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조율
말을 하지 않아도 상대방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은 참 신기한 일이다. 거창한 말이 필요 없어도 서로의 마음이 통하여 알 수 있는 것을 '이심전심'이라고 하지 않는가. 세상을 인식하고 타인과 소통하는 방법으로 언제부턴가 상대방의 외모보다 그 속에 감춰진 마음을 읽으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사람의 마음은 구름이 흘러가듯 시시때때로 변한다. 기쁨과 분노, 슬픔 등 다양한 감정을 지니고 있기에. 기쁨이 클 때는 밝게 웃거나 주변 사람들에게 알려 기쁨을 두 배로 공유하기도 한다. 반면, 분노하거나 슬플 때는 마음의 문을 굳게 걸어 잠그고 깊은 동굴 속으로 침잠해 버리는 것이다.
세상과 모든 것을 차단하고 내면의 나와 대화를 해나간다. 무엇이 문제이며,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생각의 끈을 붙잡고 천천히 앞으로 나아간다. 분노가 차오를 때는 명상을 하며 긴장을 풀려고 애쓴다. 그러다 보면 분노했던 마음이 차츰 가라앉고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평화로워진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나의 마음엔 '사람들의 마음에 작은 행복을 주고 싶다'라는 생각이 강하게 흘러넘쳤다. 그것은 어쩌면 오랜 세월 '불행하다'라고 생각했던 나의 내면을 새롭게 정립하고 빛으로 나아가고 싶었던 간절함이었는지도 모른다. 그 우울한 마음은 언제나 나를 따라다니며 상처투성이로 만들었다. 나의 내면 깊은 곳에서 세포들이 '이제 그만!'이라고 큰소리로 외쳐대고 있었던 것이다.
그 알 수 없는 내면을 공고히 다지기 위해 주말이면 가까운 석굴암으로 향했다. 많은 사람들이 석굴암을 찾아와 그곳을 둘러보았다. 토함산 기슭에 자리 잡은 석굴암은 '기도도량'이었다. 만인이 찾아와 불공을 드리고 마음의 평온을 찾아가는 곳이었다. 신성한 에너지가 흐르는 그곳에서 명상을 하며 마음을 평화롭게 하려고 무던히 애썼다.
십 년이란 세월을 석굴암을 오고 갔다. 공기 맑고 숲으로 둘러싸인 그곳을 거닐며 참으로 다양한 사람들과 마주쳤다. 소아마비에 걸린 딸을 휠체어에 태우고, 아빠는 앞에서 노끈을 매달아 끌어주고, 엄마는 뒤에서 휠체어를 밀며 세 사람의 행복해하던 모습, 눈 오는 날 목발을 짚은 연인이 눈길을 걸으며 행복하게 웃던 모습, 그런 모습들을 보며 몸은 멀쩡하지만 마음은 불행했던 나 자신이 더없이 작아지고 부끄러웠다. 불편한 몸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모습은 한없이 행복해 보였던 것이다.
마음에 평온이 찾아오자 모든 것이 달라져 보이기 시작했다. 옷이나 구두, 핸드백으로 한껏 멋을 부리던 지난날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마음은 부자가 된 것처럼 행복으로 차올랐다. 그러자 물질적인 스트레스에서도 차츰 해방되는 느낌이 들었다. 남이 나의 패션을 어떻게 볼까 하는 편협함에서 모든 걸 내려놓자, 남의 시선이 전혀 두렵지 않게 느껴졌다.
영국의 정신분석학자이자 심리학자인 존 볼비의 <애착 이론(Attachment Theory)>에 따르면, 어머니의 정서적 안정은 자라나는 아이에게도 정서적 안정감과 신뢰를 높여주며, 아이가 성인이 되어서까지도 대인관계 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되어 있다. 어머니가 심리적으로 안정되고 행복할 때, 아이 역시 더 안정적인 정서를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반대로 어머니가 우울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아이도 불안하거나 스트레스를 느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행복을 찾기 위한 행동들로 첫째, 감사 표현하기를 들 수 있다. 감사 표현은 긍정적인 마음을 갖게 하고, 행복감을 높이는데 도움을 준다. 둘째, 신체 활동을 한다. 신체 활동은 스트레스를 줄이고, 기분을 좋게 해 준다. 유산소 운동, 요가, 춤 등 적절한 운동을 통해 엔도르핀을 분비시켜 행복감을 증진시킨다. 셋째, 친구나 가족 등 만남으로 행복감을 느끼게 한다. 넷째, 취미 활동으로 정신적 만족감을 높여준다. 다섯째, 명상과 책 읽기를 한다. 명상과 책 읽기는 순간에 집중하며 감정조절능력을 향상시켜 준다. 여섯째, 봉사 활동을 한다.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활동은 자신의 행복을 증가시키는 부메랑 효과가 있다.
행복을 찾기 위한 행동들은 의외로 어렵지 않다.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작은 것들이다. 누군가를 떠올리며 마음속으로 감사하다는 표현을 하고, 자신에게 맞는 적절한 운동을 하며, 가족이나 친구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털어놓고 가까운 곳으로 여행을 다녀온다거나, 명상과 책 읽기를 통하여 마음을 정돈하고, 봉사활동을 하는 것으로도 행복을 불러올 수 있는 것이다.
불안한 생각들이 반드시 현실을 반영하지는 않지만, 그런 생각이 떠오를 때 판단하지 말고 그냥 지나가도록 두는 연습을 해본다. 불안감을 피하지 말고 직접 마주해 보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통해 나쁜 결과를 통제할 수도 있는 것이다.
마음은 참으로 복합적인 시스템으로 되어 있다. 정서와 감정을 컨트롤하며, 삶의 질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어떤 의사결정을 하는지에 따라 삶도 변하는 것이다. 외부 압력에 쉽게 굴복하지 않는 마음, 의식과 무의식을 적절히 조절하며 자신만의 심리적 탄력성을 키워나가는 것도 한 방법이다.
내가 느끼는 나만의 불안, 상대방은 전혀 눈치채지 못하는 나만의 불안에 전전긍긍하며 해답을 찾지 못해 안갯속을 떠돌 때, 마음에 불안을 떨쳐내고 평온의 빛으로 가득 채워나가는 것은 어떨까. 기쁨과 분노, 슬픔은 오롯이 내 안에 존재할 뿐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