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좋은 글과 잘 팔리는 글은 무엇인가

by 방구석 정치




AI는 글쓰기의 속도와 형식을 혁명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누구나 일정 수준 이상의 문장을 빠르게 만들어낼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그러나 바로 이 지점에서 새로운 질문이 생긴다. 이렇게 많은 글이 쏟아지는 환경에서 과연 무엇이 좋은 글이며, 무엇이 팔리는 글인가. 그리고 그 기준은 AI 이전과 비교해 어떻게 달라졌는가. 이 글은 AI의 등장 이후 변화한 글의 가치 기준과 선택의 기준을 살펴보고자 한다.


1. AI 시대, 좋은 글의 기준은 무엇인가

1) 무엇이 좋은 글인가
AI 이전의 좋은 글은 주로 ‘얼마나 잘 썼는가’로 평가되었다. 문장의 완성도, 표현의 세련됨, 논리 전개의 매끄러움이 중요한 기준이었다. 독자는 정보를 얻기 위해 글을 읽었고, 글쓴이는 정보를 정리하고 설명하는 역할에 집중했다. 판단은 대체로 독자의 몫이었다.
그러나 AI 이후의 환경에서는 이 기준이 근본적으로 달라졌다. 누구나 일정 수준 이상의 매끄러운 문장을 생산할 수 있게 되면서, 문장력은 더 이상 희소한 능력이 아니다. 동시에 정보는 많을수록 좋은 것이 아니라, 지나치게 많아졌다는 점 자체가 문제가 되었다. 독자는 정보를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미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를 알기 위해 글을 찾는다.
이 때문에 AI 시대의 좋은 글은 ‘무엇을 말할지’를 분명히 선택한 글이다. 어떤 정보가 중요한지, 무엇을 버려야 하는지, 그리고 왜 그런 판단을 내렸는지를 명확히 제시할 때 글은 의미를 갖는다. 이 과정에서 글쓴이는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진다. 반대 의견이 존재함을 알면서도 왜 이 결론을 택했는지를 설명할 수 있을 때, 글은 신뢰를 얻는다.
물론 최종 판단은 여전히 독자의 몫이다. 그러나 AI 시대의 좋은 글은 판단을 회피하지 않는다. 글쓴이의 역할은 결론을 숨기는 사람이 아니라, 독자가 판단할 수 있도록 기준을 제시하는 사람으로 이동했다.

2) 무엇이 좋은 글이 아닌가
AI 이전에는 주로 ‘설명이 부족한 글’이 문제로 지적되었다. 독자는 글을 통해 필요한 정보를 얻지 못했을 때 불만을 느꼈고, 글의 가치는 얼마나 충실하게 설명했는가에 의해 평가되었다.
그러나 AI 시대에 들어 이러한 기준은 더 이상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다. 오늘날 독자는 설명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설명이 지나치게 많아서 오히려 혼란을 느낀다. 이 환경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설명은 충분하지만 판단이 없는 글’이다. 문장은 매끄럽고 정보는 정확하지만, 글 전체를 관통하는 선택과 결론이 존재하지 않는다.
판단이 없는 글은 겉으로는 안전해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사고의 책임을 회피한 결과에 가깝다. AI 시대의 문제적 글은 설명을 잘못한 글이 아니라, 판단하고 선택하지 않는 글이다.

2. AI 시대, 잘 팔리는 글의 특징은 무엇인가

1) 선택을 도와주는 글
AI 이전의 글은 ‘정보를 얼마나 많이, 얼마나 정확하게 제공하는가’가 중요한 기준이었다. 그러나 AI 시대에 독자가 찾는 글은 더 많은 정보를 나열하는 글이 아니다. 이미 정보는 넘쳐나며, 문제는 부족함이 아니라 과잉에 있다.
AI 시대에 가치 있는 글은 여러 선택지 앞에서 독자의 부담을 줄여주는 글이다. 무엇이 중요한지, 무엇을 버려도 되는지, 그리고 왜 그렇게 판단했는지를 대신 정리해 준다. 정보를 더하는 글이 아니라, 선택을 정리해 주는 글이 잘 팔리는 글이 된다.

2) 타이밍을 놓치지 않는 글
AI 이전에는 한 번 잘 쓰인 글이 비교적 오랫동안 읽히는 경우가 많았다. 글의 생산 속도가 느렸기 때문에 좋은 책이나 글은 시간이 지나도 가치를 유지할 수 있었고, 타이밍은 중요했지만 절대적인 요소는 아니었다.
그러나 AI 이후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누구나 빠르게 글을 생산할 수 있는 환경이 되면서, 타이밍이 글의 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과거보다 크게 확대되었다. 같은 내용이라 하더라도 사회적 이슈, 정책 변화, 집단적 관심과 맞물리지 않으면 독자의 시선에서 빠르게 사라지기 쉽다.
이 때문에 AI 시대에 잘 읽히는 글은 단순히 내용이 좋은 글이 아니라, 필요한 순간에 등장한 글이다. AI 시대의 글은 내용과 함께, 언제 말하느냐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

3) 신뢰할 수 있는 글
AI 이전에는 개별 글의 완성도가 신뢰의 핵심 기준이었다. 한 편의 글이 얼마나 잘 쓰였는지, 논리적으로 얼마나 설득력 있는지가 중요했고, 신뢰 역시 작품 단위로 형성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AI 이후에는 신뢰가 형성되는 방식이 달라졌다. 독자는 한 편의 글보다 글쓴이가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는 사람인지에 주목한다. 특정 사안에 대해 어떤 선택을 했는지, 그 판단이 반복해서 일관되게 이어지는지,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해 책임지는 태도가 누적되면서 신뢰가 형성된다.
글쓴이의 판단이 설득력을 갖고 독자가 이를 신뢰하게 되면, 독자의 행동도 달라진다. 우연히 한 편의 글을 읽는 데서 멈추지 않고, 다음 글을 기대하며 다시 글쓴이를 찾게 된다. AI 시대에 잘 팔리는 글은 단발성 소비에 그치지 않고, 글쓴이 자체에 대한 신뢰를 쌓으며 반복적으로 읽히는 글이다.

4) 알고리즘에 친화적인 글
AI 이전에 플랫폼은 주로 유통 수단에 가까웠다. 콘텐츠의 질이 가장 중요한 변수였다.
그러나 AI 이후에는 플랫폼이 시장 자체가 되었다. 플랫폼에서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글은 독자에게 거의 도달하지 못한다.
알고리즘에 친화적인 글이란 자극적인 표현이나 요령에 맞춘 글을 의미하지 않는다. 주제가 분명하고, 제목과 내용이 일관되게 연결되며, 독자가 자연스럽게 끝까지 읽고 다음 행동으로 이어지도록 구조적으로 설계된 글이다.
좋은 글이 언제나 알고리즘을 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좋은 글이 독자의 반응과 행동을 만들어낼 때, 그 결과로 알고리즘과 만나게 된다.


3. AI로 쉽게 돈 번다”는 말에는 어떤 함정이 있는기

AI의 등장 이후 “글쓰기로 돈을 벌 수 있다”, “AI로 누구나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말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분명 AI는 글을 빠르고 쉽게 만들어 준다. 그러나 AI로 쉽게 돈 번다는 말에는 함정이 있다
첫 번째 함정은 극소수 성공 사례의 과대 노출이다. 온라인에는 AI를 활용해 단기간에 수익을 냈다는 사례가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그러나 이 사례들은 극히 일부이며, 대부분의 경우 기존의 독자층, 플랫폼 영향력, 특정 시기와 주제가 결합된 결과다. 이런 배경 요소들은 삭제되고 실패 사례는 거의 노출되지 않기 때문에, 전체 가능성이 왜곡된다.
두 번째는 플랫폼 구조가 만들어내는 착시다. 플랫폼은 반응이 있는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증폭한다. 알고리즘은 조회수와 참여도가 높은 콘텐츠를 반복적으로 노출시키며, 이 과정에서 순간적인 트래픽을 만들어낸다. 많은 사람들은 이 일시적인 노출을 곧바로 지속 가능한 수익으로 오해한다.
그러나 알고리즘 노출과 개인 창작자의 수익은 반드시 연결되지 않는다. 알고리즘을 타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그 성과가 개인의 지속적인 수익이나 영향력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는 흔하다. 알고리즘 노출은 ‘보이는 것’을 늘려줄 수는 있지만, ‘남는 것’을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
AI 시대에는 누구나 빠르게 글을 쓸 수 있게 되면서 콘텐츠는 급증했고, 평균적인 글의 가치는 크게 떨어졌다. 알고리즘 노출은 순간적인 관심을 만들 수는 있지만, 지속적인 수익을 보장하지 않는다. 여기에 ‘쉽게 번다’는 인식이 더해지며 경쟁은 더욱 심화되는 것이 현실이다.


Q1. AI 시대의 ‘좋은 글’과 ‘잘 팔리는 글’은 같은가
A. 항상 같지는 않다. 좋은 글은 판단과 기준을 제시하는 글이고, 잘 팔리는 글은 그 판단이 독자의 반응과 행동으로 이어진 경우다. 두 조건이 만날 때 좋은 글은 잘 팔릴 수 있다.

Q2. 좋은 글이 되기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A. 독자들이 어떤 문제에서 판단을 어려워하는지를 파악하는 일이다. AI 시대의 글쓰기는 정보를 더하는 것이 아니라, 선택이 어려운 지점을 정리하는 데서 시작된다.

Q3. 판단을 분명히 제시하면 독자의 반발을 키우지 않는가
A. 기준과 근거가 분명한 판단은 동의와 반대를 동시에 만든다. 그러나 아무 반응이 없는 글보다, 논쟁을 만드는 글이 더 오래 읽히고 기억된다.

Q4. 신뢰는 어떻게 쌓이며, 초보자는 불리한가
A. 신뢰는 반복되는 판단의 일관성에서 쌓인다. 초보자는 불리할 수는 있지만 불가능하지는 않다. 작은 주제라도 같은 기준으로 판단을 이어갈 때, 신뢰는 글보다 먼저 글쓴이에게 붙는다.

Q5. 알고리즘을 의식하지 않으면 글쓰기는 불가능한가
A.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도달 범위는 크게 줄어든다. 알고리즘을 맹신할 필요는 없지만, 무시하는 것 역시 현실적인 선택은 아니다.

Q6. 알고리즘을 타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A. 핵심은 독자의 반응이다. 끝까지 읽히는 구조, 재방문 같은 행동 신호가 알고리즘의 판단 기준이 된다.

Q7. 글쓰기만으로 지속적인 수익 구조가 가능한가
A. 가능하지만 드물다. 대부분의 경우 글은 수익의 직접 원천이 아니라, 신뢰와 영향력을 축적하는 수단으로 작동한다. 글 단독 수익을 기대하면 실패 확률이 높다.

Q8. AI 시대에 개인이 취할 가장 합리적인 전략은 무엇인가
A. ‘많이 쓰기’가 아니라 ‘같은 기준으로 쓰기’다. 판단 영역을 좁게 설정하고, 일관된 기준으로 신뢰를 축적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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