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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wsunc Dec 01. 2022

고급 글쓰기, 이것만 잘 하면 된다

너무 오랫만에 글을 씁니다. 글은 마감이 쓰는 법인데, 마감 없는 글을 쓰려니 쉽지 않았어요. 개인적인 사정도 좀 있었습니다. 그 사이 구독해주신 분들이 계신데, 죄송한 마음을 전합니다. 적어도 주 1회는 써보도록 애쓰겠습니다.


오랫만에 글을 쓰면서, 저도 1편2편을 여러번 읽으며 맥락을 다시 잡았는데요. 독자 여러분들도 1편과 2편을 다시 보고 오시길 권합니다. 1편에선 글이 완성되기 위해 있어야 할 2가지를 말씀드렸습니다. 주제와 구성이었죠. 2편에선 그 중 주제를 다뤘습니다. 주제와 관련해서 많은 분들이 어려워 하는 게 하나 있어요. ‘주제’와 ‘소재’를 정확하게 구분하지 못하는 겁니다. 2편에선 주제와 소재가 어떻게 다른지 설명하고, 그 둘을 구분하는 방법과 각각을 찾는 방법을 알려드렸습니다. 제가 쓴 글을 제가 이렇게 평가하는 게 다소 과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다시 봐도 2편은 정말 유용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오늘은 1편에서 말한 글이 완성되기 위해 있어야 할 두 가지 중 하나인 구성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소재와 주제를 잡았다면, 이제부터 구성입니다.


구성은 논리다

먼저 구성이 뭘까요? 하고 싶은 말(주제)은 찾았잖아요. ‘이 말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가 구성입니다. 글 전체를 통해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이게 대주제입니다. 그리고 그것과 관련해서 해야 할 말들이 또 있죠. 이건 소주제고요. 구성은 대주제가 잘 드러나도록, 소주제를 어떻게 배치할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하고 싶은 말을 다 쏟아 놓고, 순서를 매긴다고 생각하면 좋습니다.


포인트는 대주제와 관련해 하고 싶은 말들, 즉 소주제를 찾아내고, 그걸 순서 매기는 구성이 결국은 논리라는 것이죠.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설득하기 위한 논리구조를 찾는 것, 이것이 바로 구성입니다.


저는 구성이 글쓰기의 가장 고급 단계라고 생각해요. 구성이 좋은 글은 잘 읽히죠. 보통 이런 글은 글을 쓸 때 상당히 오랜 시간 고민합니다. 쓰는 사람이 오래 고민하면, 읽는 사람은 술술 읽죠. 반대로 쓰는 사람이 충분히 고민하지 않고 쓰면 즉, 구성이 안 좋으면 읽는 사람이 이해하는 데 시간을 많이 써야 하고요.


다들 요즘 사람들은 책을 안 읽는다고 한탄하고 걱정하지만, 저는 요즘 사람처럼 글을 많이 읽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생각해보세요.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얼마나 많은 글을 읽고 있는지 말입니다. 이들 서비스를 통해 배달되는 뉴스 콘텐츠나 블로그, 브런치 글 같은 글도 엄청나게 많죠. 이렇게 많은 글을 읽으면서, 여러분도 느껴보셨을 겁니다. 어떤 글을 술술 읽히는데, 어떤 글은 스크롤을 내리기 힘들죠. 읽고 있어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 그런 글도 있고요. 다 구성의 문제입니다.


기자가 하는 일 취재와 글쓰기로 이뤄져 있습니다. 주제와 소재를 찾는 건 취재고, 그렇게 찾은 주제와 소재를 하나의 글로 만들어 내는 글쓰기가 바로 구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백하자면 기자들도 잘 하지 못하는 게 바로 구성입니다. 저도 주니어 시절에 “취재는 잘 하는데 글이 안된다”는 말을 들을까봐 전전긍긍했습니다. 취재는 잘 하는데 글이 안되는 기자에 대한 괴담을 듣기도 했고요. 아무리 좋은 재료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먹음직한 요리로 만들어 내지 못한다면 소용 없겠죠. 구성은 그런 겁니다. 눈길을 끄는 소재, 그 어떤 사람도 말하지 않았던 확실한 주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구성을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세상에 없는 주제도 전달되지 못할 테니 말입니다. 단언컨데 구성을 잘 하는 것이 고급 글쓰기의 핵심입니다.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 : 마인드맵 활용하기

제가 이 글을 쓰겠다고 마음 먹은 이유 중 하나가 구성하는 법에 대해 말해주는 책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많은 콘텐츠가 두괄식으로 써라, 단문을 써라, 매일 써라 같은 글쓰기 팁을 줄 뿐 구성하는 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가르쳐주지는 않았거든요. 자, 그럼 어떻게 구성해야 할까요?


제가 추천해드리는 방법은 마인드맵입니다. 예를 들어 설명해보겠습니다. 2편에서 뮤지컬 ‘장수탕 선녀님’이란 소재를 가지고 주제 찾기를 했던 만다라트, 기억나시죠? 복습하는 기분으로 먼저 만타라트를 활용해 ‘장수탕 선녀님’에서 주제를 찾아보겠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찾은 주제를 중심으로, 마인드맵을 활용해 글을 구성해볼게요.


먼저 주제 찾기를 해보겠습니다.                              

이제 이 중에 하나를 고릅니다. 저는 이걸 골라봤어요. ‘스파랜드 같은 최신 목욕탕보다 장수탕 같이 오래된 목욕탕에 가보고 싶다.’ 자, 이제 이걸로 구성하는 법을 알려드릴게요. 마인드맵 중심에 주제를 씁니다. 그리고 그 주제에서 가지를 쳐요. 가지 숫자는 여러분 마음에 달렸습니다. 가지가 3개일 수도 있고, 5개일 수도 있어요. 각 가지에는 관련해서 여러분이 쓰고 싶은 말을 모두 써넣습니다. 이런 식으로요.



제가 그린 마인드맵을 보면, 층위가 보이실 겁니다. 대주제 아래 5개의 소주제가 있고, 각 소주제에 관련해서 하고 싶은 말들이 두세개씩 달려 있죠. 거기에 또 하고 싶은 말이 달려 있기도 하고요. 각각의 소주제가 단락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리고 소주제에 달려 있는 것들이 그 단락에서 관련해서 할 말, 즉 문장인 거죠.

소재와 주제를 구체화할 때 만다라트를 썼는데요, 구성할 때 만다라트가 아니라 마인드맵을 추천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층위를 계속해서 추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거든요. 마인드맵을 활용하면 각 단락이 훨씬 풍성하게 채워질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고 싶은 말을 다 썼다면, 이제 버릴 차례입니다. 필요 없는 내용, 들어가나 마나한 내용이 없는지 살펴보고 그런 게 있다면 버립니다.  그 다음엔 순서를 매깁니다. 뭘 먼저 쓰면 좋을지 생각하면서요. 여기엔 정말 방법이 없어요. 말한다고 생각하고, 뭐부터 말하면 좋을지 생각해보세요. 우리에게 있는 논리력을 믿고 가는 거죠. 잘 모르겠으면, 계속 들여다 보면서 생각하면 됩니다. 저는 이렇게 순서를 매겨봤어요.


이제 순서대로 쓰면 됩니다. 정말 간단하죠?


기자들도 마인드맵을 쓰나요?

기자들은 ‘메모’를 합니다. 취재한 내용을 펼쳐놓고, 주제를 뽑아낸 다음 주제를 가지고 메모를 만드는데요, 이 과정이 마인드맵을 그리는 과정입니다. 제가 위에 그린 마인드맵을 가지고, 일할 때 만드는 기사 메모를 만들어볼게요.



메모를 만드는 건 이를테면 개요를 짜보는 겁니다. 이런 식으로 기자들은 기사를 쓰기 전에 구성을 미리 해보는 거죠. 그리고 그 구성에 따라 기사를 쓰고요. 제가 마인드맵을 떠올린 건, 앞선 글에서 말씀드렸듯 기자가 아니라 자기만의 콘텐츠를 가진 전문가들에게 글을 쓰는 방법을 알려주는 손 쉬운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면서에요. 그리고 저희집 어린이에게 글쓰기를 가르치는 어렵지 않는 방법을 찾으면서고요. ‘개요를 짜봐라’, ‘메모를 해봐라’ 이런 식으로 아무리 설명해도 아이뿐 아니라 어른들도 실행하기 힘들어 하더라고요. 그런데 이렇게 도구(마인드맵)을 활용하면, 의외로 아주 쉽게 따라들 했습니다.


이건 무슨 뜻이나면, 여러분도 마인드맵 그리는 단계를 생략할 수 있다는 겁니다. 글을 구성하는 데 익숙해지면, 기자들이 하듯 메모 형태의 개요를 짜는 걸로 글을 구성할 수 있어요. 다만 처음엔 그게 익숙하지 않으니까, 마인드맵이라는 도구를 활용하라고 추천해드리는 것일 뿐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아이에게 글쓰기를 가르치고 싶다면, 이 방법을 적극 활용하시길 권해드리고 싶어요.


이제 쓰기만 하면 된다

소재와 주제를 구분하고, 소재와 주제를 구체화하는 방법을 1편과 2편에서 알려드렸죠. 그리고 이번편에선 구체화한 주제를 가지고 글을 구성하는 방법을 알려드렸습니다. 이제 글쓰기에 관한 큰 틀의 방법론을 다 알려드린 겁니다. 쓰기만 하면 되죠.


하지만 막상 글을 쓰려고 해도 쉽지 않으실 거에요. 그건 수영하는 방법을 글이나 동영상으로 배웠다고 해도 수영을 하려고 하면 할 수 없는 것과 같은 겁니다. 그 방법론을 실제로 써보면서 몸에 익히는 게 중요하죠. 팔을 돌리고, 발을 차고, 숨을 쉬는 과정에서 필요한 크고 작은 기술도 배우고 익혀야 합니다. 글쓰기에도 그런 크고 작은 기술이 있어요. 다음편부터는 그런 크고 작은 기술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가장 먼저 알려드리고 싶은 기술은 ‘문단 쓰기 기술’이에요.  보통 많은 분들이 한 문장 쓰면 더 쓸 말이 없다고 하거든요. 특히 아이들이 그렇습니다. ‘아쿠아리움에 갔다. 재미있었다.’ 이렇게 쓰면 끝이죠. 아이들만 그럴까요? 어른도 마찬가집니다. 문단쓰기 기술이 궁금하다면, 다음편을 기대해주세요! 구독하면 알림 가는 거 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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