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

누구나 성장할 수 있다.

by 온길

오래 아이들을 바라보며 알게 된 사실이 있다.


아이들이 공부를 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하기 싫어서가 아니었다.


그보다 더 근본적인 이유는 해도 안 될 것 같아서였다.


어차피 안 될 것이라면 차라리 시도하지 않는 게 낫다.
그래야 “지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지 않을 수 있으니까.

이 마음은 아주 어린 시절부터 만들어진다.

아들러는 이런 태도를 책임 회피라고 불렀다.
실패했을 때의 두려움과 책임을 피하기 위해, 아예 도전하지 않는 쪽을 선택하는 것이다.
노력하지 않으면 결과에 대한 책임도 지지 않아도 되고,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다고 믿는 심리다.
하지만 이 회피는 잠깐의 안도만 줄 뿐, 결국 성장의 길을 스스로 닫아버린다.



한편, 저학년 때부터 작은 성취를 반복적으로 경험해 온 아이들은 이미 자기 확신을 갖고 있다.


“내가 조금만 더 노력하면 잘할 수 있어.”


그래서 그들은 오늘도 공부라는 행동을 '선택'하고, 결국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 된다.


이렇게 이미 자기 확신이 있는 아이들에게는

그저 든든히 지켜봐 주고, 실질적인 전략을 안내해 주면 된다.


반대로 어려서부터 작은 실패를 반복해 온 아이들은 자기 확신이 약해져 있다.


“어차피 해도 안 될 텐데, 뭐.”


그러니 공부를 미루고, 회피하다 결국 포기한다.


그래서 실패가 익숙한 아이들에게는 무엇보다 믿음을 심어 주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누구나, 정말 누구나 성장할 수 있어.”


“넌 분명히 해낼 수 있어. 선생님이 알아.”


"사람마다 빛나는 시간이 다를 뿐이야. 오늘 시도한 것은 결코 없어지지 않아."


이 믿음이 먼저 자리를 잡아야 행동할 용기가 생긴다.



심리학자 캐럴 드웩은 이를 *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이라고 불렀다.
고정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은 “나는 원래 안 돼”라고 생각하며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반대로 성장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은 “아직 못할 뿐이야”라고 믿으며 새로운 시도를 한다.

뇌과학도 같은 메시지를 전한다.
연구에 따르면 뇌는 끝없이 변하고 성장할 수 있는 **가소성(plasticity)**을 지니고 있다.




아이들은 믿음을 먹고 자란다.



“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마음 깊이 심어질 때(믿음),

행동할 힘이 생기고,

그 행동이 성장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그 믿음을 건네는 일,
그 가능성을 가장 먼저 믿어 주는 일이야말로
내가 아이들의 곁에 함께하는 이유일지도 모른다.



때로는 한 사람의 믿음이 누군가의 인생을 바꾼다.


오늘 내가 건넨 한마디가 누군가에겐 처음으로 스스로를 믿게 해 주는 시작이 될 수도 있다.


그 가능성을 기억하며, 기꺼운 마음으로 마중물이 되고 싶다.

이전 14화끝까지 해내는 힘, 믿음과 지지