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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하고 돈을 못 받았다

혹독한 프리랜서의 첫걸음

by 도비

1년간 인하우스 영상 마케터로 일했었다.

근데 나는 아무 상관없는 과를 졸업했다


백수 시절 취미로 노래 부르는 유튜브를 운영하다가

돈을 벌어야겠다! 생각이 들어서

설마 되겠어 하고 넣은 원서가 얻어걸려서 근무하게 되었다.


1년간 다양한 일이 있었다.

신입이었지만 사수가 없어서 혼자 모든 일을 했어야 했다.

내가 첫 영상 제작자여서, 심지어 영상 촬영할 곳이 없었다.

처음엔 뷰가 좋은 옥상에서 촬영을 하다가,

창고 정리를 해서 촬영장을 만들기도 하고

친하지도 않은 동료들에게 유튜브 출연해달라고 질척거렸다.


일이 익숙해질 때쯤,

업무 범위는 딱히 넓어지지도 깊어지지도 않고 항상 똑같았다.

매일매일 무료하고 성취감이 들지 않았다.

딱히 내가 이곳에서 더 성장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래서 아직 젊고 꿈을 위해 마지막으로 객기를 부려보자는 생각에 퇴사를 결심했다.


일단 그래서 퇴사한 내가 할 수 있는 첫번째 일은 영상 편집이었다!

크X에 외주 글을 올리고 기다렸다.


광고 돌리는 돈이 아까워서 무작정 기다리다

(투자의 가치를 알아가는 나의 모습을 기다려달라!)

한 유튜브 채널에서 문의가 와서

기쁜 마음으로 상담을 했다.


긴 영상을 쇼츠로 편집하면 3건에 5만원을 주는 조건이었다.

페이는 적지만 나는 시작하는 작업자였기 때문에 행복하게 응했다.


그런데 채팅이 조금 불길하게 이어지는 것이다..!

'추후 맡기게 된다면 한 건으로 치겠습니다' 라는 문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설마 일을 시켜놓고 돈을 안 주겠나 해서 일단 작업을 하고

혹시 페이가 없냐고 여쭤봤다.


설마가 사람 잡는다고, 진짜 페이가 없었다.

이미 작업물을 세 개나 보내놓은 상태였기 때문에

나는 속수무책으로 무페이로 작업한 꼴이 되고 말았다.


분했지만 착수금을 받지 않고 작업한 내 성급함도 있었기에

다음부터는 정확히 명시해달라는 요구를 하고 대화를 끝냈다.


이렇게 혹독한 첫 걸음을 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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