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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문학콘텐츠연구소 Oct 14. 2022

우리 역사 속의 범죄자들.29.이영학 사건(2)

29.이중인격의 끝판왕, 어금니아빠 이영학(2)

29.이중인격의 끝판왕, 어금니아빠 이영학(2)


경찰에 검거된 뒤 이영학은 자신에 대한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며 한편으로는 사람들이 늘 그랬던 것처럼 자신에 대한 동정 여론이 일어나길 의도했던 것으로 추측되는 발언을 하게 된다.


바로 지난 시간에 이야기 했던 "아내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혀달라"는 것이었다.


사진: 뉴스원


그리고 이 사건에 대해 조사하던 경찰은 마침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혀내게 되는데, 정말 엄청난 반전이 숨어 있었다.


이영학은 자신의 아내 최씨가 자신의 계부에게 오래전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며 고소를 한 기록이 있었다. 하지만 부부의 주장만 있을 뿐 증거는 없는 이 사건은 기각될 수 밖에 없었고, 그러자 이영학은 자신의 아내에게 '계부와 다시 한번 성관계를 맺고 증거를 녹화해 오라'고 요구한 것이다. 결국 이영학이 자신의 친모를 밖으로 불러낸 사이 이영학은 자신의 아내 최씨를 집으로 들여보냈고, 이전의 성폭행 여부는 판단하기 어렵지만 어쨌든 계부는 최씨와 관계를 맺었다고 한다. 집안 자체가 정상적이지 않았던 것이다. 계부는 이후 최씨 사망 한 달 정도 후에 자살하며 이 사건은 종결되었다.


결국 이 사건을 계기로 최씨는 자신이 살던 아파트에서 투신 자살을 하게된다(9월 5일). 그런데 여기서 이영학과 그의 딸이 보인 행동은 상식을 벗어나 있었다. 우선 그들은 최씨의 죽음을 목격했음에도 오열을 한다거나 슬퍼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cctv 확인 결과 이영학은 시체가 된 아내의 올라간 티셔츠를 내려준 뒤로는 어디론가 전화를 하였을 뿐 아니라, 최씨를 싣고 떠나는 구급차에도 동승하지 않았다. 또한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깎기도 했으며, 다음 날 아침 자신의 형과 딸까지 동원하여 아내가 투신한 자리의 혈흔을 세제를 이용해 꼼꼼히 닦아내었고, 며칠 뒤에는 침대 밑에서 아내의 유서를 찾았다며 경찰에게 a4용지 4장 분량의 유서를 건네주었는데 이것은 이영학이 만들어낸 가짜 유서였다. 이영학은 유서에 음란 소설에 버금가는 내용을 작성하며 '이영학 계부의 성폭행' 때문에 자살한다는 내용을 꾸며 컴퓨터 프린터로 인쇄하여 경찰에 제출한 것이다. 이처럼 분명 이영학과 그 딸은 최씨의 죽음에 어떤 연관이 있어 보이지만 경찰은 자살로 단정지어 버렸다.


하지만 이영학의 만행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딸을 위해 모든 것을 할 것같았던 딸바보 아빠 이영학은 껍질을 벗겨낼 수록 악마같은 본성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우선 그는 아내가 죽은 뒤 불과 3일만에 성인 데이트 사이트에 접속하여 "동거인을 구한다"는 글을 올린다. 그것도 14세~20세 미만의 미성년자들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이쯤되면 결코 정상적인 인간은 아니라고 밖에 볼 수 없다.


그리고 탐문을 하던 경찰들은 주민들에게 "그들의 집이 유흥업소 종사자들의 집인 줄 알고 있었다"는 증언을 받는다. 게다가 동네 배달원 역시 "그 집에서 음식을 자주 배달해 먹었는데, 여자들이 여러 명 있었고, 유흥업소나 성매매 업소 여성들로 보였다"는 증언을 듣게 된다. 그리고 이 사실에 대해 확인하던 중 연합뉴스에서는 이영학이 자신의 아내 최씨를 성매매에 동원했다는 사실을 확보한다. 이영학은 강남에 오피스텔을 얻어 1인 마사지샵을 열고 손님들을 받았으며 여기서는 실제적인 성매매 행위가 벌어졌다. 더 황당한 사실은 이영학이 자신의 아내가 손님들과 성매매 하는 모습을 몰카로 촬영한 다음 성인 사이트에 이 영상을 팔기까지 했다는 것이다.


사진: 뉴스원


어처구니 없는 일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영학은 자신과 딸을 동정해 보내준 사람들의 기부금으로 아내를 성매매 시키기 위해 가슴 수술을 시켰으며, 자신의 성기에 보형물을 넣는 수술 역시 여러 차례 실시하다가 부작용으로 성기능장애를 갖게 된다. 게다가 자신의 쌍커풀 수술을 하기도 했으며, 이후 가학적 성향을 갖게 된 그는 자신의 온몸에 문신을 하는데 4천여 만원을 사용했고, 심지어 아내 최씨의 몸(은밀한 부위까지)에도 문신을 새겨 넣었다. 그리고 자신의 명의로 포드 토러스, 누나 명의로 현대 에쿠스, 형 친구 명의로 BMW X1을 뽑아 자신이 골라서 타고 다녔으며, 아우디 A7 차량도 타다가 팔았다고 한다. 그 밖에도 그는 총 6대 정도의 차를 활용했다고 한다.


이처럼 세상에 딸밖에 모르는 천사 아빠 이영학은 실제로는 10대 시절부터 전과 18범의 범죄자였으며 미성년자였던 최씨와 동거해 딸을 낳았던 것이고, 그 딸이 자신과 같은 희귀질환을 앓자 이를 이용해 사람들의 동정심을 자극해 돈벌이를 했던 것이다. 그리고 공식적인 모금액만 12억이 넘었는데 이중 실제 딸의 수술비로 쓴 비용은 1억이 조금 넘는 정도였다. 비공식적인 모금액은 얼마인지 확인할 수도 없었다. 그와중에도 기초수급자로 나라에서 매달 160~180만원 정도의 돈까지 받아 챙겼다.


이 사건은 결국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에게 조금의 도움이라도 되려하던 사람들의 심리상태마저 얼려 놓았다. 


딸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 하나는 진심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자신의 아내는 딸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도 폭행했던 이영학이 딸은 폭행한 적이 없다고 하니 말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수십명을 살해한 사이코패스들도 자기 자식들은 끔찍히 아꼈다는 사실이다.


완벽하게 두 얼굴로 살았던 이영학은 결국 모든 사실이 밝혀진 후에도 사람들 앞에서는 울며 반성하는 척을 하고, 뒤에서는 검사가 자신을 자신을 협박했다거나 아내를 창녀라고 모욕했다는 등 거짓 주장으로 일관했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 했듯 판부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판단으로 1심의 사형을 무기징역으로 하향해서 판결내리고야 만다.


14살 소녀를 만 하루동안 성적으로 착취한 뒤, 죽이고, 시체를 유기하고 암매장까지 한 인면수심의 짐승에게는 너무 관대한 처벌이 아닐까?


http://thel.mt.co.kr/index.html


세상은 넓고 또라이는 많다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준비와 대비를 잘해도 이런 류의 또라이를 만나는 순간 우리는 재난을 당하게 된다. 미디어의 힘만큼이나 SNS의 힘도 커진 현재에 이런 류의 사이코패스는 언제라도 자신들의 모습을 꾸민 채 우리에게 접근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늘상 경계해야 하고, 도움을 원하는 사람들을 알게 되었을 때 보다 명확한 검증은 필요하겠지만 그렇다고 측은지심 자체를 잃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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