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을 줄이는 법은 뭘까
인간으로 살려면 정기적으로 음식물 입에 넣어줘야 하고 냄새나는 배설물들 배출해줘야 하고 투명한 액체를 신체에 매시간마다 들이부어줘야 하고 몇시간 동안 꼼짝없이 자줘야 하고 일해야 한다
인간으로 사는 거 자체가 고통 그 자체라는 이야기다.
사는게 고통이란 건 모든 인간이 무의식 중에는 다 알고 있는데 그래서 인간으로써 사는 고통을 줄여주기 위한 물건들을 계속 만들어낸다.
우리가 사용하는 물건들만 생각해보자
의자 - 서 있을 때 발생하는 중력으로 인한 고통을 줄이기 위해 만들어짐
침대 - 앉아있는 것도 고통이니 중력으로 인한 고통을 더 줄이기 위해 만들어짐.
선풍기 - 더운 고통을 줄이기 위해 만들어짐.
히터 - 추운 고통을 줄이기 위해 만들어짐.
핸드폰 - 크고 무거운 전화기와 신문, 지도 등등을 보는 귀찮음(고통)을 줄이기 위해 만들어짐.
자동차 - 걸어다니는 고통을 줄이기 위해 만들어짐.
신발 - 맨발로 다니면 고통스러우니 살갗이 다치는 고통을 줄여주기 위해 만들어짐.
귀찮음 = 고통
편리함 = 고통을 줄이는 것임.
모든 인간은 궁극적으로 편리함을 추구한다.
편리하다는 것은 고통이 덜 발생한다는 걸 의미한다
예를 들어 택배를 시키면 직접 가서 사오는 거보다 편리하다. 직접 가야하는 고통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인데 하지만 반대급부로 택배원이 그 고통을 떠안게된다. 이 고통을 택배원한테 떠넘기는 대가로 우리는 돈을 내는 갓이다.
즉, 돈 = 내 고통을 남에게 전담할 수 있는 힘이다..
돈이 많을수록 고통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얘기인데, 하지만 그만큼의 돈을 벌려면 그만큼의 고통을 받아야 한다.
즉, 삶은 고통과의 싸움의 연속이다.
이는 다른 감각과 달리 고통은 순응하지 않는데
인간은 자연적인 방법으론 통증에는 무뎌지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런 것과의 싸움이 고단하다면 벗어날 길은 태어나기 전 상태로 되돌아가는 것 뿐이다.
사람들은 자살자를 보고 비겁하다 하겠지만
(사실 비겁한거 맞긴 함 자신들은 고통과의 싸움을 계속 해 나가는데 자살자들은 그냥 \'응 안해\'하고 탈주해버리니.)
근데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죽어있는게\' 어떻게 보면 오히려 더 자연적인 상태라고 본다.
선캄브리아시대에도 난 죽어있었고
로마제국시대에도 난 죽어있었고
2차세계대전때도 난 죽어있었는데
지금은 지구에서 고작 몇십년을 살지만
난 억겁의 시간을 죽어있었으니 죽어있는게 어찌보면 더 자연적인 상태가 아닐까?
그러니 자살은 탈주하는게 아니라 지구에 여행왔는데 생각보다 여행이 너무 빡세서 귀국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난 오늘도 귀찮음과 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