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가족끼리 지내야할까?

유일한 존재가 된다는 것

가족을 그렇게 존재하는 유교 사회에 사는 우리는

가족의 존재 목적을 무엇이라고 생각할까?

생존?

지나치게 생물학적인 관점이다.(참고로 나는 생물학 너무 좋아한다.)

생존이라는 한 단어로 마무리를 하기엔, 개인의 생존에 가족이 불리한 측면도 많다.

가족의 목적은 뭘까?

거창한 기원으로 가면 학문적 논쟁이 되겠지만 지금 우리에게 와닿는 우리만의 정의는 내릴 수 있을 듯하다.

적어도 나에게 가족의 목적은 유일한 존재와 정서적 지지를 주고 받기 위해서다.

유일한 존재임은 어떻게 아는걸까?

'너 밖에 없어...'라고 아련하게 말하면 유일한 존재가 되는걸까?

유일한 존재와 우리는, 유일한 대화를 해야한다.

그 사람과만 할 수 있는 대화, 그것이 우리가 유일한 존재를 인식하는 방식이다.

되돌아보자. 우리는 가족과 유일한 대화를 하고 있는가?

"부모니까 이런소리 하는거야! 가서 공부해!"

이 말을 비난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이런 대화만 오고가는 가정은 어떻게 될까?

가서 공부해!는 선생님도 하는 말이다. 그리고 내 말, 나에게 경청하는 과정은 필요없다.

그 들은 나에게 유일한 존재로 인식되지 않는다. 유일하지 않는 대화는, 정서적 지지가 없다.

옆집 아줌마도

"에휴 그런 집이랑 결혼하면 부모님 걱정 되겠다."

남을 평가하는건 부모가 아니고, 남들도 할 수 있다. 나는 부모와만 할 수 있는 대화를 할 수 없다.

서로 생각만 내뱉는 대화는 유일한 대화가 될 수 없다. 인간으로서 느낄 수 있는 감정,

그것에 귀를 기울이고, 그것에 반응하고, 그것을 표현하고, 그것을 어루만지는 과정이 유일하다.

내 아내는 나에게 유일하다. 그리고, 나는 그녀에게만 쓰는 호칭, 그녀에게만 쓰는 말투, 그녀에게만 쓰는 목소리, 그녀에게만 하는 애교가 있다. 그녀는 나에게 유일한 존재임을 나는 표현하는데 무리가 없으며, 그녀는 유일한 존재로 인식됨을 느끼는데 무리가 없는듯 하다. 나는 이게 가족이라 생각한다.

당신은 당신의 자녀와 유일한 대화를 했는가? 부모의 자격을 내려놓고 말하자. 부모의 자격은 양부모도 얻을 수 있다. 당신만이 할 수 있는 대화를 하자.

당신은 당신의 부모와 유일한 대화를 했는가? 자식으로서의 도리를 내려놓고 말하자. 자식으로서 말하자면, 양자도 있고, 형제자매들도 할 수 있다. 엄마아빠한테 나만 할 수 있는 대화를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