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에는 공통된 질서가 있다. 잎보다 꽃이 먼저 핀다. 꽃이 지고 나서야 잎이 난다. 우리는 그것을 계절의 풍경으로 보지만 식물의 세계에서는 하나의 분명한 전략이다. 번식이 먼저이고 생장은 그 다음이다.
대표적인 봄꽃 나무들이 그렇다. 매화나무, 목련, 산수유, 그리고 벚나무. 이 나무들은 봄이 시작되면 잎을 미루고 먼저 꽃을 올린다. 가지는 아직 겨울의 골격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지만 그 위에서 꽃이 함박눈처럼 내린다. 잎이 없는 가지 위에 꽃이 떠 있는 모습은 그래서 더욱 선명하다. 꽃이 열리고 봄이 열린다.
식물학에서는 이것을 단순히 개화의 순서로 설명한다. 그러나 조금 다른 언어로 말할 수도 있다. 꽃은 식물의 번식 기관이다. 봄의 풍경은 사실 번식의 풍경이다. 꽃이 먼저 핀다는 것은 먼저 사랑이 시작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 봄의 나무들은 먼저 사랑한다. 잎이 나오기 전에 꽃이 열리고, 꽃이 열리면 향기와 색이 공기 속으로 퍼진다. 그것은 장식이 아니라 신호다. 멀리 있는 곤충들에게 보내는 신호다. 꽃은 혼자 사랑하지 않는다. 사랑의 축제의 초대장을 날린 것이다.
그 초청에 가장 먼저 반응하는 존재가 나비다. 봄이 되면 곤충들은 겨울의 휴면에서 깨어난다. 그중 하나가 성충으로 겨울을 견딘 작은멋쟁이나비 같은 나비들이다. 나비는 꽃의 색과 향을 따라 움직인다. 그러나 나비가 꽃을 찾는 이유는 아름다움 때문이 아니다. 꿀 때문이다. 꽃은 꿀을 만들고 나비는 그것을 찾는다. 그 과정에서 꽃가루가 옮겨지고 번식이 완성된다.
그래서 봄꽃의 풍경은 사실 하나의 에로스다. 꽃이 먼저 사랑하고, 그 다음에 꿀로 나비의 사랑을 북돋운다. 나비는 꿀을 찾고 꽃은 그 사이에서 번식을 완성한다. 서로 다른 욕망이 만나 하나의 생명 사건이 된다.
우리는 그것을 아름다운 봄이라고 부른다. 노란 산수유가 터지고, 흰 목련이 열리고, 매화와 벚꽃이 공기를 채운다. 그러나 그 풍경의 중심에는 하나의 단순한 사실이 있다. 봄은 감정의 계절이 아니라 생물의 계절이다. 꽃과 곤충이 서로를 부르며 번식을 완성하는 카니발의 시간이다.
그래서 봄을 바라보는 가장 정확한 말은 어쩌면 이것일지 모른다.
봄은 계절이 아니라
사랑의 방정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