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명저 산책

자연속에서 세상을 뚫어보다 <월든> 감상문

숲속의 철학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 에세이

by Nos

INTRO


1845년, 미국의 한 젊은 청년이 세상을 등지고 숲 속을 향해 떠납니다.

2년 2개월동안 그 숲 속에서 홀로 오두막을 짓고 자립자족을 하던 청년은 세상에 고개를 돌렸지만, 누구보다 날카로운 시선으로 세상을 통찰합니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자신을 성찰하면서도 세속적인 세상을 관찰하던 청년은 오늘날까지 많은 이들이 사랑하게 된 불후의 명저를 하나 남기게 됩니다.

그 청년은 바로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이며, 그가 남긴 책은 바로 <월든> 입니다.

월든은 그가 오두막을 짓고 살았던 숲에 있던 호수의 이름입니다.


언젠가 한 번 읽어봐야지 하면서 미루다가, 최근에 와서야 읽게 된 <월든>은 빛나는 문장들이 가득했습니다.

자연속에서 살아가는 소로우의 풍요로운 내면과 행복도 느낄 수 있었고, 아름다운 자연묘사에서 평화로움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인상깊었던 문장들은 소로우의 인생철학이 담긴 문장들입니다.


그 문장들을 지금부터 리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인생의 선배들이 그것을 이미 겪었다는 것이 내게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의 조언과 충고를 듣게 됩니다.

SNS가 발달한 요즘 세상에서는 성공한 사람들의 얘기도 너무나 쉽게 들을 수가 있습니다.


뛰어난 성공을 거둔 이들의 조언들을 들으면 의욕이 생기고 고무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정말로 큰 도움이 될까요?그들의 조언과 충고는 참고할 수는 있지만, 나에게는 정답이 될 수 없습니다.


나의 인생에 있어, 나의 정답은 나만이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정답은 나에게는 오답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인생이라는 시험지에서는 나의 정답은 스스로 찾아 나서야 합니다.

주관식이면서, 채점도 스스로 할 수 밖에 없는 시험지이기에 남들의 시험지는 나에게 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소로우도 자연에서 직접 살아보는 실천적 삶을 통해서, 본인의 인생에 소중한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나에게 있어 가장 큰 도움은 스스로 삶에 뛰어들어 시행착오를 겪은 경험입니다.

타인의 충고와 조언은 참고만 하고 그들이 겪은 것은 나도 겪겠다는 생각으로 세상에 뛰어들어야 합니다.



사람이 대지에 깊이 뿌리를 박은 것은 그만큼 높게 하늘로 솟아오르고자 함이 아닌가?


거대한 나무는 그 뿌리가 땅 속 깊이 까지 뻗어있습니다.

대지의 양분을 섭취해야지만이, 그 거대한 몸을 유지할 수 있을테니까요.


사람은 나무처럼 그렇게 커질 수는 없지만, 눈을 조금만 들면 하늘을 쳐다볼 수 있습니다.

그 하늘을 쳐다보기 위해서는 지금 현재의 삶을 뿌리깊게 살고 있어야 합니다.

땅이 흔들린다면 하늘을 쳐다볼 여유도 없이 땅만을 바라볼 수 밖에 없으니까요.


하늘이라는 꿈을 바라보기 위해서는, 우선은 나의 대지를 먼저 굳건히 해야겠습니다.



나는 삶이 아닌 것은 살지 않으려고 했으니, 삶은 그처럼 소중한 것이다. 그리고 정말 불가피하게 되지 않는 한 체념의 철학을 따르기는 원치 않았다. 나는 생을 깊게 살기를, 인생의 모든 골수를 빼먹기를 원했으며, 강인하고 엄격하게 살아, 삶이 아닌 것은 모두 때려 엎기를 원했다.


소로우가 말하는 삶은 체념이 아닌 불굴의 정신으로 모험하고 도전하는 삶을 말하는 거 같습니다.

인생의 골수는 자신만의 안락한 방에서 지낸다고 빼먹을 수 있지 않습니다.

거친 세상의 풍파를 겪어보며 많은 절망과 실패를 경험하더라도, 다시 일어서서 달려나가는 삶.

그렇게 깊게 살아야만이 후회없는 삶을 살 수 있고 인생의 골수를 맛 볼 수 있습니다.

후회라는 쓴맛이 가득한 국물은 우리가 음미할 수 없는게 당연하니까요.


삶이 아닌 삶은 후회로 가득한 삶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해보기도 전에 체념하거나, 해봤어도 깊게 해보지 않았던 삶.

그것은 어찌보면 살았지만 산 게 아닌 죽은 삶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한 삶을 때려엎고 싶었기에, 소로우도 직접 자연에서 살아보게 됩니다.


본인이 살 집을 직접 짓고, 농사까지 해가면서 자급자족까지 하는 삶은 아무리 19세기 중반이었어도 쉽지 않았을 겁니다. 자본주의가 한창 성행하면서 너도나도 미친듯이 일을 하던 시대에, 소박하고 검소하면서도 내면의 풍요로움을 중요시했던 소로우는 분명 강인한 사람이었을 겁니다.


그 강인함과 용기 덕분에, 소로우는 분명 월든에서 자신이 바라던 삶을 경험했을 겁니다.



원칙만 알면 되지 무수한 실례와 응용을 구태여 들을 필요가 무엇인가?


한 때, 자기계발서나 동기부여 강연에 탐닉했던 저 자신을 뼈때리는 문장입니다.

삶에서 성공이나 행복을 위한 원칙은 너무나 간단명료합니다.

다이어트의 경우, 적게 먹고 운동하기.

성공의 경우, 남들보다 열심히, 꾸준히 하기.

공부는? 예습과 복습 철저히 하기.


원칙을 알면 이제는 그저 실천하면서 본인만의 방법을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다른 사람들의 방법과 이야기들은 나의 방법을 만들어가는데 있어서는 참고서일 뿐입니다.

무수한 실례와 응용을 보기보다는, 나만의 예시와 응용법을 만들 수 있어야겠습니다.


진실로 바라건대 당신 내부에 있는 신대륙과 신세계를 발견하는 콜럼버스가 되라. 그리하여 무역을 위해서가 아니라 사상을 위한 새로운 항로를 개척하라


20대 후반에 접어든 저는 이제 슬슬 본인을 좀 안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좋아하는게 무엇인지도 대충 알고 싫어하는게 뭔지도 알게 되었죠.

이미 모든 대륙이 발견된 것처럼, 저의 지구도 이미 다 발견된듯 합니다.


하지만, 아직도 제가 경험하지 못한 세상과 지식들이 가득합니다.

저의 지구는 이미 발견된 듯 하지만, 아직 우주를 향해 뻗지는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우주 속에는 셀 수 없을 정도의 별이 존재하는것처럼 나의 내부에도 아직 발견되지 못한 별들이 분명히 있을 겁니다.


그 별을 탐험하기 위한 항로를 개척하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많은 고난과 위험이 따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인고의 노력끝에 별을 탐험하게 된다면 그 별은 저의 내부를 항상 비춰주게 될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 자기의 또래들과 보조를 맞추지 않는다면, 그것은 아마 그가 그들과는 다른 고수鼓手의 북소리를 듣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이 듣는 음악에 맞추어 걸어가도록 내버려두라. 그 북소리의 박자가 어떻든, 또 그 소리가 얼마나 먼 곳에서 들리든 말이다. 그가 꼭 사과나무나 떡갈나무와 같은 속도로 성숙해야 한다는 법칙은 없다. 그가 남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자신의 봄을 여름으로 바꾸어야 한단 말인가?


사람은 누구나 본인만의 속도가 있습니다.

어떤 이는 대단한 재능과 의지력을 통해 거침없이 앞을 향해 달려나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느리지만 확실하게 한 걸음 한 걸음 인생이라는 여정을 걸어나갈지도 모릅니다.


인생이라는 레이스에서, 우리는 서로 경쟁을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더 빨리 달리는 사람을 선망하게 되고 늦게 뒤처지면 불안하고 조급하게 되죠.

하지만, 이 레이스는 빠르게 달리는 사람이 이기는게 아니라 행복한 사람이 이기는게 아닐까요?


우리는 모두 같은 사람이지만, 저마다 다른 생각과 감정, 느낌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마치 사과나무와 떡갈나무처럼 같은 나무이기만 할 뿐, 생김새부터 특징까지 전부 다른 것처럼요.

각자의 속도는 전부 다르기에, 계절도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남들의 계절에 맞추기 위해서 나의 봄을 여름으로 억지로 돌릴 필요가 있을까요?

나의 인생이라는 계절의 주인은 나 자신인데, 남의 계절을 위해 굳이 보조를 맞출 필요는 없겠습니다.


END


인생철학이 담긴 문장들만 다뤘지만, <월든>에는 자연을 묘사한 아름다운 문장과 소로우의 행복이 넘치는 듯한 표현도 많습니다. 숲속의 생활과 경제학(자급자족하면서 살아간 이야기), 자신을 찾아온 사람들과의 일화도 재미나게 소개되어 있습니다.


2년 2개월의 기간동안, 요즘처럼 인터넷과 스마트폰도 없는 정말로 적막한 그 자연속에서 살아가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었을 겁니다. 고독은 소로우에게 있어 가장 큰 벗이었을테죠.

고독은 누군가에게 있어 벗이 아니라 원수처럼 해를 끼치기도 하지만, 소로우에게는 꼭 필요한 벗이었던거 같습니다. 그 고독속에서 빛나는 사유와 통찰을 하게 되었고, 월든에서의 감정과 느낌들은 분명 소로우가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 북극성처럼 삶의 지표가 되어 줬을 겁니다.


소로우가 월든에서 2년 2개월을 지낸 것처럼, 우리들도 각자 소로우의 월든 같은 장소와 시간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잔잔한 호수를 바라다보면 어느 순간 나의 내면을 바라보게 되는것처럼, 우리는 스스로를 바라 볼 시간이 있어야 합니다.

그 시간이 있어야지만, 구름에 가려져 있던 나의 북극성이 나타날테니까요.


저도 취업준비라는 레이스 속에서 잠시 벗어나, 저만의 숲속에서 휴식을 취했던 시절이 있습니다.

그 시절이 있었기에, 지금의 저는 아직 흐리지만 분명히 빛나고 있는 북극성을 인지할 수 있습니다.


정신없이 바쁜 삶을 살고나서, 잠깐 휴식을 취하고 있는 분들이라면 <월든>을 한 번 읽어보시는건 어떨까요?

그의 풍요로운 내면과 빛나는 통찰, 자연에 빗대어 은유적으로 표현한 삶의 철학들은 분명 여러분의 북극성을 찾아가는 여정에 있어 도움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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