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한 걸음 더> 나 자신을 찾는 방법

실패 속에서도 나아가는 연습

by 희원다움

나는 무언가를 시작할 때, 철저한 계획보다 ‘일단 해보자’는 마음을 먼저 품었다. 결과보다 과정을 믿었고, 그 과정 속에서 수많은 실패를 만났다. 그래서 실패는 내게 낯설지 않았다. 실패는 두렵기보다 익숙했고, 익숙했기에 오히려 나를 움직이게 했다. ‘어차피 될 때까지 할 거니까.’ 그 단순한 믿음이 내 인생의 추진력이었다.


첫 직장을 그만두고 승무원을 준비하던 9개월 동안 대한항공, 아시아나, 카타르, 에미레이트, 동방항공, JAL까지 정말 수많은 항공사에 지원했다. 그때는 운이 좋게도 공채가 자주 열렸지만, 합격의 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상하게 두렵지 않았다. 그때만큼은 의심도, 불안도 없었다. 나는 결국 승무원이 될 거라고 믿었다. 합격이라는 결과는 단지 나에게는 시간의 문제였기 때문이다.


간호대학 시절에도 그랬다. 그때는 간호사 취업이 어렵지 않았지만 내게 기회는 쉽게 오지 않았다. 아산, 세브란스, 서울대, 한양대, 순천향, 단국대...지원하는 곳마다 떨어졌다. 하지만 오래 좌절하지는 않았다.


‘한국 병원이 아니면 미국으로 가면 된다.’ 그 결심으로 시작했기 때문이다. 길이 막히면 돌아가면 될 뿐이었다. 그 단순한 확신이 나를 계속 움직이게 했다.



인생은 한쪽 문이 닫히면
다른 문이 열린다.


그 말이 진부하게 들렸지만, 그 시절의 나는 그 문턱을 몸으로 통과하며 알게 되었다. 실패를 자원으로 쓰려면 그걸 닫힌 문이 아닌, '다른 문으로 가보라'는 신호로 읽어야 한다. 그리고 그 생각 덕분에, 결국 다른 문이 열렸다.

[실패를 자원으로 바꾸는 나만의 방법]


1. 보완점을 찾는다.

왜 안 됐는지보다, 다음엔 어떻게 다르게 할 수 있을지를 적었다. 예를 들어 면접에서 긴장해 말이 꼬였던 날엔 ‘답변을 외우지 말고, 키워드로 정리하기’라고 메모했다. 그 한 줄 메모들이 다음 실행의 발판이 되었다.


2. 즉시 실행한다.

오래 생각하지 않았다. 대신 작게라도 바로 움직였다. 면접에서 떨어진 날엔 그날 바로 기출질문을 정리하고 답을 수정했다. 결과가 달라지지 않아도 괜찮았다. 멈추면 두려움이 자라지만, 움직이자 마음의 균형이 맞춰졌다.


3. 기록으로 남긴다.

실패를 적어두면 감정이 정리된다. 왜 안 됐는지’, ‘다음엔 어떻게 다르게 할지’를 적다 보면, 패배감 같은 감정보다 객관적인 상황이 보인다. 기록은 나를 탓하는 대신, 나를 다음 단계로 옮겨주는 가장 현실적인 도구였다.


돌아보면 내 인생은 성공보다 실패로 채워져 있었다. 하지만 그 실패는 언제나 나를 조금 다른 방향으로 이끌었다. 승무원이 되었던 것도, 간호사가 되었던 것도, 코치라는 도전도 결국 그때의 실패가 밑거름이었다.


실패는 나를 멈추게 하지 않았다. 오히려 머뭇거리던 생각을 멈추게 하고, 다시 한 걸음을 내딛게 만들었다. 그 한 걸음이 크든 작든 상관없다. 실패 속에서도 계속 움직일 수 있다면, 이미 삶은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는 지금도 나를 찾아가고 있다.










keyword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