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지치면 안되는데
잠실역에서의 마지막 셔틀 출퇴근이다.
아마도.
석촌호숫길도 그 사이 친숙해졌고
잠실역 지하도 그럭저럭 알겠고
편의점에서 단팔 호빵을 하나 사서
늘상 브런치를 쓰던 지하 벤치에서
따뜻함을 느끼며 먹었다.
누가보면 처량 맞았을지도 모른다만 맛났다.
어제 저녁 남편이 운동 산책길에서 사다준 단팥붕어빵에 이어 단팥 강조 주간인셈이다.
이제 꿀호떡만 하나 먹으면
겨울철 3대 간식은 다 먹는 셈이다.
오전 강의실에 들어가보니 뭐가 이상하다.
월요일까지 잘 되던 난방이 작동되지를 않는다.
하필 영하 8도를 찍는 날인데.
할 수 없이 행정실에 S.O.S를 쳐서
강의실을 바꾸고 움직이니 정신이 하나도 없고
단팥 호빵 먹은게 흔적도 없이 배가 고프다.
점심은 학교밖 근처 제육쌈밥을 얻어먹고
(내가 사야는데 다음 기회에)
오후 강의까지 마치고는
강의실 변경으로 오류가 생긴 출석시스템 처리에 몰두한다.
그 사이 사이 이사갈 집 입주 청소 진행 상황과
내일 고양이털 특수 청소 일정 및
오늘 저녁 가스철거 논의가 이어진다.
중간 중간 오는 070 전화는 싹 무시한다.
이런 날에 꼭 스팸전화나 문자가 많이 온다.
이상도 하다.
비교과 프로그램 평가회의에서
다양한 의견을 듣고나니
머릿속이 더 복잡해진다.
말랑말랑과 진지함의 그 어디 중간쯤을
타켓으로 해야는데 쉽지는 않다.
결국 회의 끝까지는 못있고
빠른 걸음으로 다섯시반 셔틀에 탑승했다.
바쁜 그 와중에도 달 사진은 찍는다.
내일이 보름달인데 오늘도 얼추 비슷하다.
미리 와서 대기하는 아들 녀석에게
짜증섞인 통화를 한다.
여러번 얘기한걸 자꾸 또 물어본다는건
관심부족이다.
그래도 그 녀석밖에 도와줄 사람이 없는데 말이다.
머리가 아픈것은 추워서일까? 스트레스 때문일까?
벌써 지치면 안되는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