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시대의 의사결정, 통계와 IT의 융합

세상을 움직이는 숫자의 과학 (KBS 스페셜 2009년 11월 방영)

철학자 사르트르는 “인생은 B와 D 사이의 C이다”라고 말했다. 즉, 태어남과 죽음 사이의 모든 삶은 선택의 연속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선택들이 모여 우리의 삶을 형성한다. 선택을 풀어서 말하자면, 의사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의사를 결정짓는 요인 중 크게 경험과 직관이 있다. 지금 다룰 내용은 경험이다. 경험이란 자신이 실제로 겪어본 것을 뜻하는데, 시대가 발전하고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나의 경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경험, 그리고 사람이 겪기 힘든 경험까지도 측정이 가능해져서 과거의 일들이 수많은 데이터로 남아있다.

이것은 우리가 하는 의사결정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정리하며 과학적으로 분석하여 의사결정자에게 최적의 결정을 하게 도와주는 학문이 통계학과 경영정보학이라고 생각한다.

지금부터 훌륭한 의사결정을 위해 통계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총 10가지 사례를 통해 알아볼 것이다. 주제는 다음과 같다.

야구경기 운영에서 통계의 가치

와인 생산에 통계를 활용하는 방식

일본 속옷 회사에서 통계를 활용하는 방식과 효과

국내 여성을 위한 소주 신상품 출시 시의 과학적 의사결정 과정

일본 노트가 히트할 수 있었던 과정의 기술

인천공항이 영종도에 들어설 수 있었던 과학적 의사결정 방법

수요자 맞춤형 통계 서비스의 효용과 미래

캐나다 밴쿠버에서 일반 시민들의 정책 건의를 위한 통계 활용

한국에서 정책 수립 시 데이터의 오용 사례들

GDP의 허점과 대안 성장 지표의 개발 필요성

통계를 활용한 10가지 사례  

야구경기 운영에서 통계의 가치

첫 번째 사례는 야구경기에서 통계를 활용한 것이다. 이 영상을 볼 때 생각나는 영화가 있다. 바로 "머니볼"이다. 이 영화는 성적이 저조한 야구팀이 통계를 활용해 최소한의 돈으로 최상위권의 팀으로 올라가 최대한의 경제적 이윤을 얻게 되는 여정을 그린 영화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야구팀들도 경기에서 승리하기 위해 통계를 적극 활용한다. 선수마다 타율이 어느 정도인지, 볼, 스트라이크, 구질 등이 어떻게 되는지 등의 자세한 내용을 기록하여 통계로 만든다. 감독은 이 내용을 바탕으로 이기기 위한 맞춤형 전략을 짠다. 상대 투수에 따라 타자의 전략이 바뀌기도 한다. 또한 경제적 효율성을 위해서도 사용되는데, 구단주는 최대한 돈을 들이지 않고 최고의 팀을 꾸릴 필요가 있으며, 각 선수의 통계자료가 연봉 협상 시 객관적인 지표가 되기도 한다. 반대로 뛰어난 실력을 갖춘 선수가 높은 연봉을 받고 싶을 때 사용되기도 한다.

와인 생산에 통계를 활용하는 방식

통계는 와인 제조에도 사용된다. 통계를 활용하여 더 맛있는 와인을 만드는 방법과 와인의 정확한 가격을 측정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영상에서는 통계를 활용해 가장 맛있는 와인을 만들기 위해서는 와인을 숙성하는 과정보다는 포도의 질이 중요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렇다면 포도의 질을 결정하는 요인이 무엇인지 통계를 통해 알아볼 필요가 있는데, 결과는 바로 일조량과 강수량이었다. 일조량은 많고 강수량은 적을수록 맛있는 포도가 만들어진다. 이 내용을 바탕으로 통계를 활용하여 와인의 정확한 가격을 매길 수 있도록 공식을 만들었다. 공식은 다음과 같다: “와인의 품질 = 12.145 + (0.00117 겨울철 강수량) + (0.0614 재배 철의 평균기온) - (0.00386 수확기 강수량)”. 이를 바탕으로 계산한 결과와 실제 유명한 여러 와인 회사의 와인 가격을 비교해 보았는데 정확하게 맞아떨어졌다.  

일본 속옷 회사에서 통계를 활용하는 방식과 효과

일본의 한 속옷회사는 수작업과 기술 발전으로 인해 컴퓨터를 통한 측정을 통해 3만 5천 명을 상대로 사람의 158군데 치수를 계측하여 자료를 정립했다. 이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연구한 결과, 여성의 신체는 18~20세, 24~26세, 36~38세에 큰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통계자료를 통해 속옷회사는 무분별한 속옷 제작이 아니라 사람의 몸에 맞는 맞춤형 속옷을 제작함으로써 보다 편안한 속옷을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되었고, 회사로서는 더 높은 이윤을 거둘 수 있게 되었다.  

국내 여성을 위한 소주 신상품 출시 시의 과학적 의사결정 과정

통계는 국내 소주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과거에는 여성들이 소주를 많이 마시지 않았다. 그러나 통계를 확인해보니 여성들의 소주 선호가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를 니즈로 삼은 한 주류회사는 여성에게 맞춤형 소주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평소보다 도수가 낮고 부드러운 소주가 나오게 되었고, 이는 여성 소주 대중화와 매출 상승에 크게 이바지했다. 통계를 활용해 시대의 흐름을 읽고 맞춤형 전략을 짠 것이다.  

일본 노트가 히트할 수 있었던 과정의 기술

일본에서 노트가 히트한 과정을 살펴보자. 우리나라에서는 서울대가 대표적인 대학교이듯, 일본에는 도쿄대가 그러한 역할을 한다. 입시생들은 대부분 도쿄대를 선망하고 있다. 그래서 한 사람이 도쿄대에 입학한 사람들과 다른 평범한 대학교에 입학한 사람들의 차이점을 연구하기로 했다. 도쿄대에 막 입학한 학생들의 노트 200권을 모아서 어떻게 노트를 관리해왔는지를 분석하고, 이에 맞춰 노트의 내용을 구성했다. 이 노트는 당시에 2천만 권 이상 팔려나갔고, 일본 전역에 노트 필기 문화를 바꾸게 되었다.  

인천공항이 영종도에 들어설 수 있었던 과학적 의사결정 방법

인천공항이 영종도에 들어설 수 있었던 과정에는 과학적 의사결정이 있었다. 국가의 큰 사업에는 통계가 사용된다. 국가의 정책을 결정하고 실행하기 이전에 기획하고 정부에 보고를 올려 승인을 받아야 한다. 승인을 받을 때 자신의 기획한 내용만으로는 설득이 어렵다. 왜냐하면, 국가 정책은 천문학적인 규모의 돈이 움직이며 국민의 세금이 사용되기 때문이다. 인천공항을 지을 때도 함부로 돈을 쓸 수 없기 때문에 통계를 활용했다. 사실 인천공항을 짓기 이전에 많은 사람이 걱정했던 부분이 바로 안개였다. 그 지역은 섬으로 바다와 가까워 상식적으로 안개가 많으리라 생각되었다. 그래서 기획안을 보고하기 전에 실제로 공항을 짓는 것이 적합한지 안개의 정도를 조사하여 통계자료를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김포공항보다 안개가 적다는 것이 확인되어 인천공항이 승인되었고, 지금 세계적인 공항으로 자리 잡았다.  

수요자 맞춤형 통계 서비스의 효용과 미래

시대의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장 상황에 맞는 통계자료를 조사하고 제공하는 기업이 생길 만큼 전문화되었다. 송도신도시의 예를 들면, 여기에 많은 돈이 들어가는데 국가의 돈으로만 짓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투자를 받아야 한다. 투자자들은 주로 해외 투자자들인데, 한국에 와서 직접 조사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한국의 통계 회사를 통해 현장을 조사하고 통계자료를 받는다. 이를 바탕으로 외국계 기업들은 투자가 경제적 이익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전략을 수립한다.  

캐나다 밴쿠버에서 일반 시민들의 정책 건의를 위한 통계 활용

통계는 어려운 것이 아니며, 모든 국민이 활용할 수 있다. 이를 가장 잘 실현하고 있는 도시가 캐나다의 밴쿠버다. 밴쿠버 시민들은 삶의 모든 분야에 통계를 활용하여 문제의 근본을 발견하고 해결책을 정부에 요청한다. 물론 이를 위해 정부는 통계를 잘 정리해 두었다. 우리나라도 통계청에서 많은 통계자료를 저장하고 있으며, 최근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면서 다시 자료를 정리하고 수집했다. 이처럼 우리나라도 모든 국민이 자유롭게 통계를 살피고 이를 통해 정확한 사고를 하는 문화가 퍼져나가 더욱 정확한 의사결정을 하게 되기를 바란다.  

한국에서 정책 수립 시 데이터의 오용 사례들

통계를 활용하여 의사결정을 한다고 해서 모든 결정이 최고의 결정이 되는 것은 아니다. 통계자료를 잘 수집하고 분석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막대한 손해를 볼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한일어업협정이다. 한국과 일본이 어업협정을 했는데, 일본보다 한국은 제대로 된 통계조사와 활용 없이 협정을 맺었다. 그 결과 어획량을 정확하게 반반으로 나누지 않고, 일본에 더 많은 물고기 서식지를 넘겨주었다. 그래서 한국 어민들의 어획량이 크게 줄어 국가적으로 막대한 손해를 입었다.  

GDP의 허점과 대안 성장 지표의 개발 필요성

통계는 측정할 때 기준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결괏값이 많이 달라진다. 2009년 기준으로 OECD에는 약 1만 건의 통계 항목이 있었다. 그중 의사결정에 필요한 통계자료가 무엇인지 잘 결정해야 한다. 특히 GDP는 나라 전체의 경제 규모를 알려주는 데 적합하다. 그러나 많은 경제성장을 이룬 나라에서는 경제성장률보다 개개인의 삶의 질이 중요해지는데, 이러한 부분을 GDP는 반영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중국의 경우 빈부격차가 매우 심해 수많은 사람이 형편없이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GDP는 세계 2위이다. 이러한 오류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마치며

삶의 크고 작은 모든 부분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정리하며 분석하여 과학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이 빅데이터 분석가로서의 시작이다. 이러한 마인드셋을 바탕으로 기술을 쌓아 올리면 21세기에 중요한 무기가 될 것이다.

출처: 세상을 움직이는 숫자의 과학: 통계 (KBS 스페셜 2009년 11월 방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