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SangFun Park
"여기서 어느 길로 가야 하는지 알려줄래?"
"그건 어딜 가고 싶은지에 따라 달라지는데"
고양이가 말했다.
"어딜가고 싶은지는 아직 생각해 보지 않았는데..."
앨리스가 말했다.
"그럼 어느 길로 가든 상관없네. 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루이스 캐럴) 中-
순례자와 고양이
+ buen camino
뭘 보니?
무얼 기다리니?
+ 몽골의 어느 작은 마을
페루의 수도 리마에는 티코 택시가 참 유명합니다.
이 앙증맞은 택시는 구시가지의 좁고 복잡한 도로를 마치 아무 문제 없다는 듯, 잘도 돌아다니지요.
이른 아침 길을 걷다 주차중인 티코 택시의 보닛 위에서 곤히 자고 있는 길고양이 세 마리를 발견했어요.
아마 밤새 분주하게 손님을 태우고 여기저기를 오가느라 아직 엔진의 온기를 품은 보닛 위가 고양이들에겐 잠을 청하기에 딱 좋은 장소였겠지요.
열심히 운전을 한 택시기사도 저 고양이들처럼 달콤한 잠에 푹 빠져있기를 빌었습니다.
+ 리마, 페루
"따뜻한 볕 쐬니까 좋다야, 그치?"
"그러게, 따땃한게 참 좋으네"
"함께 쐬니까 더 좋고, 그치?"
"그르게, 참 좋으네"
+ 산티아고 순례길, 스페인
나른한 주말의 오후.
새끼고양이처럼 노곤노곤 낮잠에 빠지고픈 시간.
가격만 쌀 뿐이지 오래되고 더운 물도 잘 나오질 않아 숙소로는 꽝이었던 그 곳에서 두 달 남짓 머물기로 마음먹는 데에는 볕 잘 드는 마당에서 놀고있던 고양이 가족과의 만남이 가장 컸습니다. 녀석들 덕분에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잊을 수 없는 추억들도 만들 수 있었어요. 앞으로도 고양이 소식과 함께 소소한 여행의 추억들도 간간히 들려주고 싶네요.
+ cuzco, pe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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