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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장이 Dec 10. 2024

큰병 불안함이 자잘한 질병 만들어낸다

안전빵과 도전, 무엇을 택할 것인가


초등학교 5학년 때까지 발에 동상을 안고 살았습니다. 거실에 보일러가 깔려 있지 않아서 매일 거실에서 뒹구는 저는 발가락이 꽁꽁 얼어붙고 말았지요. 


초등학교 3학년 때는 배에 대상포진 걸리기도 했습니다. 무슨 대단한 일을 한 것도 아니고, 밤잠 설쳐가며 공부한 것도 아니고, 피곤하고 지칠 만한 나이도 아니었습니다. 오톨도톨 뭔지 모를 종기 같은 것이 배꼽 주위에 잔뜩 부풀어 올랐는데, 병원에 가니까 대상포진이라고 의사가 말했지요. 


동물원에 갔다가 원숭이한테 새끼손가락을 물려 잘릴 뻔한 적도 있었고, 운동장에서 자전거 타다가 넘어져 뼈가 보일 정도로 무릎 다친 적도 있습니다. 돌아보니 참 어이없는 사건 사고가 많았네요. 말썽도 많고 탈도 많았습니다. 


그런 어린 시절을 보낸 탓에, 저는 "조금만 무리하거나 지나치면 크게 다친다"는 생각을 품고 살게 되었습니다.  시험공부를 하다가도, 너무 무리하면 안 된다고 스스로 중얼거리며 그냥 다 덮고 잠을 청했고요. 운동회 달리기 시합 할 때도 자칫하면 다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중도 포기 많이 했습니다. 


친구들은 저를 이상한 놈이라 여겼고, 무엇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으니 놀리기만 했습니다. 친구들 놀림 받는 게 싫어서 아예 어울리질 않았고, 그러면서 더욱 소심하고 소극적인 아이가 되어버렸습니다. 


크게 다쳐서 아프고 힘든 것보다는 조심조심 매사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차라리 낫다고 여겼는데요. 그 반대쪽에는 친구들과 신나게 놀면서 마음껏 뛰고 장난치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한 채 마음만 점점 약해졌지요. 


감기를 아주 달고 살았습니다. 비염, 피부병, 배탈, 두통, 기관지염, 거기다 체력까지 약해서 맨날 비리비리 약골로 살았습니다. 큰병 피하려고 조심조심 아무것도 하지 않고 살았으니 면역력부터 모든 것이 약해질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큰병 피하려다 잔병치레 달고 살았습니다. 이게 과연 제대로 사는 거였을까요? 아버지와 어머니는 맞벌이 하셨습니다. 곁에 딱 붙어 단도리를 하지 못했으니, 무조건 조심 시키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다칠 수도 있으니 뛰어놀지 마라. 넘어질 수 있으니 달리지 마라. 떨어질 수 있느니 높은 곳엔 올라가지 마라. 철봉, 미끄럼틀 등 아예 근처에도 가지 마라. 뭐 어쨌든 큰병은 피하긴 했습니다만, 자잘한 병치레 하느라 딱히 좋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책 한 번 출간해 보자고 하면, 혹시 다른 사람들이 자기 글을 읽고 뭐라 할까 두렵다며 회피하는 사람 있습니다. 재산 다 잃을까 싶어 사업은 아예 꿈도 꾸지 않는다는 사람도 많습니다. 더 힘들고, 더 괴롭고, 더 스트레스 받을까 싶어서 새로운 도전이나 시도 아예 하지 않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회피하고, 꿈꾸지 않고, 도전하지 않는 인생. 그렇게 "안전빵"으로 살아가는 삶이 과연 행복할까요. 지금 저는 책을 출간하고 강연을 하면서 멋진 인생 누리고 있는데요. 제 삶을 부러워하는 사람은 제법 많지만, 과거 제가 겪은 시련까지 모두 경험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결과는 부러운데 과정은 싫은 거지요. "안전빵"으로 살면서도 남들 가진 걸 다 가지고 싶어하는 겁니다. 그럴 수는 없습니다. 가능성이 제로입니다. 현재의 삶을 고스란히 지키면서 추가로 뭔가를 더 얻을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그것이 인생입니다. 


넘어질까 두려워서 달리기를 하지 않으면 다리 근육은 점점 약해집니다. 넘어지기 싫어서 달리기를 포기했다면, 다리 근육 튼튼해지는 것도 함께 포기해야 합니다. 큰병 두려워서 운동 포기했다면, 체력과 면역력 강해지는 것도 같이 포기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신은 인간을 참으로 오묘하게 만들었지요.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모험과 도전을 감행해야만 합니다. 그 과정에서 넘어지고 쓰러지고 다칠 수도 있습니다. 기어이 다시 일어나 결승점을 통과하고 나면, 자신이 바라는 걸 손에 쥐게 되는 것이죠. 


인생이 힘든 이유는 두 가지 마음이 갈등을 일으키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갖고 싶고 더 이루고 싶은 마음. 그리고 조금이라도 편하고 싶은 마음. 신은 이 두 가지 마음을 동시에 용납하지 않았습니다. 더 가지려면 움직여야 하고, 더 이루고 싶다면 도전해야 하고. 개인은 이 두 가지 마음 사이 갈등을 극복해야만 행복한 성공 이룰 수가 있습니다. 


노력하지 않는 사람은 큰 위험은 피할 수 있을지 모르나 현재 자신이 누리고 있는 삶도 지킬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노력하는 사람은 수도 없이 넘어지고 다칠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성장하고 단단해진다는 사실 부정할 수 없습니다. 노력하지 않는 사람은 입이라도 좀 다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노력하는 사람 힘이라도 덜 빠지지요.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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