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과 인도여행을 17일 다녀왔다. 2025년 1월에 4백여 명과 버스 11대로 부처님의 일대기를 3천 킬로를 타고 걷고 하면서 16박 17일을 같이 동행하였다.
보통 여행하면 자유여행이나 패키지여행을 생각하면서 따뜻한 호텔에서 마음대로 샤워하고 편하게 자면서 다니는 여행을 꿈꾼다.
그러나 법륜스님과 함께하는 인도여행은 여행이 아니라 고행에 가깝다. 17일간의 반찬은 직접 한국에서 가져가야 한다. 상하지 않는 멸치, 김자반, 국물 없는 볶음김치, 참치캔이 전부다.
또한 잠자는 곳은 호텔이 아니라 4명에서 8명이 함께 자고 어느 곳은 침대가 없어서 바닥에 스치로풀을 깔고 자야 한다. 그래서 필수적으로 겨울침낭을 가져가야 한다. 그래도 난방이 안되어 속옷을 다섯 겹 하고 침낭에 들어가도 을씨년스럽다. 그리고 저녁에 샤워를 하려면 가마솥에 끓인 물을 한동이 받아서 그 물로 머리도 감고 목욕재계를 해야 한다. 참 멋진 경험이라고 생각해서 추워도 나는 매일 한동이를 찬물에 섞어 머리도 감고 몸도 정결하게 했다.
의류도 22인치 이하 캐리어에 음식과 함께 담아야 해서 속옷 7벌 겉옷 3벌 그리고 조끼는 17일 내내 입어야 한다. 습기가 많아 빨래를 해도 마르지 않아 빨 수가 없다. 심지어 수건도 빨 수가 없어 그냥 바깥 빨랫줄에 널어서 재사용해야 한다. 조끼에 음식물이 묻어도 그 자리만 슬쩍 씻어내고 다시 입어야 한다.
비행기로 8시간 타고 인도 델리공항에 착륙하면 바로 버스에 탑승해서 17시간 타고 바로나시로 간다. 25시간을 타다 보니 그냥 버스의자가 침대가 되어 간다. 그래도 피곤하다 보니 집 침대에서 자는 것보다 더 곤하게 잔다.
원효스님이 밤에 맛있게 먹었던 물이 아침에 일어나니 해골바가지에 담긴 물이어서 깜짝 놀라며 깨달았다고 한다. '일체유심조' 즉, 마음먹기에 따라 몸과 마음이 움직인다는 의미인 것이다. 우리도 원효스님으로 빙의하는 중이었다.
매일 2시에서 4시 사이에 일어나서 부처님이 태어나고 설법하고 돌아가신 유적지를 돌아다니면서 스님들이 입는 옷도 입으면서 법륜스님의 설법을 듣고 절하고 명상하며 부처님이 그 당시 고행한 것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여행의 의미인 것이다.
사적지에서 범어사에서 온 스님들과 일행들을 보았다. 그 일행들은 보통 7일에서 10일 정도 패키지여행 와서 가이드의 수박 겉핥기 설명을 듣고 나서 고급식당에서 식사하고 저녁에는 멋진 호텔에서 자면서 보낼 것이다.
그런데, 왜 그들이 전혀 부럽지 않고, 어쩌면 우리보다 더 초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부처님처럼 고행하러 왔는지, 그냥 놀러 왔는지, 그들도 그들 나름이 좋은 이유가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행하는 우리들이 더 여유가 있어 보였다.
화장실이 없어 버스에 내리면 앞으로는 남자들이, 뒤로는 여자들이 대소변을 보는 일도 처음에는 황당해서 멀리 감치 가서 볼 일을 보았지만, 시간이 지나니 점점 더 버스 가까이 볼 일보는 일도.
열 살 정도의 여자애가 두 살 동생을 안고 돈을 구걸하는 것도, 두발을 못쓰지만 우리보다 더 빨리 손으로 걸으면서 돈을 동냥하는 모습도.
도로 근처에 있는 집들 대부분이 화장실도 없고 더욱이 현관 대문도 없고 가마 때 기로 대충 둘러맨 것도.
학교가 없어 마을 근처 큰 나무 밑에 의자가 몇 개 갔다 놓고 거기서 책을 읽는 아이들도.
그래도,
그래도,
인생은 계속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