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기차 시장 10년 만에 역성장 (출처-테슬라)
지난해 미국 전기차 시장이 10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세액공제 폐지라는 정책 변화가 직격탄이 됐지만, 127만대 이상의 판매량을 유지하며 전동화 흐름 자체는 지속되고 있다는 평가다.
17일 시장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2025년 미국 전기차 판매량은 127만 5,714대로 집계됐다. 2024년 130만 1,441대 대비 2% 감소한 수치다.
전체 미국 신차 판매의 약 8%를 차지하며, 최근 10년간 지속된 상승세가 처음으로 꺾였다. 오토모티브뉴스를 비롯한 외신들은 악재 속에서도 120만대 이상을 유지한 것은 의미 있는 성적이라고 평가했다.
美 전기차 시장 10년 만에 역성장 (출처-게티이미지뱅크)
판매 감소의 핵심 원인은 정책 변화다. 트럼프 행정부는 2025년 9월 30일 최대 7,500달러의 전기차 세액공제를 전격 종료했다. 그 영향은 분기별 판매량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세액공제 종료를 앞두고 소비자들의 선구매가 몰린 3분기 판매량은 36만 5,830대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혜택이 사라진 4분기에는 23만 4,171대로 급락하며 3분기 대비 36% 이상 쪼그라들었다.
스테파니 발데즈 스트리티 콕스 오토모티브 애널리스트는 “연방 전기차 인센티브 변화가 수요 패턴을 바꾸며 3분기 사상 최대 판매로 이어진 것”이라며 “이는 전동화 후퇴가 아닌 소비자 선택 중심 시장으로의 구조적 전환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美 전기차 시장 10년 만에 역성장 (출처-테슬라)
브랜드별 판매 순위에서는 테슬라가 58만 9,160대로 압도적 1위를 유지했다. 주목할 점은 현대차그룹이 2위에 올랐다는 사실이다.
현대차와 기아를 합산한 판매량은 9만 9,553대로, GM 쉐보레(9만 6,951대)를 제치고 테슬라 다음 자리를 차지했다. 개별 브랜드로는 현대차가 아이오닉5 등을 앞세워 6만 5,717대로 3위, 기아가 베스트셀러 EV9의 인기에 힘입어 3만 3,836대로 8위를 기록했다.
현대차그룹의 성과는 더욱 의미가 깊다. 2025년 미국 전체 판매에서 현대차그룹은 7.5% 성장하며 시장 평균(2.4%)의 3배 이상 신장률을 보였다.
美 전기차 시장 10년 만에 역성장 (출처-현대차그룹)
특히 하이브리드 판매량이 33만 1,023대로 전년 대비 48.8% 급증하며 성장을 견인했다. 전기차 시장이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 직면한 상황에서 하이브리드 라인업 확대가 돌파구가 된 것이다.
美 전기차 시장 10년 만에 역성장 (출처-현대차그룹)
전문가들은 2026년 미국 전기차 시장의 점진적 회복을 예상한다. 톰 리비 S&P 글로벌 모빌리티 애널리스트는 “공공 충전 인프라 개선과 내연기관차와의 가격 격차 축소로 전기차 시장은 매우 점진적인 증가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2025년 신규 급속 충전 포트 설치가 1만 8,000개 이상으로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 다만 글로벌 흐름과는 차이를 보인다. 전 세계 전기차 판매는 2026년 16% 증가가 예상되는 반면, 미국은 추가 29% 하락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HMGMA에서 2025년 3월부터 아이오닉9 양산을 개시하고, 혼류 생산 체제로 하이브리드 차종을 추가 투입할 계획이다.
환경 규제에서 자유로워진 내연기관 기술력과 고효율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결합이 북미 시장 점유율 싸움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