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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시민 Jun 15. 2024

어느 기관사의 위로

안녕하십니까. 저는 이 열차의 기관사입니다. 여러분, 잠시 시간을 내어 창 밖을 봐주시겠습니까? 서울의 아름다운 야경도 좋지만 저는 저기 달리는 수많은 자동차들의 불빛을 보곤 합니다. 아마도 운전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차에서 나는 불빛이 이렇게 아름다운 줄 모르고 있겠죠? 이것은 바로 우리의 모습인 것 같습니다. 멀리서 보는 사람은 빛을 느껴도 정작 우리는 모르고 있다는 것이죠. 여러분 또한 저 빛나고 있는 차량들의 불빛처럼 언제 어디서나 반짝이고 있는 존재라는 것, 잊지 마시고요. 오늘 하루도 대단히 고생 많으셨습니다. 모두 안전히 귀가하시고, 푹 쉬세요. 고맙습니다. 출처-연그림


유튜브 릴스를 내리다 발견한 지하철 기관사님의 위로이다.  

서울에 살았을 때 들었던 기억이 나서 지금 이 시기에 필요한 말인 것 같아 남겨보았다. 

지치고 힘든 몸을 이끌고 지하철에 오르기를 매일 같이 반복되는 삶에서 어느 기관사님의 위로는 어두운 암흑에서 한줄기 빛나는 것처럼 느껴졌던 기억이 난다.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면서 집에 가서 해야 할 일을 생각하고 회사에서 있었던 일을 다시 곱씹으며 놓친 것은 없는지 실수했던 것은 없는지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다 괴로움을 느끼는 그 시간들이 있었다. 


밖에는 어느새 노을이 지고 있었다. 때마침 기관사님의 말이 방송으로 나왔고 지금 적었던 글처럼 위로의 말을 기억할 수 없지만 인상 깊었고 기억하고 싶은 순간들 중에 하나로 남기고 싶은 커다란 기억이었다.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작은 사소함에서도 위로를 받을 수 있구나를 알게 되었다.


릴스에 떴을 때도 그때의 감정이 올라와 많은 위로가 되었다. 매일 같이 암흑길을 달리면서도 바깥에 보이는 불빛을 바라보면서 자신의 승객들에게 위로를 전할 수 있는 마음이 넓고 따뜻하게 보였다.


사람의 마음을 흔들고 위로를 받고 지친 감정을 따뜻함으로 가득 채우는 일이 사실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반복되는 삶을 살지만 살아가는 태도는 자신이 정한다. 


기관사님은 어쩌면 매일 같이 반복되는 삶에서 본인 역시도 힘듦에도 불구하고 타인을 생각하는 마음을 가져서 나조차도 힘들고 반복되는 하루를 살지만 누군가에게 위로를 전하면서 자신도 위로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최고의 태도를 보여준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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