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만 하고 싶은 게 많아

with 영화 ‘소울’

by 별빛조각


어렸을 때부터 경쟁의식이 강했다. 지금생각해 보면 그렇게 강한 것 같지도 않긴 한데, 무튼 1등 해서 관심받는 걸 좋아하는 관종이었던 것 같다. 남들이 보기엔 모범생이었지만 실은, 1등 하면 받는 관심이 좋고 칭찬과 인정이 좋아 열심히 하는 아이였다. 정작 본인이 진짜 좋아하는 게, 잘하는 게 뭔지는 모른 채 주어진 과제, 앞에 놓인 것들을 최대한 남들보다 잘 해내서 잘한다 소리 들으며 관심받는 게 목표였다.


그래서 지금 나는 그 업보로 20대의 후반인 지금까지도 방황하는 중이다. 내가 선택한 진로가 맞는 건지 1년의 절반 이상을 생각하고, 최선의 선택인지, 그리고 때론 20대 초중반 과거를 후회하기도 한다. 예전에 적어둔 나의 성찰 메모장을 보면 참 여전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렸을 때 조금 잘했던 미술을 살려 드로잉을 꾸준히 해볼까? 피아노 연주해서 무대에 서는 건 어떨까?

생각으로만 실천한 게 벌써 4-5년 전 일이다. 그때부터라도 정말 뭐든 하나 꾸준하게 했다면 지금쯤 잘했을 텐데...


그래서 나는 브런치의 많은 작가님들을 보며 꾸준히 연재하시는 분들이 정말 대단하다.

그리고 그렇게 뭐 하나 열심히 파서 변함없이 흔들리지 않고 계속하는 그 의지력을 배우고 싶다.

아직 잘하지 못하는 단계를 도약하기 위해선 끝없는 반복된 훈련이 필요한데

나는 항상 잘하지 못하는 것을 거부하고 다른 무언가에 재능이 있지 않을까? 하며 회피했던 것 같다.

지금이라도 꾸준히 해보려 한다.


가장 하고 싶은 건 드로잉! 어렸을 적 때부터 친했던 친구는 아직도 나에게 제발 그림을 그려보라고 한다.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없애면 하기 싫지 않고 재밌게 취미로 할 수 있다며 지금부터 5년간은 정말 취미처럼 이라도 해보라고 권유한다.


잘하고 싶으면 우직하니 한우물을 열심히 파야하는데 나는 중간중간 한눈팔며 해보고 싶은 것들에 눈독 들인다. 하고 싶은 게 참 많다. 물론 그 많은 것들이 금방 시드는 게 문제이지만.


며칠 전 개봉 당시 봤던 영화 '소울'을 다시 봤다.

지금 보니 더 와닿고 감명 깊다. 인생의 목적은 목표를 이루는 성취가 아니라 소소한 일상 그 자체를 가치 있게 여기는 것. 존재 자체가 인생이라는 것.

잘하는 사람이면 좋다. 근데 꼭 잘해야 하는가? 이 생각도 해볼 법하다.

끝없이 경쟁을 부추긴 사회가 만들어낸 성취주의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서, 그냥 사는 것.

좋아하는 거 하면서,

내 업에 있어서 1순위로 잘하려기보다는 동료와 협력하며 열심히 본업에 충실히 하는 것. 어쩌면 원시사회에 생존을 위해 무기를 잘 만든다던가 싸움을 잘한다던가, 생존본능으로서 비롯된 인간의 자연스러운 잘하고 싶은 욕구 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런 마음가짐으로 일상의 소중함을 지나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오늘 하루 잘 보내면 그걸로 충분히 오늘을 잘 살아가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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