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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백 Sep 24. 2024

여행 카페를 동한 남미  여행의 시작

여행 카페를 통한 남미 여행

 어릴 때부터 여행을 좋아했다. 여섯 살, 서울로 출장 가는 아빠를 따라나선 나는 큰집에서 며칠간 머물며 아빠가 볼일을 마치고 데리러 오길 기다렸다. 하룻밤 지나자 엄마가 보고 싶어 눈물도 나왔지만,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사촌 언니 오빠들과 함께 밥 먹고 생활하는 낯선 생활은 나름 즐거웠다.

 그때 처음 맛본 새우깡(처음 출시되었다)이 너무 맛있어 눈이 번쩍 뜨였다. 사촌 언니들이 사준 새우깡을 안고 집으로 돌아와 가족들에게 새우깡을 선보이며 뭐라도 된 듯 으쓱거렸다. 

 그 후 새우깡을 찾으러 떠나는 여행을 늘 꿈꿨다. 다행히 남편도 여행을 좋아했고 형편이 되는대로 새로운 새우깡을 찾아 함께 여행했다.   


 남미의 이국적인 대자연이 보고 싶은데, 돈과 시간뿐 아니라 강한 체력도 필요하니 하루라도 젊을 때 여행하자는 남편의 말에 의기투합했다. 그러나 둘이 남미를 여행할 자신이 없어, 산을 등반하는 비중이 크다는 여행 카페를 소개받아 가입했다. 은퇴 이 년 차 2월 중순, 우리는 비행기에 올랐다.


 자유여행이 아니라서 숙소나 교통편을 신경 쓰지 않아 편했지만, 여행 카페 단체 여행에 품었던 의존심과 기대감은 출발 후 곧 깨졌다. 일반 여행사 패키지여행을 생각하면 안 된다던 인솔자는 다음 날 일정과 여행지에 대한 안내조차 하지 않았다. (여행 중반부터 일정 안내는 했다.) 산악 여행을 주로 다녔다는 구성원들 성격은 다양했고, 몇 명의 이기적인 행동이 팀 전체로 퍼지며 소리 없는 전쟁터 같았다. 

 한 달 동안 여섯 나라를 여행하며 시차 및 고도 차이, 낯선 환경과 쏟아져 들어오는 정보, 아홉 번의 비행기 탑승과 이동까지 정신없었다. 그나마 웅장하고 신비한 자연은 숨통을 틔워주고 위안이 되었다. 여행을 마치고 인천 공항에 도착했을 때 트렁크까지 분실해 더 지치고 힘들었다.


 멋져 보이는 여행 이면에는 각자 겪었을 어려움이 있다. 내가 쓴 남미 여행 이야기에는 멕시코, 페루, 볼리비아,  칠레, 아르헨티나. 브라질을 여행하며 보고 겪은 좋은 경험뿐만 아니라 황당하고 부끄러운 일화도 있다. 여행에서 무언가를 얻었다면 잃은 것도 있고, 기쁨과 즐거움이 있었다면 어려움도 있을 것이다. 

 여행 카페를 통한 남미 여행의 실체를 미화하지 않고 경험한 바 그대로 썼지만 모든 여행 카페의 여행이 그렇다고 일반화하려는 의도는 없다. 글을 쓰며 뒤엉킨 남미 여행의 기억을 정리하고 싶고, 남미 여행을 계획하며 여행 형태를 고민하는 누군가에게 참고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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