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리자동차 풀윈 X3 공개
중국 체리가 내놓은 신형 전기 SUV ‘풀윈 X3’가 가격 한 줄로 업계를 뒤흔들고 있다.
시작 가격이 8만9,900위안, 우리 돈 약 1,740만 원에 불과해 같은 급으로 묶이는 기아 EV5(149,800위안, 약 2,700만 원)와 비교하면 거의 1,000만 원 차이가 난다.
업계에서는 단순한 저가 전략을 넘어, 전기 SUV 진입 장벽을 무너뜨리는 수준의 가격 공세라는 평가가 나온다.
풀윈 X3는 기존 전기 SUV ‘iCar 03’ 플랫폼을 그대로 쓰는 리배징 전략으로 개발비를 크게 줄였다. 여기에 니켈·코발트 대신 인산철을 쓰는 LFP 배터리를 채택해 원가를 더 낮췄다.
LFP는 삼원계(NCM) 대비 20~30% 저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68.36kWh LFP 배터리를 탑재해 중국 CLTC 기준 최대 520km를 주행하며, 기본 모델은 185kW 모터, 상위 ‘X3 플러스’는 255kW 듀얼 모터 사륜 시스템을 쓴다.
전장 4,327mm, 전폭 1,910mm, 전고 1,715mm, 휠베이스 2,715mm로 수치상 소형 SUV지만, 박스형 실루엣에 625mm 도섭 능력까지 갖춰 오프로더 감성을 내세운다.
풀윈 X3의 진짜 위협은 ‘가격 대비 스펙’이다. 고속도로 주행 보조, 퀄컴 8155 칩 기반 인포테인먼트 등 통상 상위급에 들어가는 사양을 아낌없이 넣었다.
그럼에도 최상위 X3 플러스 가격이 13만9,900위안(약 2,700만 원)으로, EV5 기본형과 비슷한 수준에 맞춰졌다.
기아는 EV5에 LFP 배터리를 얹고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폈지만, 체리가 같은 기술 구성을 더 낮은 가격에 들이밀면서 중국 내에서는 정면 승부를 피하기 어려운 구도가 됐다.
한편 체리의 이번 행보는 중국 내에서만 끝날 문제도 아니다. 이미 포화 상태인 자국 시장을 넘어 수출에 나설 경우, 현대차·기아를 비롯한 국내 브랜드와도 직접 부딪히게 된다.
테슬라가 중국산 LFP 배터리를 도입한 뒤 모델 Y 가격을 2,000만 원 인하했고, KG모빌리티도 토레스 EVX에 BYD LFP 배터리를 적용해 가격 경쟁력을 키운 사례가 이를 보여준다.
업계 전문가들은 “품질·브랜드 이미지만으로는 버티기 어려운 가격 경쟁 시대가 본격화됐다”고 지적한다.
이에 풀윈 X3가 국내에 실제 상륙하지 않더라도, 이 수준의 가격과 사양이 시장의 새로운 기준이 되는 순간 한국 전기 SUV 전략 전체를 다시 짜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업계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