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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뜬구름이 좋아 Aug 16. 2023

캐니언 넌 어느 각도에서나 그림이구나

다솔솜네 여행 앨범: 지구 속 화성, 캐니언을 온가족이 거닐다 #3


 오늘도 우리 새벽에 일어나 차로 열심히 달렸습니다. 11월의 캐니언무척 습니다. 건조한 공기와 추위가 만나 오늘은 마음까지 춥고 건조한 상태였습니다. 끝없이 보이는 캐니언이 이제는 눈에 익숙해져서 감탄사 나오진 않더라고요. 사람 심리가 참 무섭습니다. 점점 피곤해져오는 몸 때문인지 어제까지 그렇게 멋고 웅장해 보이던 캐니언이 이제는 어디에나 있는 돌덩이들로만 보였습니다. 여행의 피로 때문에 저 돌덩이들이 나의 어깨에 옮겨 아 있는 것 같은 느낌 들고요. 남편도 샬럿 공항에서 발목을 살짝 삔 딸아이를 여행 내내 엎고 다니느라 힘들어보였니다.


 

 이렇게 심난하고 무거운 몸과 마음으로 차를 타고 달려 온 곳은 캐니언랜즈 국립공원(Canyonlands national park)이었습니다. 이곳은 높은 곳에서 낮은 캐니언들을 바라볼 수 있는 곳이 많았습니다. 힘들던 마음이 웃는 이의 미소 하나로 환해지는 순간처럼 그렇게도 지쳐있었던 마음이 캐니언의 장관을 보고 사라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스트레스가 저절로 날아가는 기분.

 사실 우리 가족은 이곳 오고 싶어서 캐니언 여행을 준비한 거나 다름 없습니다. 지인을 통해 이곳의 풍경을 사진으로 보면서, 저런 멋진 곳에 꼭 가봐야지 속으다짐했거든요. 드디어 오늘 이렇게 도착했습니다.


 

 니언랜드 국립공원 안을 걷고 또 걸으면서 눈 앞에 펼쳐진 캐니언들을 마음껏 감상했습니다. 가슴이 펑 뚫리는 기분이 이것일까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마음이 되었죠. 높은 곳에서 캐니언 내려다보장관은 꿈에서도 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사방에 거칠 것 하나없는 광활한 대지와 그 대지에 평안히 맞닿아 있는 푸른 하늘. 마치 마크 로스코의 그림을 보는 것처럼 단조로운 풍경 안에 아름다운 것들이 녹아있습니다. 언어란 참 많이 부족한 도구입니다. 제 글솜씨 부족이 원인이기도 하겠지만 캐니언랜드에서의 장관을 언의 틀에 담아낼 수 없어 답한 기분니다.


 

 아직 오후 3시 쯤이지만 이제 슬슬 숙소로 돌아가야합니다. 이곳에서는 5, 6시면 칠흑같은 어둡에 갇히고 말거든요. 오후의 해를 바라보며 또 한번 감사한 마음으로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너무 멋진 풍경을 만들어 주셔서요. 이렇게 따뜻한 햇볕 쬘  있게 해주셔서요. 오늘 아침 그렇게 시시하게 보이던 길가의 캐니언들에 대한 생각이 이곳에서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지구의 알몸에 닿아있는 이 기분은 태고적 지구의 비밀스러운 모습을 보는 것 같았고 내가 나서서 지켜주어야 하는 소중한 곳임을 깨닫게 했습니다. 지친 몸과 마음으로 시작한 오늘의 여정은 다행히도 감사함으로 마무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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