비거리에 미치는 영향이 신제품으로 인한 차이보다 훨씬 크다.
정 드라이버를 바꿀 거라면, 채가 심각하게 손상되었거나 적어도 3-5년의 시간 간격을 두는 게 좋다. 그 정도 시간이 지나야 기술적 발전의 누적 효과를 체감할 수 있다.
대신 할 일: 새 드라이버에 투자할 돈으로 레슨 몇 번 받거나 연습장에서 시간을 더 보내보자. 스윙 영상을 분석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프로들이 X-스티프 샤프트를 쓰니까 나도 써야지"라는 생각은 위험하다. 본인에게 맞지 않는 강도의 샤프트는 오히려 비거리를 줄이고 정확도를 떨어뜨린다. 스윙 스피드와 템포에 맞는 적절한 샤프트를 선택해야 한다.
체면을 생각해 지나치게 강한 샤프트를 선택했다가 필드에서 제대로 샷을 못 하는 상황이 되면 그 체면이 더 구겨진다. 내 스윙 스피드에 맞는 샤프트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고 현명한 선택이다.
대신 할 일: 골프숍이나 연습장에서 스윙 스피드를 측정해보고, 그에 맞는 적절한 강도의 샤프트를 추천받자. 비싸고 센 샤프트보다는 내게 맞는 샤프트가 훨씬 효과적이다.
골프는 스포츠다. 운동 능력이 필요한 활동이다. 관절 가동범위가 제한되어 있거나 코어 근력이 약하다면 아무리 좋은 클럽과 완벽한 스윙 메커니즘을 갖추더라도 비거리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
평소에 기본적인 체력 훈련과 유연성 운동을 꾸준히 하는데도 비거리가 안 나온다면, 그때는 스윙 기술을 개선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하지만 운동은 전혀 하지 않으면서 비거리만 늘리고 싶다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은 욕심이다.
대신 할 일: 일주일에 2-3번, 30분씩만이라도 코어 강화와 유연성 향상을 위한 간단한 운동을 해보자. 어깨와 허리 유연성을 키우고 코어 근력을 향상시키는 것만으로도 스윙 속도와 안정성이 크게 향상된다.
골프는 단순한 게임이 아닌 종합적인 스포츠다. 비거리를 늘리고 싶다면 위의 세 가지 함정에 빠지지 말고, 자신의 몸과 스윙 원리를 이해하는 데 시간을 투자하자. 정작 중요한 곳에 돈과 시간을 쏟아야지, 골프장비회사가 주식을 나눠주는 것도 아닌데 그들의 마케팅에 속아 몇 백만 원씩 날리는 건 너무 아깝다. 누가 뭐래도 결국 클럽을 휘두르는 건 당신의 몸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